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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1년간 150% 급등 코스피…버블 갑론을박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상승의 원동력인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이 아직은 유효한 만큼 코스피 추세 상승이 멈췄다고 보기는 이르다고 주장한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은...

1년간 150% 급등 코스피…버블 갑론을박

중동 전쟁 직후 급등락 반복…BofA "전형적인 버블 사례"

조정으로 오히려 거품제거…반도체發 추가 상승여력 충분

코스피는 지난 20일 종가 기준 5781.20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저점인 4월 9일(2293) 대비 152.12% 급등한 수치다. 사진/신한은행

지난 1년간 150% 넘게 급등한 코스피를 두고 국내외 금융기관이 상반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일부 외국계 기관은 국내 증시가 전형적인 버블이라고 지적했고 다른 한편에서는 코스피가 여전히 저평가 상태인 만큼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20일 종가 기준 5781.20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저점인 4월 9일(2293) 대비 152.12% 급등한 수치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중동발(發)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기 전인 지난달 27일에는 장 중 한때 6347.41까지 고점을 높이기도 했다.

코스피는 이후 중동 전쟁 뉴스플로우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했고 이 과정에서 8% 이상 급락 시 매매거래를 20분간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가 3거래일 간격으로 두 차례나 발동되는 등 극도의 변동성 장세가 나타났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한국 증시가 보인 이런 모습을 '전형적 버블 사례(textbook examples of a bubble)'라고 진단했다. 12% 급락했다가 곧장 10% 급등하는 식의 지수 움직임이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나 닷컴 버블,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보였던 극도의 불안정성과 유사하다는 이유에서다.

BofA는 특정 자산의 수익률과 변동성, 모멘텀, 취약성 등을 바탕으로 거품 위험 수준을 평가하는 '버블 리스크 인디케이터(bubble risk indicator)'란 자체 지표를 갖고 있는데 이에 비춰볼 때 코스피의 거품 위험은 극단적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른바 '버핏 지수(Buffett Indicator)'를 활용해 주요국 증시의 과열 수준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미국 투자분석 플랫폼 구루포커스도 한국 주식시장에 대해 '매우 고평가(Significantly Overvalued)' 된 상태라고 짚었다.

국내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을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버핏지수는 코스피가 5000선을 처음 넘어선 올해 초 이미 180%에 이르렀고 현재는 208.21% 수준이다. 통상 버핏 지수는 100%를 넘으면 고평가, 120% 이상을 과열로 판단한다.

증시 변동성이 극심한 가운데 한국형 공포지수인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중동 전쟁 발발 초기인 지난 5일 장중 81.99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코스피가 안정을 되찾고 낙폭을 상당 부분 회복한 현재도 50 아래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이 여전히 잦아들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국내 증시가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변동성에 따른 버블 징후는 전쟁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인 측면이 크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뉴욕증시의 경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올해 들어 4.95% 내려 과열 부담이 크지 않은데도 20일 장 마감 기준으로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가 26.78까지 올랐다.

미국 CNN 방송이 집계하는 '공포와 탐욕 지수(Fear & Greed Index)'는 일주일 전보다 7포인트 급락한 15로 '극심한 공포(extreme fear)' 구간에 머물러 있다.

국내 전문가들은 미국·이란 전쟁 발발 직전 국내 증시가 '단기적 과열' 상태였던 점은 사실이나 이후 '격렬한 조정'을 겪으면서 코스피에 끼었던 거품이 상당 부분 제거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상승의 원동력인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이 아직은 유효한 만큼 코스피 추세 상승이 멈췄다고 보기는 이르다고 주장한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은 디스카운트 해소 정책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PER(주가수익비율) 기준 여전히 저평가 구간에 위치한다"며 "코스피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면서 현재 12개월 선행 PER은 9.5배로 10년 평균(10.5배)을 밑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뉴욕 증시를 짓눌러 온 인공지능(AI) 산업 거품 우려나 사모대출 부실화 우려 등 이슈와 관련해서도 실질적 파급력에 대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마이클 하넷 Bofa 최고투자전략가가 투자자 노트를 통해 국제유가 급등과 사모대출 부실화 우려 속에 "2026년 자산 가격 흐름이 2007년 중반에서 2008년 중반 사이의 가격 움직임과 불길할 정도로 유사하다"고 경고하는 등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나 불안이 과장됐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급등과 AI 거품 우려, 그리고 사모대출 시장 불안은 2008년을 상기시킨다. 블루아울, 블랙록, 모건스탠리, 클리프워터 등이 잇따른 고객들의 환매 요청에 대응하지 못했다. 투자자들이 이탈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허 연구원은 "2008년과의 결정적인 차이는 레버리지와 규모"라면서 "2008년 당시 CDO(부채담보부증권)라는 주택담보부증권은 자기자본 대비 대출 자산을 30배 이상 보유하고 있었던 반면 사모대출은 펀드 자기자본 대비 대출자산 규모가 2배 이내"라고 짚었다.

2008년 위기의 진원지인 서브프라임 주택대출 규모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73%에 이르렀으나 현재 문제가 된 사모대출의 규모는 2조1000달러로 미국 GDP의 8% 수준이어서 격차가 크다는 것이다.

허 연구원은 "유가와 금리가 불안해지는 상황에서 사모대출 시장 불안은 위협적이다. 그러나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심장질환보다는 시간을 갖고 고쳐야 하는 암과 같아 보인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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