.'두나무 1심 승소'로 멈췄던 '공룡 핀테크'의 꿈 다시 꿀 길 열려
커머스 종목에 머무는 네이버 한계, 극복 가능성...빠른 합병 돌파구 필요
기업 실적이나 내부 사기 진작에 도움을 주는 영업부나 상품 등을 흔히 '효자ooo' , '효자ㅁㅁㅁ'등으로 부르지만, 네이버로서는 효손(孝孫)의 덕으로 미래가치 제고 기대감을 다시금 다잡는 효과가 날 전망이다.
10일 업권에 따르면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과의 합병을 추진 중인 두나무가 행정소송 1심에서 지난 9일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아직 당국이 전향적인 태도를 내놓고 있지 않기 때문에 결국 항소심과 법률심까지 가야 할 것으로는 전망된다. 또, 한국 포털 등을 좌우해온 IT대표주 네이버 입장에선 두나무는 손자 그것도 '아직은 태어나지도 않은' 손자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이번 판결 여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두나무 치열한 법정 공방으로 꺼져가던 합병 이슈 살려내
지난 2025년 11월 27일, 국내 간편결제 1위 사업자 네이버파이낸셜과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합병 절차에 착수한 바 있다. 합병이 완료되면,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자회사가 되고, 지배구조상 네이버 아래서 두나무는 손자회사라는 관계를 맺게 된다.
근래 이 절차는 지연돼 우려를 사고 있다. 하지만 이 발표 당시만 해도 '최종 합병이 성사되면' 기업가치 합계만 '20조원'에 달하는 '메가 핀테크'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번에 서울행정법원이 행정소송 1심에서 두나무의 손을 들어주면서, 그간 절차 연기로 인한 우려를 사 왔던 합병 절차는 물론, 네이버 자체의 경쟁력 강화 꿈도 다시금 강력한 파장을 얻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두나무의 행정소송 강경 대응은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 합병 심사에서 디메리트를 안고 들어갈 수 없다는 절박한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우선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가 관건이나, 합병시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라 가상자산사업자 대주주 변경도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해야 하는데 이 징계 문제로 인해 수리 불이익이 생길 것이라는 설도 나돌았다. 이에 따라 징계 수위의 부당성 등 현실적 문제를 차치하고라도, 강경하게 소송전을 치르지 않을 수 없었던 것. 바꿔 말하면 두나무의 행정소송 승소 이슈는 양측 합병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 1년 전 주가와 대동소이...네이버, 목표주가도 하향조정 수모 극복할 '한 방' 절실한데...
네이버의 지난 1년 주가 흐름표 [그래표=네이버증권]
네이버의 지금 주가 상황은 녹록치 않다. 1년여간 그래프 흐름을 보더라도 다시금 제 자리라는 평이 불가피할 정도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금까지 주가 지수가 급등한 와중에 이 같은 행보는 상당히 의아하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최근 네이버 주주총회에서는 그런 맥락에서 주주 불만이 공개적으로 표출됐다. 3월 23일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실적을 보면 좋은 기업인데 주주 입장에서는 나쁜 주식"이라거나 "AI를 표방하면서도 초강세장에서 철저히 소외됐다"는 등 최수연 네이버 대표를 향한 주주들의 날선 비판이 대두됐다. 최 대표가 특히 AI 서비스 강화를 약속하며 주주 달래기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까닭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미래가치에 대한 긍정적 평가 실종 대목이다. 애널리스트들의 공격과 목표주가 하향 조정이 뼈저리다.
