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철규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서울시의회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서울특별시의회 제공
황철규(국민의힘·성동4)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TBS 정상화를 위한 협의에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서울시가 인건비를 다시 지원하는 데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TBS가 서울시 출연기관에서 해제된 만큼 재정 지원에는 분명한 근거와 명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황 위원장은 27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시민을 위한 교통방송 정상화는 언제든지 가능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서울시가 TBS 임원추천위원회 구성에 참여하는 데 대해서도 정상화를 위한 협의의 시작으로 봤다. 황 위원장은 “추천했다는 것은 협의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그 협의는 정상화”라고 했다. 향후 TBS를 이끌 인사에 대해서도 “경영을 할 수 있는 분들이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철규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에서 안건을 논의하고 있다. 서울특별시의회 제공
반면 서울시가 TBS 인건비를 다시 지원하는 방안에는 선을 그었다. 황 위원장은 TBS가 출연기관에서 해제된 뒤에도 인건비 지원이 이어졌다고 설명하면서 “서울시가 돈을 줄 이유가 없다. 명분도 없다”고 말했다. 과거 TBS 운영에 대해서는 교통방송이라는 본래 기능보다 정치적 편향 논란이 부각됐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입장은 황 위원장이 문화·체육·관광 정책 전반에서 강조하는 예산 원칙과도 맞닿아 있다. 황 위원장은 “돈을 더 쓰는 문화·체육·관광 정책이 아니라 제대로 쓰는 정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특정 단체나 인물에게 지원이 반복되는 구조를 개선하고 보조금 사업의 투명성과 성과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공모·평가위원회의 공정성을 높이고 새로운 문화·체육 인재를 발굴하는 것도 주요 과제로 꼽았다.
사업이 끝난 뒤에는 행사 횟수나 참여 인원 같은 양적인 실적보다 시민이 실제로 체감하는 효과와 정책 성과를 중심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황 위원장은 제12대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핵심 정책 목표로 문화·관광·체육을 각각의 사업이 아닌 ‘하나의 도시 경쟁력’으로 연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서울의 문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K팝과 드라마 등 대중문화의 성과에 머물지 않고 기초예술의 경쟁력을 함께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철규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지난 7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2026 서울 세계청소년하키대회 조직위원회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울특별시의회 제공
‘서울청년문화패스’와 ‘공연봄날’ 등 시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힌 정책에 더해 예술가가 작품을 창작하고 발표·유통한 뒤 다시 다음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창작 과정 전반을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단년도 공모 중심에서 벗어나 다년간의 창작 지원을 유통·홍보, 국제교류와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황 위원장은 “서울의 문화 경쟁력은 유명한 콘텐츠 몇 개가 아니라 새로운 예술과 예술가가 계속 태어나고 성장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데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공연예술 분야에서는 ‘지속 가능성’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매년 제작비를 지원하고 다시 공모를 기다리게 하는 방식만으로는 예술단체의 자생력을 키우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다년도 지원과 작품 유통, 민간 재원 연계 등을 함께 고려하고 기초·순수예술과 실험적 창작, 신진 예술가에게는 공공부문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했다. 프리랜서와 프로젝트 단위 계약 비중이 높은 업계 특성을 고려해 적정 인건비와 창작 대가, 표준계약 이행 여부도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위원장은 “작품 제작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작품을 만드는 사람을 보호하는 정책이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관광정책은 관광객 수를 늘리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체류와 재방문을 늘리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황 위원장은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연간 약 1500만 명이고 월 카드 소비액은 1조 1500억 원에 이른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서울은 ‘오래 머무르고, 많이 경험하고, 다시 찾는 서울’로 패러다임을 전환할 때”라고 말했다.
명동·홍대·강남 등에 집중된 관광 수요를 성수·용산·서촌·망원 등으로 넓히고,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K팝·미식·역사·스포츠·야간문화 등 관심사에 맞는 관광 동선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야간관광은 문화와 지역경제를 연결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했다. 주요 문화시설과 지역 상권을 연계하고 야간 문화 프로그램과 심야 교통·안전 인프라를 확충해 체류형 관광을 활성화하자는 구상이다.
체육 분야에서는 생활체육과 전문체육을 별개로 보지 않는 ‘선순환 상생 전략’을 강조했다. 생활체육 참여 인구를 늘려 스포츠 저변을 넓히고 전문체육인이 지도와 프로그램 운영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할 기회를 확대하자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 관광체육국과 서울시체육회가 정책 협력을 강화하고 생활체육시설과 학교체육시설 등 공공체육시설의 개방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지역구인 성동구와 관련해서는 성수동을 서울의 대표적인 문화관광 거점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황 위원장은 서울숲의 자연환경과 성수동의 옛 공장·붉은 벽돌 건축, 전시 공간과 문화 콘텐츠 기업이 한 지역에 공존한다는 점을 성수의 강점으로 꼽았다.
서울숲과 성수 문화거리, 지역 상권을 갤러리·공연장·창작공간과 연결하는 ‘서울형 아트벨트’ 구상도 내놨다. 서울에서 활동하는 예술가와 작품을 국내외 관광객에게 다국어로 소개해 문화예술과 관광, 지역경제를 함께 연결하겠다는 것이다.
이은철 기자 dldms878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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