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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은행 포용금융 줄 세운다…출연금 최대 20% 차등

금융당국이 은행의 포용금융 노력을 평가해 등급을 매기고 결과를 공개한다. 결과는 서민금융진흥원 출연금과 과징금 감경에 연동한다. 금융공공기관이 15년 넘게 보유해 온 장기 연체채권 4조9000억원은 소각한다.

은행 포용금융 줄 세운다…출연금 최대 20% 차등

금융위원회. 쿠키뉴스 자료사진

금융당국이 은행의 포용금융 노력을 평가해 등급을 매기고 결과를 공개한다. 결과는 서민금융진흥원 출연금과 과징금 감경에 연동한다. 금융공공기관이 15년 넘게 보유해 온 장기 연체채권 4조9000억원은 소각한다.

금융위원회는 28일 한국자산관리공사 양재타워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제7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는 포용금융 종합평가체계 도입방안과 금융공공기관 부실채권 관리 개선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위원장은 그간의 포용금융이 “정부가 요청하면 금융권이 화답하는 수동적인 과제로 추진돼 왔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금융회사 스스로 포용금융에 나설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나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지난 1년간의 성과도 점검했다. 새도약기금은 9월 말 기준 98만3000명의 장기 연체채권 11조8000억원을 매입했다. 이 가운데 사회취약계층 등 45만2000명의 채권 3조9000억원은 먼저 소각했다. 새출발기금은 15만7000명과 14조5000억원 규모의 채무조정 약정을 맺었다. 금융권의 연체채권 소각 실적은 지난해 상반기 40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조5000억원으로 1년 만에 세 배 넘게 늘었다.

17개 은행 3개 군으로 나눠 상대평가…‘자체 채무조정’에 무게

평가 대상은 국내은행 17곳이다. 은행 규모나 영업 형태에 따라 유불리가 갈리지 않도록 세 개 군으로 나눠 군별 상대평가를 한다. 대형은행(가군)은 국민·신한·우리·농협·하나·기업 6곳이다. 중소형은행(나군)은 SC제일·iM·부산·경남·전북·광주·제주·수협 8곳이고, 인터넷은행(다군)은 카카오·케이·토스 3곳이다.

평가 부문은 △지배구조(10%) △자금공급(35%) △채무조정(35%) △사회적배려(10%) △비금융서비스(10%) 다섯 가지다. 여기에 전체 배점의 10% 수준인 가점을 따로 운영한다. 자금공급 부문은 공급 규모뿐 아니라 금리 수준과 성실상환자 혜택도 평가한다. 채무조정 부문은 원리금 감면 정도와 조정 이후 정상 상환이 유지되는지까지 본다.

결과는 군별로 S·A·B·C 등급을 매겨 공개한다. 군별 순위 상하위 33% 이내 은행이 출연금 조정 대상이다. S·A 등급은 서금원 출연금을 최대 20% 감경받고, C 등급은 최대 20% 더 낸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위반 과징금은 S 등급이면 10%, A 등급이면 5% 깎아준다. 평가 결과는 경영실태평가에도 반영한다. 금융감독원이 평가 실무를 맡고, 민간위원장이 이끄는 평가위원회가 결과를 확정한다.

올해 실적에 대한 첫 평가는 시범운영이다. 내년 3월 우수기관만 발표하고, 인센티브와 페널티는 그다음 해 평가부터 적용한다. 차년도 평가지표는 내년 6월까지 확정한다. 내년부터는 평가 대상을 제2금융권으로 넓힌다.

배점은 은행 자체 자금이 들어가는 활동에 높게 매겼다. 금융위 관계자는 정책서민금융은 공급 단계에서 정부 보증 등을 받는 측면이 있어 은행 자체 자금이 들어가는 활동에 더 높은 비중을 뒀다고 설명했다. 자체 채무조정에 대해서는 “은행이 직접 채무자에게 설명하고 안내해야 하는 절차”라며더 많은 노력과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인터넷은행 3곳 중 1곳은 무조건 C등급…“독려해야 할 시점”

상대평가 방식을 두고는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인터넷은행군은 3곳뿐이어서 1위가 S, 2위가 B, 3위가 C 등급을 받는다. 세 곳 모두 실적이 좋아도 한 곳은 출연금 가중 대상이 되는 구조다. 금융위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첫발을 떼는 단계여서 독려해야 할 시점”이라며 시범평가 과정에서 이 같은 문제가 실제로 나타나는지 살펴보겠다고 했다.

