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적 감각으로 새롭게 기획되거나 창작된 전통공연이 다채롭게 무대에 올려진다. 국립민속국악원은 2026년 대표창극 ‘춘향’을 기획·제작해 오는 4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예원당 무대에서 선보인다. 국립창극단은 ‘절창Ⅵ’을 오는 4월 24일과 25일 양일간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한편,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올해 첫 창‧제작 공연으로 ‘기언치, 봄’을 선보인다.
국립민속국악원, 대표창극 ‘춘향’으로 사랑과 그리움의 서사 선보여
창극 ‘춘향’ 포스터. 이미지 국립민속국악원.
국립민속국악원은 2026년 대표창극 ‘춘향’을 기획·제작해 오는 4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예원당 무대에서 선보인다. 공연은 24일 오후 7시, 25일과 26일은 오후 3시에 진행되며, 관람 연령은 취학아동 이상이다.
‘춘향’은 판소리 다섯 바탕을 대표하고 남원의 상징으로 자리해온 ‘춘향가’를 바탕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국립민속국악원의 대표창극이다. 춘향가를 ‘서(序)·이별·그리움·신연맞이·수난·재회·어사출도·다시 사랑가’의 흐름으로 압축해, 익숙한 줄거리 재현보다 춘향의 내면과 감정선에 집중한 작품으로, 사랑과 이별, 기다림과 재회의 정서를 섬세하게 풀어낸다.
작품은 원전 사설을 바탕으로 하되 일부 새로운 사설을 더하고, 작창과 작곡, 서사적 무용을 결합해 전통 창극의 미학을 오늘의 감각으로 확장한다. “달빛 아래 매화 피어, 봄 향기 보내나니”로 시작하는 서(序), “여보 도련님 날 다려가오”의 이별, “하루 가고 이틀 가고”의 그리움, “갈까부다 갈까부네”의 수난, 그리고 어사출도와 다시 사랑가에 이르기까지, 춘향의 감정을 따라가는 장면들을 밀도 있게 엮는다.
주요 배역으로는 서진희가 춘향 역을 맡고, 고준석이 변학도, 김현주가 월매, 김정훈이 이몽룡으로 출연한다. 창극단·기악단·무용단과 객원진을 포함한 총 37명이 무대에 올라, 춘향가의 서사와 정서를 소리와 연주, 무용이 어우러진 입체적인 무대로 펼쳐낼 예정이다.
공연은 전석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사전예약은 오는 4월 10일 오전 10시부터 선착순으로 국립민속국악원 누리집과 카카오채널(국립민속국악원), 전화(063-620-2329)를 통해 가능하다.
국립창극단 신작 ‘절창Ⅵ’
‘절창Ⅵ’ 포스터. 이미지 국립창극단.
국립창극단은 ‘절창Ⅵ’을 오는 4월 24일과 25일 양일간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젊은 소리꾼의 참신한 소리판을 표방한 ‘절창’ 시리즈의 여섯 번째 무대로, 국립창극단 최호성과 김우정이 출연해 우리 소리의 매력을 전한다.
‘아주 뛰어난 소리’를 뜻하는 ‘절창(絶唱)’은 국립창극단이 2021년 처음 선보인 기획 시리즈다. 젊은 소리꾼들의 진면목을 재발견하는 동시에, 콘서트를 연상케 하는 세련된 무대 연출과 다양한 음악적 실험으로 판소리의 동시대성을 모색해 왔다.
‘절창Ⅵ’의 주인공은 국립창극단의 차세대 주역 최호성과 김우정이다. 최호성은 지난 2013년 국립창극단 입단 이후, ‘변강쇠 점 찍고 옹녀’ ‘변강쇠’ 역, ‘아비·방연’ ‘왕방연’ 역, ‘트로이의 여인들’ ‘메넬라우스’ 역 등을 통해 강한 개성과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김우정은 지난 2020년 객원 배우 신분으로 창극 ‘춘향’에서 주인공 ‘춘향’ 역으로 발탁되며 주목을 받았고, 같은 해 정식 단원으로 입단했다. 이후 창극 ‘정년이’의 ‘권부용’ 역, ‘변강쇠 점 찍고 옹녀’ ‘옹녀’ 역, ‘심청’> ‘심청’ 역 등 주요 작품의 주역을 꿰차며 밀도 있는 내면 연기로 입지를 다져왔다.
