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여국 정상들과 화상 회의‘자유로운 항행’ 등 연대 논의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의 주도로 열리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 관련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6일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롭고 안전한 통항은 모두의 이해관계이고 우리 국익에도 중요해 유사한 입장의 나라들과 연대하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70~80여 명의 국가 정상과 유관 국제기구 대표가 초청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에서는 중동 사태 전망, 에너지·공급망 위기 대처와 함께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위한 국제 연대 필요성이 논의될 예정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우리 정상도 메시지를 낼 가능성이 있어 준비 중”이라고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4일 회의 개최 사실을 알리며 “비(非)교전국들 중에서 안보 여건이 허락할 경우 호르무즈 해협에서 항행의 자유를 회복하기 위한 다자적이고 순수하게 방어적인 임무를 우리와 함께할 준비가 된 국가들이 참여할 것”이라고 했다. 종전 후 호르무즈 해협 해상 운송의 안전한 재개에 필요한 기뢰 제거, 선박 호위 등을 위해 국제 연합을 결성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첫 화상 정상회의인 만큼, 구체적 작전 논의보다는 ‘항행의 자유 보장’이란 원칙을 천명하는 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공동 의장국인 영국과 프랑스는 회의 뒤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자유로운 항행을 강조하는 ‘의장 성명’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한·중·일과 영·프 5개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을 파견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영·프는 교전 중 파병을 거부하고 전후 통행 보장을 위한 다국적 연대를 모색해 왔다. 지난달 26일 프랑스 주도로 세계 35국 합참의장 화상회의가 열렸고, 지난 2일 영국이 개최한 외교장관 화상회의에는 40여 국이 참여했다. 우리 정부는 이 두 회의에 모두 참석했고, 이번 정상회의에도 초청을 받았다.
李, 인도·베트남 19~24일 국빈 순방
트럼프 미 대통령은 영국·프랑스가 주도하는 이번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은 현재 전쟁 당사자이기 때문에 이번 연대에서는 빠져 있으나, 영국·프랑스와 소통하며 공조하에 움직이고 있다”면서, 중국과 일본의 참석 여부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했다. 프랑스와 영국이 준비 중인 ‘의장 성명’도 모든 참가국이 합의해 내는 ‘공동 성명’과는 차이가 있다. 공동 성명 등 합의문 도출 가능성에 대해 이 관계자는 “아직은 미지수”라고 했다.
우리 정부는 국제 공조에 참여하는 한편, 호르무즈 해협 안에 갇힌 한국 선박 26척의 안전 확보를 위해 이란에 외교부 특사를 파견하는 등 양자 협상도 이어가고 있다. 국제적십자위원회를 통해 이란에 총 50만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도 제공하기로 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19일부터 24일까지 5박 6일 일정으로 인도와 베트남을 각각 국빈 방문한다.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을 포함해 200여 명이 경제 사절단으로 이번 순방에 동행하며, 현지에서 비즈니스 포럼과 대규모 투자 발표가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먼저 19~21일 인도 뉴델리를 찾아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 및 친교 오찬을 갖는다. 우리 대통령의 인도 국빈 방문은 8년 만으로, 이 대통령은 세계 4위의 경제 규모를 가진 인도와 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중동 전쟁 대처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인도 방문과 관련해 “조선해양, 금융, 인공지능(AI), 방산 등 전략 분야에서 신규 협력 사업을 통해 경제 협력의 새로운 장을 열어나갈 것”이라며 “중동 전쟁 등으로 격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에너지·공급망 관련 긴밀한 공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21~24일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해 권력 서열 1위인 또 럼(To Lam) 공산당 서기장과 정상회담 및 국빈 만찬을 갖는다. 위 실장은 “원전 등 국가 발전의 핵심 분야에서 호혜적·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에너지·공급망 안정, 핵심 광물 협력 등 경제 안보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소통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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