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공개된 인천국제공항 내 ‘UPS 코리아 허브 센터’는 대규모 확충을 마치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 상태였다. 기존 대비 약 4배 확장된 6,400㎡(1,940평) 규모의 시설 내부에서는 컨베이어 벨트가 쉴 새 없이 회전하며 수입 화물을 목적지별로 분류하고 있었다.
이번 현장 공개는 지난해 9월 시설 확장 이후 아시아 최초로 ‘세관 연계 자동화 시스템’ 구축을 최종 완료함에 따라 마련된 첫 외부 행사다. UPS는 이날 시설 투어를 통해 화물 처리 역량을 기존보다 4.5배 끌어올린 고도화된 물류 운영 시스템 전 과정을 선보였다. 특히 세관 시스템과 실시간 연동되는 자동 분류 공정을 구축, 아시아와 유럽발 수입 화물을 도착 당일 수도권에 배송할 수 있는 혁신적인 물류 체계를 완성했다.
아시아 최초 ‘세관 연계’ 분류...마약견 전용 계단부터 90초 순환 벨트까지
이번 확장의 핵심은 아시아 지역 중 최초로 도입된 '세관 연계 오토 소팅 시스템(Auto Sorting System)'이다. 화물이 비행기에서 내려 ULD(항공화물용 컨테이너) 업로딩 포지션에 도착하면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내부로 진입한다.
▲파란색 바코드 리더기가 화물의 트래킹 번호를 인식하고 있다(사진출처=UPS코리아)
이 과정에서 파란색 바코드 리더기가 화물의 트래킹 번호를 인식하고, 그 뒤에 오토 엑스레이가 이미지를 촬영한다. 이 정보는 세관 시스템과 실시간으로 공유된다. 만약 마약 등 통관 불가 판정이 내려진 화물은 '디버터(Divertor)'라 불리는 자동 분류 장치가 해당 화물을 즉시 검색실 방향으로 분리한다. 사람의 개입 없이 기계가 자동으로 화물의 향방을 결정하는 구조다.
시설 곳곳에는 세관의 검역 효율을 높이기 위한 장치들도 눈에 띄었다. 화물 벨트 옆에 설치된 전용 작은 계단은 마약 탐지견이 벨트 위로 올라가 화물을 직접 검사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으로, 자체 통관 시스템 승인을 위한 필수 요건이다.
▲화물 벨트 옆에 설치된 마약 탐지견 전용 계단(사진출처=UPS코리아)
또한 화물이 건물 전체를 두르는 기둥 벨트를 한 바퀴 순환하는 시간은 약 ‘90초’다. 이는 세관의 이미지 판독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한 장치다. 판독 결과가 즉시 나오지 않는 비상 상황을 대비해 화물이 최대 세 차례까지 동일 구간을 반복 순환하며 대기할 수 있도록 세팅된 점도 특징이다.
‘4.5배 늘어난 처리량’…첨단·헬스케어 물류 정조준
UPS 코리아는 이번 확장을 통해 시간당 화물 처리 역량을 기존 대비 최대 4.5배까지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아시아 태평양 전역에서 들어오는 화물은 통관 후 1영업일 내, 유럽발 화물은 2영업일 내 수도권 배송이 가능해졌다. 오전에 도착한 화물을 당일 오후에 수령하는 체계를 갖춘 셈이다.
특히 고부가가치 화물 처리를 위한 인프라 강화가 돋보인다. 센터 내에는 영하 20도에서 영상 25도까지 온도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설비가 구축되어 있다. 이는 반도체 부품이나 백신, 혈청 등 온도 민감도가 높은 헬스케어 및 바이오 화물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다.
서보국 UPS 코리아 사장은 "이번 인천 허브 확장을 통해 화물 처리 속도가 크게 향상됐다. 오전에 들어온 수입 물량을 당일 오후 수도권 전역에 배송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며 "이러한 속도 개선은 특히 첨단 기술과 헬스케어처럼 변화가 빠른 산업군에서 기업에 실질적인 경쟁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시아 태평양 물류 거점으로의 도약”
UPS가 한국 시장의 인프라 투자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지정학적 중요성 때문이다. UPS 코리아에 따르면 실제 한국의 상위 12개 수입국 중 7개국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집중되어 있을 만큼 역내 교역 비중이 절대적이다.
▲서보국 UPS코리아 대표가 3일 인천공항 허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UPS코리아 및 인천 허브 센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출처=UPS코리아)
UPS는 이번 인천 허브 확장을 대만, 홍콩, 필리핀 등 아시아 주요 거점을 잇는 네트워크 투자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1988년 설립 이후 매주 62편의 항공편을 운항해온 UPS 코리아는 이번 자동화 시설 확충을 통해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공급망 운영을 보다 밀착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서 사장은 "아시아 태평양과 유럽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교역 규모는 그 어느 때보다 확대되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이 더 빠르고 유연하게 공급망을 운영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더 많은 기회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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