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위에 번지는 고요한 시간
양금 연주자 임지영, 13일 빛고을국악전수관서 ‘Still: 현의 시간’
2026년 08월 02일(일) 13:00
가느다란 현을 두드리면 맑고 투명한 울림이 번진다. 머물러 있는 듯하지만 시간은 흐르고, 소리는 조금씩 다른 결로 변해간다. 국악기 중 유일하게 금속 줄로 된 현을 가진 현악기, 양금의 음색을 통해 시간의 흐름과 변화의 감각을 풀어내는 연주회가 열린다.
양금 연주자 임지영이 오는 13일 오후 7시 전남광주 서구 빛고을국악전수관 공연장에서 ‘Still : 현의 시간’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빛고을국악전수관 8월 목요국악 무대로 마련됐다.
공연 제목 ‘Still’에는 멈춰 있는 것처럼 보이는 순간에도 삶과 시간은 계속 앞으로 나아간다는 의미가 담겼다. 임지영은 전통양금과 개량양금의 다양한 소리, 국악 장단과 현대적 리듬을 엮어 고요함과 움직임이 공존하는 무대를 들려줄 예정이다.
첫 무대는 ‘영산회상’ 중 ‘염불’, ‘타령’, ‘군악’으로 문을 연다. 영산회상은 풍류음악의 대표적인 기악곡으로 느린 흐름에서 점차 빠른 장단으로 이어지며 정중동의 미감을 전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양금에 거문고와 가야금이 함께해 전통 선율의 깊이를 더한다.
이어 윤은화 작곡의 ‘흐려진 기억이 말해주는 이야기’가 연주된다. 희미한 기억의 가장자리에서 시작되는 듯한 서정적인 선율이 중심을 이루는 곡이다. 후반부로 갈수록 아르페지오와 리듬이 겹쳐지며 고요함과 격정이 교차하고, 시간 속에 묻혀 있던 감정이 서서히 드러난다.
임지영이 직접 작곡한 ‘Still’도 무대에 오른다. 멈춘 듯 보이는 현재 속에서도 삶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서정적인 선율을 중심으로 현재를 살아가는 시간의 의미를 담아내며, 조용하지만 흔들림 없이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마지막 곡 ‘울돌’은 임지영과 김준엽이 함께 작곡한 작품이다. 거센 물살이 소용돌이치는 울돌목에서 착안했으며, 양금의 맑은 음색에 전통 장단과 현대적인 리듬을 결합했다. 잔잔한 물길처럼 시작된 선율은 여러 겹의 리듬과 울림으로 확장됐다가 다시 고요한 여운으로 돌아온다.
무대에는 양금 연주자 임지영을 비롯해 이미소가 사회와 노래를 맡고, 드럼 황성훈, 작곡·건반 김준엽, 타악 정인성·김장훈, 거문고 최하연, 가야금 조훈화가 함께한다.
한편 임지영은 전남대 예술대학 국악학과를 졸업하고 전북대 대학원 한국음악학과에서 석사 및 박사 과정을 밟았다. 현재 나주시립국악단 상임단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양금협회 회원 등으로 전통과 창작을 넘나드는 연주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장혜원 기자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