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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흥미로운 생물자원] 여름방학, 교실 문이 닫히면 자연학교 문이 열린다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아이들의 세상은 조금 더 넓어진다. 학교와 집을 오가던 일상에서 벗어나 숲길을 걷고, 계곡에서 물장구도 치며 이름 모를 꽃과 곤충을 만나게 된다. 어른들에게도 여름은 잠자리채 하나 들고 들판을 뛰어다니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계절이다.

[흥미로운 생물자원] 여름방학, 교실 문이 닫히면 자연학교 문이 열린다

▲ 유호 국립생물자원관 관장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아이들의 세상은 조금 더 넓어진다. 학교와 집을 오가던 일상에서 벗어나 숲길을 걷고, 계곡에서 물장구도 치며 이름 모를 꽃과 곤충을 만나게 된다. 어른들에게도 여름은 잠자리채 하나 들고 들판을 뛰어다니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계절이다.

아이들은 자연 속에서 수많은 질문을 한다. “이 꽃 이름이 뭐예요?”, “이 곤충은 왜 여기서 살아요?”와 같이, 어른들에게는 그저 스쳐 지나갈 만한 사소한 질문이지만, 과학은 언제나 그런 작은 호기심에서 시작되고 그 호기심이 인류의 삶을 바꾸는 위대한 발견으로 이어지곤 했다.

우리 주변에서 만나는 생물들은 대부분 오랜 세월 우리 땅과 자연 속에서 살아온 '자생생물'이다. 길가에 핀 들꽃 한 송이, 여름 한철 맹렬히 울어대는 매미, 하천을 헤엄치는 작은 물고기 한 마리까지도 모두 대한민국의 자연을 이루는 소중한 구성원이다.

이들의 가치는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에만 머물지 않는다. 오늘날 생물은 단순한 자연이 아니라 미래 산업을 이끄는 중요한 자원이다. 신약 개발과 바이오소재, 기후변화 대응에 이르기까지 생물자원의 활용범위는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과거 산업화 시대에 석유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했다면, 이제는 생물자원이 새로운 경쟁력을 만드는 시대가 되었다.

그래서 세계 각국은 자국의 생물을 먼저 찾고, 먼저 기록하고, 먼저 연구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생물자원을 가장 먼저 이해하는 나라가 미래 바이오산업의 경쟁력을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물다양성을 지키는 일은 자연을 보호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국가 전략이기도 하다.

국립생물자원관은 바로 이렇게 우리나라의 자생생물 조사, 기록, 보전을 소임으로 하는 국가 생물다양성 전문 연구기관이다. 2007년 10월 개관 이래 전국의 산과 들, 섬과 바다를 누비며 어디에 어떤 생물이 살고 있는지 조사하고, 이름을 붙이고, 표본과 유전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일을 통해 생물다양성을 지키고 생물 주권을 강화하기 위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그 결과 국립생물자원관은 2025년 말 기준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6만2604종의 생물을 확인하여 '국가생물종목록'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이는 우리 생물자원의 가치를 기록하고 미래 세대에 전하기 위한 국가적 자산이자, 생물 주권을 지키는 든든한 토대가 되고 있다.

그러나 생물다양성을 지키는 일은 연구자들만의 몫이 아니다. 자연을 함부로 훼손하지 않는 마음, 길에서 만난 꽃의 이름을 찾아보는 관심, 숲에서 들리는 새소리에 귀 기울이는 작은 관심도 모두 생물다양성을 지키는 소중한 실천이다. 작은 관심이 모여 자연을 지키고, 그 자연은 다시 우리의 삶을 더욱 건강하고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

이번 여름방학에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가까운 숲이나 공원, 하천을 함께 걸어보시기를 바란다. 그리고 시간이 된다면 우리 국립생물자원관의 '생생채움' 전시관도 방문해 주시기를 권유한다.

여름 방학 기간인 7월에서 8월 중 생생채움에서 운영되는 '생생여름학교'에서는 전시와 체험, 교육, 공연 등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다.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들고, 직접 경험하는 시간은 아이들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여름방학의 특별한 선물이 될 것이다.

올여름, 자연은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넓은 교실이 되고, 가장 훌륭한 스승이 되어 줄 것이다. 그리고 그 살아있는 교실에서 만나는 작은 생명 하나하나가 바로 우리가 함께 지키고 다음 세대에게 온전히 물려주어야 할 대한민국의 소중한 자산이다.

/유호 국립생물자원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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