네이버의 종합실적은 괜찮다. 지난해 매출 12조350억원, 영업이익 2조2081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부문별로 보면 커머스가 성장을 이끌고 검색으로 먹고 사는 회사라는 평을 떨치기 어렵다. 클라우드와 AI 관련 싹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 글로벌 빅테크와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지고 그 주된 원인으로 AI 경쟁력 부재가 꼽힌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네이버 주가 부진 이유 중 하나는 AI 부문의 글로벌 경쟁력의 약화"라고 본다. 신은정 DB증권 연구원은 최근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기존 34만6000원에서 3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신 연구원은 네이버가 AI 고도화를 위한 그래픽처리장치(GPU) 구매에 연간 1조원을 상회하는 금액을 쏟아부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하반기부터 멤버십 유저 대상 무료 배송·반품 서비스를 시작하며 마케팅 비용이 늘어날 가능성도 악재로 꼽힌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네이버 목표주가를 낮춘 바 있다. 근래 그는 목표주가를 38만원에서 32만원으로 조정했다. 구글이나 오픈AI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네이버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주가를 누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지난해 구입한 GPU 장비들의 비용 처리가 본격화되면서 이익을 잠식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거론된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목표주가를 30만원으로 낮췄는데, "네이버가 AI 인프라뿐만 아니라 커머스 배송까지 투자를 확대하는 부분이 부담스럽다"고 그는 평가했다. 간단히 말하면, AI에 쓰는 돈 자체가 아까운 건 아닌데 이 지출이 막대한데 성과는 크게 안 나오고, 그렇다고 여기에만 돈을 쓰는 게 아니라 커머스 등에까지 돈을 쓰니 부담이 막대하다는 진단인 셈이고, 이를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웃픈'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셈이다. 즉 네이버의 GPU 투자 비용은 '마진 압박'이 불가피하다는 관측까지 낳는데, 뭔가를 잘 해보기엔 어려운 그간의 행보에 투자로 인한 고통을 안고 가도 될지, 그렇게 투자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 애널리스트늘로선 믿음이 안 간다는 이야기가 이구동성으로 나오는 셈이다.
여기서 다시 두나무 소송으로 돌아간다. 네이버-두나무의 조손 기업 관계와 미래 모멘텀에 대해 살펴보자. 네이버파이낸셜과 최종 합병이 성사되면 기업가치 합계만 20조원에 달하는 '메가 핀테크'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현재 네이버는 주가의 지지부진이라는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비단 기업가치만의 문제로 이 합병 이슈 그 자체나 꺼졌던 이슈가 행정소송으로 재시동이 걸리느냐가 관심을 모으는 건 아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왼쪽)와 송치형 두나무 회장. 오른쪽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밈코인 '오피셜 트럼프' 상위 보유자들을 위한 만찬을 올해 여는 가운데, 트럼프밈이 공개한 행사 포스터다. [사진=네이버/트럼프밈 엑스 캡처]
◆ 메가 핀테크의 꿈→AI 기업 활성화에 마중물...한국판 x402 기대감 재시동
최종 합병이 성사되면 기업가치 합계만 20조원에 달하는 '메가 핀테크'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현재 네이버는 주가의 지지부진이라는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비단 기업가치만의 문제로 이 합병 이슈 그 자체나 꺼졌던 이슈가 행정소송으로 재시동이 걸리느냐가 관심을 모으는 건 아니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 합병은 국내 대표 IT기업 네이버와 블록체인 기업 두나무가 손을 맞잡고, 인공지능(AI)과 웹3 기술을 결합한 차세대 금융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해외에서는 AI 에이전트 결제 프로토콜에 대한 관심이 이미 뜨겁다. 예를 들어, 리눅스 재단이 발족한 x402 재단(x402 Foundation) 문제를 보자. x402 재단에 초기 참여 기업은 아마존웹서비스(AWS), 아메리칸 익스프레이스, 앤트 인터내셔널, 베이스, 서클, 구글, 마스터카드, 마이크로소프트, 스트라이프, 비자, 쇼피파이, 솔라나재단 등이 있는데 국내에서는 아직 이런 시도가 본격적으로 불붙지 못하고 있다.
이런 터에, 앞서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 합병 움직임이 일어났을 때, 국내에선 핀테크 간 AI에이전트 결제 주도권 경쟁이 한층 격화될 모멘텀이 돼 줄 것이란 기대감이 제기됐다.
당연히, 일각에서는 이 같은 업권 발전 와중에 네이버가 강력한 뒷배가 되는 걸 넘어 본격 시너지를 흡수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송치형 두나무 회장은 지난해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3사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x402'를 거론했다. 송 회장은 "AI와 블록체인이 결합한 차세대 금융 인프라를 설계하고, 생활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글로벌 플랫폼으로 나아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두나무와 네이버가 힘을 합치게 된 계기가 바로 이것"이라고도 짚었다.
합병 이슈가 연착되고 네이버 본사의 성장동력과 정체성에 대한 의구심이 높은 와중이다. 이런 터에 아직 확정까지는 먼 1심에 불과하지만, 합병 이슈(손자회사 등장과 AI-블록체인 결합 구상의 구체화)를 긍정적으로 재조명할 승소 판결이 나왔다는 점은 분명 고무적이다. 네이버 측이 이 같은 두나무의 인공호흡을 잘 살려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송치형 두나무 대표는 2살 차이 대학 동문(1981생-1979년생, 서울대학교 공대 출신)이라는 인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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