출연금 감면만으로는 은행이 움직일 유인이 약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금융위 관계자는 감면 혜택이 포용금융에 드는 비용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은행은 평판이 매우 중요한 곳”이라며 평가 결과 공시만으로도 상당한 유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공공기관 연체채권, 5년 지나면 ‘상환능력 심사 후 시효 완성’

금융공공기관의 부실채권 관리 방식도 바뀐다. 6월 말 기준 7개 금융공공기관이 보유한 부실채권은 59조6000억원이다. 그동안 금융회사들은 소멸시효(5년)가 다가오면 법원 지급명령 등으로 시효를 연장해 수십 년간 추심을 이어온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 금융공공기관은 연체 5년이 지나 1차 시효가 도래하는 시점에 상환능력을 평가해, 갚을 능력이 없으면 시효를 완성하는 것이 원칙이 된다.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연금수급자, 생계지원금을 받는 국가유공자는 연체 금액과 관계없이 별도 심사 없이 시효를 완성한다.

500만원 이하 소액 채권은 재산조사 결과 회수 실익이 거의 없으면 시효를 완성한다. 5000만원 이하 채권은 채무자가 신청하면 상환능력을 심사한다. 금융위는 상환능력이 없는 경우로 △금융자산이 최저생계비 6개월분 미만 △부동산 등 기타 재산의 회수 실익이 500만원 이하 △소득이 기준중위소득의 60%(2인 가구 252만원) 이내인 경우 등을 예로 들었다. 법인 채권과 5000만원을 넘는 채권은 기관이 자율적으로 관리한다. 연체 15년이 지나 2차 시효가 도래한 채권은 재산 은닉 등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금액과 관계없이 소각한다.

이미 쌓인 채권도 일괄 정비한다. 15년 이상 장기 연체채권 4조9000억원(약 11만8000건) 가운데 4조5000억원은 재산조사를 거쳐 내년 1분기까지 소각한다. 나머지 4000억원도 내년 중 순차적으로 정리한다. 새도약기금 매입 대상에서 빠진 연체 5~7년, 5000만원 이하 채권 4000억원도 심사를 거쳐 소각하거나 캠코에 매각한다.

일각에서 제기된 도덕적 해이 우려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무조건 시효를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상환능력이 없는 경우라는 요건이 있다”고 말했다. 민간 금융권에 확산하고 있는 시효 관리 원칙을 공공기관에도 적용하려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갚을 재산이 있는데도 상환하지 않거나 재산을 숨긴 경우는 정비 대상에서 빠진다. 소각 대상이 경제적 가치가 크지 않은 채권이기 때문에 캠코 추가 출자는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기관마다 달랐던 부실채권 관리기준도 하나로 통일한다. 5000만원 이하 개인·개인사업자 부실채권은 연체 5년(최대 6년) 안에 캠코에 매각하는 것이 원칙이 된다. 캠코는 넘겨받은 채권의 원금 감면 폭을 현행 30~60%에서 30~80%로 넓힌다. 공공기관이 추심을 맡길 때는 과잉 추심을 막는 내부통제를 갖춘 채권추심회사에만 위탁하도록 공통 기준을 만든다.

금융위는 새도약기금 매입 대상으로 남은 장기 연체채권의 대다수를 대부업권이 갖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부업권 참여 확대 방안을 올해 하반기에 내놓기로 했다. 코로나19 시기 어려움을 겪은 자영업자는 2023년 6월 이전에 연체된 1억원 미만 채권을 일괄 매입해 특별 채무조정을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내년부터 예산에 반영할 계획이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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