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원·달러 환율이 이달 평균 1490원에 근접하며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또한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에서 반도체 섹터 차익 실현에 나선 것도 원화 약세, 즉 원달러환율의 상승이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에 따르면 이달 들어 27일까지 평균 환율(주간거래 종가 기준)은 1489.3원을 기록했다. 이는 외환위기 당시였던 1997년 12월(1499.38원)·1998년 1월(1701.53원)·2월(1626.75원)에 이어 월간 기준 역대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지난주엔 환율이 한때 1517원을 넘어서며 주간 평균이 1503.4원까지 올랐다. 2009년 3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주간 기준으로 1500원대에 진입했다.
원화 가치 하락폭은 주요국 중 가장 컸다. 이달 28일까지 달러 대비 원화 하락률은 4.72%(뉴욕 종가 기준)로 나타났다. 달러인덱스 구성 통화인 유로(-2.62%)·엔(-2.58%)·파운드(-1.64%)·스위스프랑(-3.72%)·캐나다달러(-1.81%)·스웨덴크로나(-4.68%) 모두 원화보다 낙폭이 작았다.
원달러환율이 1500원대를 위협하는 것은 달러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에서 시세 차익을 거두며 환전 압력이 높아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단기간에 증시가 급등한 것이 부메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들은 3월 국내 증시에서 29조8146억원을 순매도해 지난달(21조599억원)에 이어 두 달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두 달간 누적 순매도는 5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주 한 주에만 13조3164억원을 매도해 주간 기준으로도 종전 최대였던 2월 마지막 주(11조7889억원)를 뛰어넘었다.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진정될 것인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위기와 그에 따른 거시경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차익 실현 등 위험 회피 심리가 커졌기때문이다.
더구나 외국인들이 집중 매수했던 반도체 섹터도 기술적 악재가 돌출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졌다. 지난주 구글이 AI 모델 메모리 사용량을 최대 6분의 1로 압축하는 양자화 기술 ‘터보퀀트’를 공개하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급락하는 후폭풍이 발생했다.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를 비롯한 그동안 급등했던 종목들을 중심으로 매도 포지션을 확대할 경우 원달러 환율 관리가 여의치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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