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인도 정상회담…중동 변수 속 공급망·전략산업 공조 확대
"에너지·나프타 협력 지속"…산업협력위 신설·교역 500억달러 목표
모디 "공급망 협력 강화·경제안보 대화 시작"…문화·디지털 협력도 확대
이재명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뉴델리 영빈관에서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 협상 재개와 에너지·공급망 협력 강화를 골자로 한 '한-인도 새 10년' 협력 구상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회담 직후 공동언론발표에서 "불확실성의 시대 속에서 대한민국과 인도가 상호 성장과 혁신을 촉진하는 최적의 전방위적 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데 서로 공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경제 협력을 더욱 고도화하는 한편, 조선·금융·인공지능·국방·방산을 비롯한 전략 산업 분야 협력을 확대하고 문화와 인적 교류도 한층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 CEPA 재개·산업협력위 신설…경제협력 틀 고도화
양국은 CEPA 개선 협상을 재개하고 오는 2027년 타결을 목표로 협상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이를 통해 현재 약 250억달러 수준인 교역 규모를 2030년까지 500억달러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한-인도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 개선 협상을 가속화해 우리 기업에 보다 우호적인 무역·투자 환경을 조성하고 신통상 규범을 충분히 반영한 방향으로 협정을 조속히 개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중동 정세와 관련해 에너지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중동 정세를 고려해 에너지 자원과 나프타 등 핵심 원자재의 안정적 수급을 위한 협력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중동 지역의 안정과 평화 회복이 세계 안보와 경제에 매우 중요하다는 데 공감했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뉴델리 영빈관에서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를 위해 양국은 장관급 대화 기구를 신설해 교류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양국 간 첫 번째 장관급 경제협력 플랫폼인 산업협력위원회를 신설해 핵심광물·원전·청정에너지 등 전략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전략산업 협력도 구체화됐다. 이 대통령은 "조선 분야에서는 한국 기업의 우수한 기술력과 인도 중앙 및 지방정부의 조선 시설 건설 지원, 선박 발주 수요 보장, 선박 생산 보조금 지급 등 정책적 지원을 결합해 우리 기업이 인도 조선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금융 분야에 대해서는 "세계 3위 규모로 성장하고 있는 인도 금융 시장에 우리 금융기업들의 진출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며 "금융기관 상호 진출에 필요한 적격성 심사 정보 공유와 함께 금융 서비스 및 핀테크 분야 협력도 강화해 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협력과 관련해서는 "디지털 브릿지 프레임워크를 통해 인공지능 인재 강국인 인도와 세계적 수준의 인공지능 인프라를 갖춘 대한민국 간 협력 기반을 구축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문화 협력도 확대된다. 이 대통령은 "뭄바이 코리아 센터를 조성해 K팝과 발리우드가 만나는 새로운 문화 협력의 장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 중동 변수 속 인도 전략 부상…공급망·에너지 협력 약속
한반도와 역내 안보 협력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설명했으며 앞으로도 한반도와 역내 평화를 위해 인도가 건설적 역할을 이어가 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뉴델리 영빈관에서 공동언론발표 후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모디 총리 역시 공급망과 경제안보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모디 총리는 "한국과 핵심기술 및 공급망 관련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양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공동의 비전을 갖고 있으며 함께 공동 번영을 이룰 수 있다"고 화답했다.
문화 교류와 관련해 모디 총리는 "2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허왕후와 김수로 왕의 사랑 이야기는 우리의 공통된 유산"이라며 "오늘날에는 K팝이 인도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도 인도 영화와 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들었다. 이 대통령도 인도 영화를 좋아하신다는 얘기를 듣고 기뻤다"고 덧붙였다.
이번 정상회담은 중동발 에너지·공급망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 인도를 핵심 협력 파트너로 재정립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인도는 세계 4위 경제 대국이자 글로벌 사우스의 핵심 축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인도가 에너지 수입 다변화와 핵심 광물 확보, 신흥시장 진출 측면에서 전략적 가치가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 등으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인도와의 협력은 중동 의존도를 완화하고 대체 공급망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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