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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경제 항산항심] ‘페트로 달러’ 그 다음은 ‘달러 스테이블 코인...

AI시대에 석유와 화석연료는 종언을 고하고 있다. 트럼프도 알고 있다. 알면서도 석유 석탄 가스를 외치는 건 역설적으로 석유가 생명력을 유지해야 달러도 패권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석유 없는...

[화요경제 항산항심] ‘페트로 달러’ 그 다음은 ‘달러 스테이블 코인...

정철진 경제 컬럼니스트·진 투자컨설팅 대표

2001년 9·11 테러가 터지고 난 후 미국은 오사마 빈라덴을 두고 뜬금없이(?) 이라크를 공격했다. 당시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이라크가 9·11 테러와 연관됐거니 생각했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물론 결국 2011년 5월 ‘넵튠 스피어’ 작전을 통해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뒤였다.

왜 미국은 이라크를 먼저 공격했을까. 지금은 널리 알려졌지만 바로 이라크의 ‘유로화 석유결제’ 때문이었다. ‘페트로 달러’ 미국의 역린을 건드린 대가였다. 1971년 사우디아라비아로 날아간 헨리 키신저는 “이 세상 모든 석유는 달러로만 결제한다” 는 밀약을 체결한다. 금 본위제를 포기한 뒤 신뢰가 추락하던 미국 달러화가 ‘석유’를 통해 세계 경제의 재신임을 받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30년을 이어오던 ‘페트로 달러’ 시스템을 깨려는 이라크를 가만히 둘 순 없었다. 그래서 9·11 테러가 터지자 이라크로 달려간 것이었다.

그리고 25년의 시간이 흘렀다. 이번엔 이란이 공식적으로 ‘페트로 달러’ 붕괴를 시도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 공습에 대한 반격 카드로 ‘위안화 결제’를 제안하는 유조선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시키겠다고 공표했기 때문이다. 이란은 더 잃을 게 없다. 이란의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 파르스를 이스라엘이 공격했을 때 이란전은 마지노선을 넘었다고 봐야 한다. 이제 이란에 남은 건 호르무즈 해협뿐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뒤 자신들에게 협조적인 국가로 향하는 유조선만 통과시키면서 수수료를 챙기는 방식이다. 그리고 이건 자연스럽게 반미 연합 구축, 안티-달러 시스템 출발이라고 해석된다.

그렇다면 이번 이란전의 최종 마무리는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방법은 딱 하나 밖에 없다고 본다. 바로 미국이 직접 나서 호르무즈 해협을 되찾는 것뿐이다. 하지만 여기엔 엄청난 희생이 따른다. 아무리 미군의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전사자 발생은 필연적이다. 그래서 결국 하지 못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중국 일본 등 호르무즈 해협 당사국이 해결하라”면서 공을 넘긴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혹시 9·11 테러 직후 이라크를 공격한 것처럼 ‘페트로 달러’ 시스템을 지키려고 이란전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필자는 다른 생각이다. 이미 ‘페트로 달러’ 시스템은 되살릴 수 없다. 페트로 달러 시스템의 두 축인 석유와 달러 모두 힘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석유의 시대를 이어가자면서 ‘반값 유가’를 외쳐 왔지만 일론 머스크는 단 한번도 여기에 동조하지 않았다. 심지어 머스크는 트럼프가 유일하게 허용했던 무탄소 에너지인 원전도 언급하지 않는다. 단지 ‘태양광’뿐이며 한 걸음 더 나아가 ‘우주 태양광’을 찬양한다. AI시대에 석유와 화석연료는 종언을 고하고 있다. 트럼프도 알고 있다. 알면서도 석유 석탄 가스를 외치는 건 역설적으로 석유가 생명력을 유지해야 달러도 패권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석유 없는 달러도 문제지만 달러는 그 자체로 최악으로 가고 있다. 미국의 국가부채는 37조 달러, 5경 원에 달한다. 이 미국의 빚은 결국 달러가 지고 있는 빚이다.

그렇다면 트럼프는 앞으로 어떤 해법을 갖고 있을까. 석유도, 달러도 무너지고 있는 이 시점에서 그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필자는 ‘달러 스테이블 코인’이라고 본다. 미국과 달러가 생명력을 연장하기 위해서는 그나마 미 국채를 지켜야하고 이를 위해 ‘달러 스테이블 코인’ 활성화에 매진할 수 밖에 없다. 지니어스 법안에서 봤듯이 달러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는 1대 1 비율로 달러 또는 미 단기국채를 보유해야 한다. 그래서 무너져가는 달러 패권을 지키려고 미군을 희생해 호르무즈 해협을 되찾는 대신 ‘페트로 달러’ 시스템을 서서히 끝내는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에너지 강대국이다. 석유와 천연가스가 넘쳐난다. 11월 중간선거를 염두에 두더라도 오히려 국채 수요를 높여 금리를 떨어뜨리는 쪽이 유리하다. 모두가 애물단지로 여기는 미 국채의 위신을 세우는 게 급선무일 수 있다. 유가가 폭등할수록 석유의 시대는 더 빨리 끝나간다. 반면 달러 스테이블코인 관점에서 보면 아직 달러 패권은 분명 탈출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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