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블릭=김미희 기자]지난달 23일 삼성물산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치쌍용1차 재건축 사업 수주에 참여하기로 하고 해외 유명 건축가와 단지 설계에 협업한다고 밝혔는데, 많은 조건 중 하나가 ‘층고’다. 삼성물산은 세대 내 천장고를 강남권 최고 수준인 2.82m로 계획했는데, 이를 통해 기존 주거의 모든 기준을 뛰어넘는 차별화된 개방감을 선보인다는 목표다.
물론 이외에도 최고급 커뮤니티 시설과 인공지능(AI) 주차관리 시스템 등 다양한 미래 주거 기술을 제안한 상태지만 층고도 기준 중 하나로 적용되는 것이다.
이에 최근 강남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천장고가 2.4m~2.6m를 넘어 심지어 2.9m까지 높아지는 추세다. 반면, 비강남 지역은 수십 년째 2.3m 표준에 머물러 있어 주거 품질에도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9일 서울경제신문이 올해 분양한 주요 아파트의 모집공고를 분석한 결과 서울 비강남권 아파트의 천장 높이는 대부분 2.3m로 설계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서대문구·영등포구, 경기도 구리시, 인천시 부평구· 남동구 등의 아파트는 기본 천장 높이가 아직까지 2.3m에 멈춘 상태다.
이 매체 보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가 서울 서대문구 연희1구역을 재개발한 ‘드파인 연희’는 천장고가 기본 2.3m, 거실 우물천장을 적용할 경우 최고 2.41m이다. SK의 서울 첫 하이엔드 아파트지만 천장 높이만은 평범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분양한 ‘더샵 신길센트럴시티’, 경기도 구리시에서 공급된 ‘구리역 하이니티 리버파크’도 2.3m 대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건축법상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거실의 반자 높이(실내 층고)는 2.2m 이상으로 해야 하는 만큼 규정은 충족한 높이다. 2014년 법 개정 이후 국내 아파트는 천장 높이가 2.2~2.3m로 지어졌지만, 최근 강남권은 물론 지방 대도시의 하이엔드 아파트에는 2.4m 이상 설계 경쟁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가령, 올해 1월 입주한 ‘잠실 르엘’은 2.6m가 기본 천장 높이다. 강남권 대표 단지로 자리한 ‘래미안원펜타스’는 2.55m, ‘메이플자이’와 ‘디에이치자이개포’는 각각 2.5m의 천장고로 설계됐다.
이를 두고 강남이 천장고 경쟁을 하는 이유는 하이엔드 브랜드 전략을 꼽을 수 있다. 강남권은 이미 집값이 높게 형성되어 있어 공사비 부담보다는 ‘고급화’를 통한 자산 가치 상승이 더 중요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압구정 2구역 등은 천장고 2.9m를 확보하기 위해 기존 70층 계획을 65층으로 낮추는 등 양보다 질을 선택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비강남권의 경우 아파트 전체 높이가 정해진 상황에서 층고를 높이면, 지을 수 있는 전체 층수가 줄어든다는 점에서 고급화 전략 보다는 가구수를 최대한 확보해 분양 수익을 높이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당장 천장고를 10~20cm 높이는 데 드는 직접적인 공사비는 가구당 수백만 원 수준이지만, 전체 건물 하중 증가와 자재비 상승을 고려하면 중저가 단지에서는 부담스러운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더퍼블릭 / 김미희 기자 thepublic3151@thepublic.kr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