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대통령 임기를 4년 중임 또는 연임제로 바꾸고 대통령 권한 일부를 국회로 넘기는 내용의 개헌 구상을 직접 밝혔다. 개헌을 위해 필요하다면 자신의 임기 단축도 수용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40년이 지난 우리 헌법은 우리시대에 맞지않아 개헌해야 한다는 것은 국민 대다수가 동의하는 바이고, 실제 개헌한다면 그 구체적 내용은 여야합의로 국회에서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개헌내용에 대한 입장은 변함이 없다”라고 적었다.
이어 “5.18 정신과 부마항쟁을 헌법 전문에 명기하고, 제왕적이라고까지 평가되는 대통령 권한중 일부, 즉 감사원 관할권이나 총리추천권, 인사권 일부 등을 국회에 넘기는 등으로 대통령 권한과 의회 권한을 조정하고 대통령 임기는 4년중임 또는 4년연임제로 변경해 중간평가를 통한 책임정치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방자치와 국민의 기본권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개헌하자는 것이 공약이자 지금까지 일관된 입장”이라며 “개헌을 위해 대통령 임기 단축이 필요하다면 이를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이 2022년 대선 당시 공식입장이었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원집정부제와 내각제에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이원집정부제나 내각제는 바람직하지도 않고 국민여론에 비추어 가능하지도 않다”며 “대통령권한을 국회 등으로 일부 분산하자는 것이 분권형 대통령제나 내각제라는 것은 잘못된 이해”라고 했다.
이원집정부제는 통상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과 의회 다수파를 기반으로 한 총리가 행정권을 나눠 갖는 제도를 말한다. 내각제는 의회 다수파를 중심으로 내각을 구성하고 총리가 국정 운영을 주도하는 방식이다.
이번 글은 한 엑스 이용자가 이 대통령의 2018년 게시물을 인용해 현재의 개헌 구상과 당시 입장이 모순된다고 지적한 데 대한 답변 성격으로 올라왔다.
이 대통령은 2018년 당시 자유한국당이 마련한 ‘대통령 외치·총리 내치’ 방식의 개헌안을 두고 “국민이 제일 싫어하는 의원내각제·이원집정부제를 하자는 말”이라며 “부패하고 무능한 악성 정치인이 가장 좋아하는 정부 형태”라고 비판한 바 있다.
해당 이용자는 이 게시물을 인용해 현재 추진하려는 제도가 분권형 대통령제나 이원집정부제 아니냐고 반문하며, 당시 이 대통령의 주장이 맞는다면 스스로 ‘부패하고 무능한 악성 정치인’이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대통령 권한 일부를 국회에 넘기는 방안이 분권형 대통령제나 이원집정부제·내각제와는 다르다고 반박했다. 자신의 개헌 구상도 2022년 대선 당시부터 이어진 일관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이번 X 게시글은 지난달 4일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과 가진 비공개 골프 회동에서 나온 발언을 둘러싼 권력구조 개편 논란에 선을 긋는 성격으로도 풀이된다. 김 의원은 회동에서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한과 책임을 나누는 분권적 권력구조 개편을 제안했다. 이 대통령도 이에 공감하며 임기를 단축해서라도 개헌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김 의원이 지난 13일 언론에 밝혔다.
김 의원의 전언이 공개된 이후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분권형 대통령제나 이원집정부제·내각제 추진에 뜻을 나타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청와대는 비공개 회동에서 나온 구체적인 발언은 확인하기 어렵다면서도 “국회의 권한이 강화된 4년 중임 대통령제가 국민적 수용성이 가장 높다는 것이 대통령의 원칙적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한계를 중임제 대통령제로 보완하겠다는 것”이라며 “내각제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재적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 만큼 국회 주도로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이 개헌 방향과 임기 단축 가능성을 직접 재확인하면서 국회 차원의 개헌 논의가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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