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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호르무즈 봉쇄 장기화 땐 제조업 생산비 최대 11.8% 상승"

헬륨은 LNG 공정의 부산물로 반도체 웨이퍼 공정 등에 필수적이며, LNG 공급 차질이 헬륨 부족으로 이어질 수... 즉, 원유와 가스 수급 불안이 곧바로 석유화학, 반도체, 비료, 물류 등 여러 산업의 원가 상승과 생산...

"호르무즈 봉쇄 장기화 땐 제조업 생산비 최대 11.8%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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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해상 원유수송량 20% 물동량이 오가는 호르무즈 해협 (사진 원안) 구글 맵 캡처 이미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사실상 중단된 가운데 봉쇄가 장기화 될 경우 한국 산업 전반에 에너지 가격 급등과 공급망 불안이 동시에 덮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특히 원유와 LNG뿐 아니라 나프타, 헬륨, 무수암모니아 등 에너지 연계 산업 원자재까지 충격이 확산될 가능성이 커, 단순한 에너지 위기를 넘어 제조업 전반의 복합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연구원(KIET)이 19일 발표한 '미국-이란 충돌과 호르무즈 리스크: 공급망 시나리오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단기에 그칠 경우 한국 제조업 생산비는 평균 5.4%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제조업 생산비 상승폭이 최대 11.8%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유가 상승 변수로 보지 않았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산 원유와 LNG 수송의 핵심 길목으로, 봉쇄가 심화될 경우 국제 에너지 가격은 물론 생산과 수출 자체에까지 이중 충격이 가해질 수 있다고 봤다.

실제 단기(3주 이내) 시나리오에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5~125달러, LNG 가격은 60~90% 상승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중기(1~3개월)시에는 유가가 120~160달러, 장기(3개월 이상)시에는 150~180달러, 극단적으로는 20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 같은 가격 충격은 제조업 비용 구조를 빠르게 흔들 수 있다. 분석 결과 전 산업 평균 생산비는 단기 시나리오에서 4.2%, 중기 6.6%, 장기 9.4%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은 각각 5.4%, 8.6%, 11.8%로 더 큰 영향을 받는다. 특히 석탄·석유제품 부문은 최대 83.0%, 전력·가스 및 증기 부문은 최대 77.7%까지 생산비가 오를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서비스업도 직접 영향은 상대적으로 작지만 단기 1.4%, 장기 3.1% 수준의 비용 상승이 예상됐다.

보고서는 이러한 충격이 에너지 가격에서 그치지 않고 산업 원자재 공급망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을 특히 주목했다. 나프타는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기초원료로,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에틸렌과 프로필렌, 합성수지 등 후방 산업 전반에 연쇄적인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헬륨은 LNG 공정의 부산물로 반도체 웨이퍼 공정 등에 필수적이며, LNG 공급 차질이 헬륨 부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무수암모니아는 천연가스를 기반으로 생산되는 비료와 화학 원료로, 공급 불안이 농업 생산비와 식량 가격으로 번질 수 있다.

산업연구원은 한국이 에너지뿐 아니라 이들 에너지 연계 원자재에서도 중동 의존도가 높아 구조적으로 복합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고 진단했다.

예를 들어 한국의 대중동 수입 비중은 나프타 44.7%, 무수암모니아 42.9%, 폴리에틸렌 31.1%, 석유코크스 30.6%, 윤활기유 30.1%, 헬륨 24.3%, 요소 21.7% 수준으로 나타났다. 즉, 원유와 가스 수급 불안이 곧바로 석유화학, 반도체, 비료, 물류 등 여러 산업의 원가 상승과 생산 차질로 연결될 수 있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차세대 에너지 전환 전략에도 경고음을 냈다. 수소와 암모니아 등 미래 에너지원 역시 생산 원료 측면에서는 여전히 화석연료와 중동 지역에 상당 부분 의존하는 구조를 지니고 있어, 에너지 전환만으로는 공급망 취약성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에너지 전환 정책은 원료 조달 다변화 전략과 반드시 함께 설계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대응 방향으로는 세 가지가 제시됐다. 첫째, 원유와 LNG는 물론 나프타, 헬륨, 무수암모니아 등 에너지 연계 산업재를 포괄하는 통합 공급망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 전략 품목 지정 범위를 확대하고 관계 부처 중심의 조기경보 시스템을 정교화해 공급 차질 가능성을 상시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중동 지역의 긴장이 완화된 이후 재건 수요가 본격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건설, 소재, 방산 등 연관 산업의 협력 기회를 선제적으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번 호르무즈 리스크는 국제유가 상승이라는 단일 변수보다 훨씬 복합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에너지 위기가 정유와 발전을 넘어 화학, 반도체, 농업, 물류, 제조 전반으로 연쇄 확산될 수 있는 만큼, 한국 경제는 이제 에너지 안보와 산업 공급망 안보를 따로 볼 수 없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박인섭기자 inseob8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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