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자에도 빚은 210조…한전채 ‘시한폭탄’ 째깍째깍
2027년 말 발행 한도 특례 일몰…차환 막히면 전력 시장 연쇄 충격
김동철 한전 사장 “유동성 절벽 방지 위해 전기요금 현실화 불가피”
2026년 10월 13일(화) 17:55
나주시 빛가람동 한전 본사 전경. <한전 제공>
한국전력공사(한전)가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는 등 재무개선 노력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다가오는 ‘한전채 일몰’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1년여 앞으로 다가온 한전채 발행 한도 축소 시한 내에 200조 원이 넘는 막대한 부채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전기요금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3일 한전이 최근 발표한 결산 실적들을 종합한 결과 한전은 지난해 매출액 97조 4345억 원, 영업이익 13조 5248억 원을 기록했고, 올 상반기에도 연결기준 매출액 46조 3173억 원, 영업이익 4조 9127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2년 러-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치솟은 에너지 원자재 가격이 점차 안정됐고,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는 모습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같은 실적 개선 기조에도 실제 한전의 연결기준 누적 부채는 올 상반기 말 210조 7000억 원으로 전년 말(205조 6000억 원)보다 오히려 불어났다. 같은 기간 차입금 역시 연결기준 129조 8000억 원에서 133조 3000억 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돼 한전이 온전히 재무 건정성을 회복하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이 재정난에도 국가 전력망 건설 등 굵직한 사업들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탱해 온 자금 조달의 핵심은 한전채였다. 한전은 2022년 말 글로벌 에너지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으며, 국회는 한전의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의 2배로 제한됐던 한전채 발행 한도를 5년 간 한시적으로 5배까지 확대하는 특례 조항을 신설했다.
한전채 발행 한도가 기존대로 2배에 그쳤다면 에너지 위기 당시 막대한 에너지 원자재 가격으로 자금난을 넘길 수 없었지만 5배 특례 조항으로 기존의 한도를 넘어서 200조 원이 넘는 부채를 짊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해당 특례 조항은 2027년 12월 31일이라는 일몰 시한이 규정돼 있어 별도의 법 개정이 없다면 2028년부터는 한전채 발행 한도가 다시 원칙인 2배 이내로 급감하게 된다.
결국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5배 특례는 1년여 앞으로 다가온 일몰 시점과 맞물려 한전의 재무개선 의지에 대한 가장 큰 딜레마로 돌아오고 있다. 한전채 한도가 원상태로 돌아갈 경우 이미 발행한 채권 물량들이 법정 한도를 초과하게 돼 만기 채권을 새로운 채권으로 막는 차환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 이는 전력 구매대금 지급난, 전력시장의 신용 위험 확산 등의 우려로 이어질 수 있으며, 특례 일몰 전 막대한 한전채가 시장에 조기 방출될 경우 민간 기업의 자금 조달 등을 막을 위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지난 12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김동철 한전 사장은 한전채 발행 한도 축소 이후 유동성 난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김 사장은 이날 한전채로 인한 혼란과 재정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최소한의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한전채 절벽에 따른 유동성 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원자재 가격에 따라 전기요금을 정하는 원가주의까지는 아니더라도 단계적인 요금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장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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