이번 공연에서 최호성과 김우정은 강산제 ‘심청가’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해 선보인다. 방대한 원전을 약 100분으로 압축하고, 밀도 높은 음악적 구성과 짜임새 있는 서사로 각색했다. 이번 공연은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모든 영혼을 달래는 상징적 인물로 ‘심청’을 새롭게 재해석한다. 원작에 내재한 가부장적 틀이나 유교적 관습을 날카로운 풍자와 해학으로 풀어내는 한편, ‘뺑덕어멈’과 ‘심봉사’ 등 주변 인물의 서사를 입체적으로 조명해 작품의 외연을 확장했다.
음악은 소리꾼의 선율을 유연하게 뒷받침하는 수성 연주와 악기 간의 유기적인 조화가 돋보이는 즉흥 시나위로 완성된다. 국립창극단 최영훈(거문고), 전계열(고수), 객원 연주자 임이환(첼로·루프스테이션), 한솔잎(타악·철현금·운라), 오초롱(피리·생황·태평소)까지 총 5인의 실력파 연주자들이 합류해 독보적인 앙상블을 구현한다.
ACC, 지역 예술인 협력공연 ‘기언치, 봄’ 첫 선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은 올해 첫 창‧제작 공연으로 ACC 광주‧전남 지역 예술인 협력 프로젝트 중 하나인 ‘기언치, 봄’을 선보인다.
‘겨울이 길어도 기어이 봄은 온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이번 공연은 지난해 봄 지역 연출가 공모를 통해 선정된 최종 2팀이 지난 1년간의 협업 과정을 거쳐 완성됐다. 이러한 협력의 결실로 현대무용 ‘헉-Hug’와 판소리 기반 음악극 ‘아따, 구보씨’ 두 작품을 4-5월 무대에 올린다.
‘헉-Hug’ 포스터. 이미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먼저 ‘헉-Hug’는 들숨을 뜻하는 ‘헉’과 몸과 몸이 마주하는 인사 ‘Hug’를 결합한 제목으로, 전쟁·재난 등 익숙해진 비극 속에서 ‘당신은 괜찮은지’ 묻는 안부의 인사를 담고 있다. 특히 무대 위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촬영하고 투사하는 독특한 연출을 시도했다. 이를 통해 현재와 과거, 그리고 미지의 순간이 하나의 시선 안에 겹쳐지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며, 의도와 우연이 교차하며 만들어내는 새로운 시각적 미학을 관객들에게 전한다. 이번 작품에는 안무가와 무용수, 광주지역 예술인 3명이 참여해 지역의 창작 역량을 증명했다.
‘아따, 구보씨’ 포스터. 이미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아따, 구보씨’는 박태원의 원작 소설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을 음악극으로 재창작한 작품이다. 1930년대 경성의 소설가 ‘구보’와 2020년대 서울에 사는 작가 지망생 ‘구보람’이 라디오 전파를 통해 시대를 초월해 연결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두 인물은 서로의 하루를 공유하며 각자의 고독과 불안을 마주하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극 전반에 흐르는 일상의 대화와 위로는 관객들을 자연스럽게 시간 여행의 길로 안내한다. 또한, 인물의 감정선과 공간을 채우는 아름다운 라이브 연주가 더해진다.
두 작품은 공공 제작극장인 서울문화재단 대학로극장 쿼드와의 협력을 통해 올봄 광주 초연 후, 곧바로 서울 무대로 이어진다. 이는 지역 예술가들의 창작물이 더 많은 관객과 만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지역 예술 생태계 활성화와 창작 거점 확장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헉-Hug’는 ACC 극장1에서 오는 4월 17-18일, 서울 대학로극장 쿼드에서는 오는 5월 8-9일까지 공연된다. ‘아따, 구보씨’는 ACC 극장1에서 오는 24-25일, 서울 대학로극장 쿼드에서는 오는 5월 15-16일 공연을 이어간다. 예매는 ACC 누리집과 인터파크에서 모두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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