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이 방치한 ‘문화유산의 비극’ 각화 고분, 결국 제자리 복원 불가
2026년 11월 04일(수) 20:50
전남광주시 북구 각화동 2호분 터. <전남광주시 북구 제공>
전남광주시 북구의 안이한 행정으로 훼손됐던 각화동 2호분 고분<광주일보 2024년 7월 30일 6면>에 대해 전문가들이 ‘현지 복원 불가’ 판단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광주시 북구와 (재)호남문화유산연구원 등은 지난달 30일 매장유산 긴급발굴조사(각화동 2호분) 전문가 검토회의에 참석해 이같은 의견을 공유했다.
회의에서는 연구원이 지난 8월 24일부터 9월 11일까지 15일간 각화동 2호분 고분에서 진행한 정밀발굴조사 결과가 공유됐다. 조사 결과 각화동 2호분을 구성하던 석실(돌 무덤 방), 분구(무덤 위 쌓아올린 흙·돌), 주구(무덤을 둘러싼 도랑) 등 주요 흔적들이 전혀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에는 문지방석, 문주석 등 석부재(석재 건축 자재)가 훼손된 채 남아있는 만큼 석실 등 형태를 복원할 수는 있으나, 훼손 정도를 고려할 때 현지보존 내지는 현지 복원이 어렵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전문가들은 현지 복원이 아닌 교육적으로 활용이 가능한 곳으로 이전 복원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뜻을 모았다. 이전 후보지로는 전남대, 국립광주박물관, 신창동 유적 전시관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정호 동신대 교수는 “고분의 석실분 자체가 완전히 파괴된 상황으로, 현장 여건 상 현지 복원 보다는 이전 복원이 낫다고 판단했다”며 “훼손 당시 남아있던 고분 석실 석재들을 활용해 원형에 근접한 모습으로 재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문화유산 관리 책임자인 북구는 지난 2022년 5월 고분을 훼손한 토지 소유주를 광주북부경찰에 고소했으나, 문화유산 존재 여부를 인지하기 어려웠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북구는 4년동안 아무런 법적 조치를 안 한 것으로 나타났다. 2차 고소를 준비하는 도중 변호사에 자문을 구한 결과, “실익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는 답변을 받았다는 이유로 고소를 포기했다는 것이 북구 설명이다.
북구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로 협의를 마쳐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이전 복원할 수 있도록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각화동 2호분 고분은 지난 2021년 해당 토지 소유주가 북구청으로부터 건축 허가를 받아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심각하게 훼손됐다.
당시 북구는 문화유산 존재를 알고 있었음에도 ‘착공 전 협의’라는 조건부 허가만을 내준 채 실제 공사 현장을 제대로 감독하지 않아 훼손을 방관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승우 기자 j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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