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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홍승희 칼럼] AI시대의 통화전쟁

물론 이미 국내에서는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페이 등을 활용하는 비율이 높아서 편의성이 어지간히 개선되기만 하면, 한국인들의 디지털 적응력은 세계적으로 봐서 높은 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시스템 정착과...

[홍승희 칼럼] AI시대의 통화전쟁

최근 한국 정부가 세계 최초로 국고보조금의 25%를 디지털 코인으로 지급하겠다고 선언했다. 그에 앞서 미국 정부가 정부 주도로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테스트를 하겠다는 정책적 제안을 했지만 한국은 그보다 한발 빠른 추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달러, 유로화 등 법정화폐나 금 등의 자산가치에 연동되며 안정성을 목표로 설계된 스테이블코인이 활성화될 경우 민간영역에서의 암호화폐에 비해 금융시스템의 혁명적 변화를 주도할 가능성도 높다. 그렇기에 선진 각국이 디지털화폐의 정착, 확산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고 이 대목에서 한국이 일단 한발 먼저 정책 시도를 한 점은 주목해 볼 일이다.

미국이나 중국이 아직 제안만 나오는 수준인데 비해 중앙은행이 나서서 디지털 실험을 하고 또 정부가 부분적으로 정책적 수용을 했다는 점은 괄목할만하다. 다만 아직 대중화시키기에는 번거로움이 많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 국고보조금 25%가 어느 영역에 적용되는 것인지 궁금하다.

한국 정부가 디지털화폐 도입을 서두르는 이유는 디지털화폐 시장 자체가 새로운 성장전략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AI시대로의 대전환기에 이를 백업할 기술이면서 외환-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으로 나아가는 과정으로 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런 속도로 전개해 나갈 경우 AI시대에 재편될 국제결제망에서의 영향력을 확보하기도 수월할 것으로 기대된다. AI산업 자체로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로 빠르게 추격해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볼만 하다.

문제는 정책적, 산업적 목표를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디지털화폐 사용이 현재보다 편한 점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아직은 사용자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마도 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절차적 번거로움이 예상 외로 크기 때문인 듯하다.

그렇지 않아도 인터넷 상에서 결제하는 과정만으로도 짜증나는 경험을 많이 하는데, 디지털화폐가 그 정도의 번거로움을 준다면 대중화하기가 만만치는 않을 것이다. 최소한 카드 사용보다 한단계 이상 절차가 늘어날 경우 귀찮아 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고령화시대에 증가하는 노년 인구들이 사용하기 편한 수준까지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프로토콜 상의 완성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물론 이미 국내에서는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페이 등을 활용하는 비율이 높아서 편의성이 어지간히 개선되기만 하면, 한국인들의 디지털 적응력은 세계적으로 봐서 높은 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시스템 정착과 더불어 예상보다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은 있다.

기술적인 설명은 복잡하고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지만 사용자에게 있어서는 사용편의성과 안정성만 보장되면 새로운 시스템 적응에 그 어느 나라 국민들보다 앞선다고 인정받는 한국이기에 이번 정부의 정책적 실험에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

사용자 입장과는 달리 디지털화폐가 정착되면 금융기관의 역할에도 큰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기에 그에 따른 준비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궁금하다. 디지털화폐가 스테이블코인으로 발전돼 가더라도 그 거래과정에서 금융기관의 역할은 사실상 0에 수렴한다. 카드는 수수료가 종종 분쟁거리가 되곤 하지만 디지털화폐의 경우 수수료는 사실상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알려져 있다.

다른 암호화폐와 달리 스테이블코인은 공급조절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결국 각국 정부가 최종적으로 지향하게 될 지점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코인 거래과정 자체가 통신 프로토콜 상에서 임의적 에이전트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어서 어지간한 거래에는 오프라인 상의 금융기관들이 개입할 여지가 사라지는 것이다.

AI시대에는 숱한 직업군이 사라지거나 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에 새로운 직업군을 개발하지 못하는 한 기존 사업 내에서 새로운 역할을 개척해야 직업적 생존이 가능해질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금융기관들 역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기 위한 연구가 필수불가결한 시대를 맞고 있는 셈이다.

어느 시대에나 사라지는 직업과 새롭게 태어나는 직업이 있기 마련이지만 21세기는 그 변화가 너무 빨라서 기존 관념과 상식에 사로잡혀 있다가는 그 변화의 물결에 빠져 허우적대기 십상이다.

홍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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