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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호남의 국제공항 잔혹사, "호남 공항 전북이 대안이다"

광주공항에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게 되면 결국 공항 자체가 사라질 위기에 처할 것이다. 이미 호남 지역은 광주공항의 국제선을 무안공항으로 이전하면서 사실상 '국제공항이 없는 지역'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호남의 국제공항 잔혹사, "호남 공항 전북이 대안이다"

△강원구 (행정학박사 · 한중문화원장)

광주공항에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게 되면 결국 공항 자체가 사라질 위기에 처할 것이다. 이미 호남 지역은 광주공항의 국제선을 무안공항으로 이전하면서 사실상 '국제공항이 없는 지역'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필자는 과거 광주공항에서 수많은 국제선 취항을 직접 이끌었던 경험이 있기에, 어떤 조건에서 국제공항이 활성화되고 실패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공항은 경험 없는 이들의 막연한 착각처럼 아무 곳에나 만든다고 해서 비행기가 뜨는 것이 아니다.

광주공항은 1994년 전세기 취항을 시작으로 1995년 태국 방콕, 일본 오사카 정기노선을 열었다. IMF로 잠시 중단됐으나 2001년부터 동방항공과 대한항공을 통해 상하이(上海) 노선을 재개했고, 남방항공의 선양(沈陽)·연길(延吉) 노선, 장사(長沙) 노선까지 유치하며 장가계 관광객과 유학생들의 활발한 가교 역할을 했다. 이후 아시아나항공의 베이징(北京) 노선까지 더해져 정기노선이 주 15편에 달했다.

당시 광주공항은 김포, 김해, 제주에 이어 전국에서 4번째로 국제선이 활발히 취항하던 곳이었다. 매번 세관장의 허락을 받아 취항하는 번거로움을 해결하고자 국제공항 승격을 요청했으나 정부는 묵살했다. 반면 대구공항과 청주공항은 국제공항으로 승격되어 지금도 번창하고 있다. 유독 호남만 차별과 소외를 당한 셈이다.

◆무안공항의 실패 원인: '수요 예측 실패'가 불러온 참사

정부는 1998년부터 '호남의 허브공항'을 만들겠다며 무안공항을 추진했고, 2007년 결국 국제선을 이전시켰다. 당시 감사원마저 국제공항으로서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내렸음에도 밀어붙인 결과는 참담했다. 그 많던 정기노선은 사라졌고, 간간이 전라남도의 재정 지원금으로 버티던 전세기마저 안전사고 등으로 중단되기를 반복했다. 2024년 장담했던 무안~항저우 정기노선 역시 단 한 편도 띄우지 못했다. "이전하면 뉴욕이나 파리까지 갈 것"이라던 당시 장관의 호언장담은 무책임한 변명으로 돌아왔다.

◆무안공항이 기능을 못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바로 '승객(수요)의 부재'이다.

전북 도민:

접근성이 더 좋은 청주공항이나 인천공항을 이용한다.

전남 동부권 도민:

여수·순천·광양 등지에서는 김해공항이 더 가깝다.

결국 무안공항의 영향권은 광주와 전남 서부권 일부에 불과하다. 배후 인구와 접근성을 무시한 탁상행정이 낳은 참사의 결과다.

◆이제는 전북지방에 국제공항을 세워야 할 때

지역이 발전하고 관광산업이 살아나려면 관문이 되는 국제공항이 필수적이다. 이제 전남 서남축 중심의 무안공항이 한계를 드러낸 만큼, 호남 전체를 살릴 국제공항은 전북 지역에 건립되어야 한다. 과거 김제공항 부지나 정읍 인근 고속도로 비상활주로 주변 등 접근성이 뛰어난 지역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지역에 국제공항이 없다는 것은 단순히 비행기를 못 타는 문제가 아니다. 외국인이 호남으로 들어오기 불편하다는 뜻이며, 이는 곧 지역 고립을 의미한다.

▶인천공항 이용 시 소요 시간 비교 (광주 출발 기준)

인천공항 이용 시:

오전 10시 비행기를 타기 위해 전날 밤 12시부터 준비해야 한다. 집에서 공항까지 왕복 및 대기 시간만 10시간 이상이 소요되며 몸은 이미 지친다. 상하이까지 가는데 총 11시간 30분이 걸리는 셈이다.

과거 광주공항 이용 시:

비행기 출발 2시간 10분 전에만 공항에 도착하면 충분했다.

우리는 지난 20년간 잘못된 공항 정책으로 인해 막대한 시간적·경제적 낭비를 감수하며 허송세월을 보냈다. 우리보다 늦게 출발한 대구공항과 청주공항이 지역 경제의 효자 노릇을 하는 모습을 보며 이제는 깨달아야 한다. 호남의 백년대계를 위해, 전북 지역을 중심으로 한 실질적인 국제공항 건립을 서둘러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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