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의 대표가 설립한 1인 기업이 시드 투자를 유치해 화제다. 놀라운 것은 이번이 첫번째 창업이 아니라는 점이다.
AI 스타트업 셀론은 29일 프라이머와 더벤처스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규모는 비공개다.
이번 투자에 참여한 두 곳은 국내를 대표하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다. 이들로부터 투자받았다는 것은 사업 모델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2025년 9월 설립된 셀론은 18세인 장준하 대표가 혼자서 이끌고 있다. 제품 개발과 사업 개발을 전부 직접 진행한다.
"초기 제품 방향을 빠르게 검증해야 하는 만큼, 현재는 작고 빠르게 움직이는 쪽에 초점을 맞췄다"라는 설명이다.
장 대표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개발을 배우기 시작했다. 이후 한 IT 컨퍼런스에서 스타트업 강연에 자극받아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에 나섰다.
처음에는 도메인과 호스팅 관련 인프라 서비스를 만들었지만, 시장과 고객층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해 실패했다. 이후 외주 개발사를 운영하며 6개월 동안 2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이 밖에도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와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제품 등을 개발했다.
여기에 AI 그에게 날개를 달아줬다. 올해 초에는 AI 사용자경험(UX) 리서치 서비스를 운영했는데, 적지 않은 반응을 얻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포함해 50여곳의 팀에서 사용했으며, 대기업과 엔터프라이즈 계약까지 진행하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초기 관심과 도입률은 컸지만, 서비스 반복 사용 빈도와 유지율에서는 한계를 맞았다.
그러던 중 개발한 것이 ‘메모리’라는 서비스다. 이는 여러 채팅과 서비스에 흩어진 대화, 규정, 코드, 메일 등 내부와 외부 데이터를 연결해 기존 AI 서비스의 답변과 판단 품질을 높여주는 서비스다. AI가 정교한 맥락 위에서 더 나은 답변과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핵심이다.
장 대표는 “AI가 실제 업무에 활용될수록, 그 성능은 어떤 자료가 연결돼 있는지, 필요한 순간 어떤 맥락을 불러올 수 있는지에 크게 좌우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의 업무 환경에서는 필요한 정보가 여러 채팅과 문서, 서비스에 흩어져 있으며 내부 데이터와 외부 정보를 같이 활용하기도 쉽지 않아, AI가 업무 맥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지적했다.
장준하 셀론 대표 (사진=셀론)
특히, 이제는 사용자 한명이 '챗GPT'나 '제미나이' '클로드' 등 여러 서비스를 사용하는 추세다. 메모리의 유용성은 더 강조되는 흐름이다.
장 대표는 “나 자신의 경우만 해도 기획은 논리적이고 리서치를 잘하는 챗GPT에서 하고, 개발은 클로드 코드와 같은 코딩 에이전트에서 하며, 업무 자동화는 오픈클로에서 하는 식으로 사용 환경이 나뉘고 있다”라며 “이 경우 사용자는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설명해야 하고, AI는 각 서비스 안에 갇힌 제한적인 맥락만 보고 답변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메모리는 크게 4단계로 도움을 준다는 설명이다.
우선 여러 데이터 소스를 연결해 준다. 사용자가 허용한 범위 안에서 메일, 문서, 캘린더, 코드 저장소, 업무 도구, AI 대화 기록 등 흩어진 데이터를 가져온다.
가져 온 데이터는 그대로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 단위로 나누고 정리한다. 하나의 문서나 긴 대화를 그대로 AI에게 투입하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내용과 맥락을 나누고 요약하고, 출처와 권한 정보를 같이 관리하는 것이다.
셋째로 사용자의 질문이나 작업 의도를 분석한 뒤 관련 있는 기억만 검색해 준다. 단순 키워드 검색이 아니라 의미 기반 검색과 메타데이터를 동시에 활용해, 지금 질문에 필요한 맥락을 찾아내는 방식이다. 중요한 것은 모든 데이터를 AI에게 많이 넣는 것이 아니라, 지금 필요한 데이터만 정확히 가져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검색 맥락을 챗GPT, 클로드, 개발 에이전트, 업무 자동화 에이전트 등 여러 AI 서비스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전달한다.
이에 따라 사용자는 매번 같은 내용을 다시 설명하지 않아도 되고, AI는 더 정확한 배경지식과 업무 맥락을 바탕으로 답변하거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이처럼 여러 서비스로 흩어진 정보를 하나의 기억처럼 연결하고, AI가 필요한 순간에 필요한 맥락만 꺼내 쓸 수 있게 만드는 기술이 메모리다. 단순 저장소나 AI 검색 서비스가 아니라, 여러 AI 서비스와 에이전트 위에서 같이 작동하는 '크로스 에이전트 메모리'를 지향한다고 전했다.
특히, 개인과 팀의 중요한 데이터가 연결되는 서비스인 만큼, 인프라 안정성과 보안을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술적으로는 사용자와 조직 데이터가 섞이지 않도록 분리와 접근 권한 관리를 기본으로 하며, 관리자도 업로드된 데이터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설계할 예정이다.
전송과 저장 과정에서의 암호화, 접근 로그 등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장기적으로는 기업 고객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외부 보안 인증과 감사 체계도 준비해 나갈 예정이다. 단순히 데이터를 많이 모으는 것이 아니라, 안전하게 연결하고 필요한 권한 안에서만 활용하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전했다.
국내에서 경쟁력도 강조했다. “해외에는 개인이 AI 메모리를 더 편하게 쓸 수 있게 돕는 '슈퍼메모리'나 AI 에이전트가 코드나 문서 등 필요한 맥락을 검색할 수 있게 돕는 'Nia(Nozomio Labs)' 같은 서비스들이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같은 포지셔닝으로 널리 알려진 서비스는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아가 메모리는 검색 도구나 개인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여러 AI 서비스와 에이전트, 그리고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기억 레이어를 지향한다”라고 밝혔다.
“우선 국내 시장에서 실제 수요와 사용성을 검증할 예정이며, 다음으로는 AI 에이전트와 개발자 도구 생태계가 빠르게 움직이는 미국, 특히 샌프란시스코 중심의 개발자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메모리는 B2C와 B2B 시장을 모두 겨냥한다. 현재는 출시를 준비 중인 단계로, 80명 이상의 사전 등록 대기자가 있다고 전했다. 대기 목록에는 톱티어 컨설팅 펌부터 대기업, 국내 유니콘 스타트업, 소규모 팀이나 개인까지 다양하게 분포된 상태다.
장준하 대표는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메모리의 핵심 기능과 제품 완성도를 높이고, 개인과 팀이 실제 업무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경험을 만드는 데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세민 기자 semim99@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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