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를 다룬 새로운 전기가 출판됐다. 그의 행적은 이미 많이 알려졌지만, 이번에는 구글에서 딥마인드를 다시 분리해 공익 기업(PBC) 독립을 시도했다는 사실이 처음 밝혀졌다.
저널리스트인 세바스찬 말라비는 최근 30시간에 걸린 대화와 측근 100여명과 인터뷰를 토대로 한 허사비스 CEO의 전기 '무한 기계(The Infinity Machine)'를 출간했다.
이 책은 1970년대 그의 어린 시절부터 2024년 노벨상 수상까지 50여년에 걸친 그의 행적을 다루고 있다. 그중 하이라이트는 2012~2013년 딥마인드를 두고 구글과 메타, 일론 머스크 CEO 등이 쟁탈전을 벌였던 상황이다.
허사비스 CEO와 공동 창립자인 무스타파 술레이먼 MS AI CEO에 따르면, 당시 인수를 결정한 것은 돈이 아니었다. 당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메타) CEO가 구글보다 더 많은 금액을 제시했다는 것은 알려져 있었으나, 허사비스가 그를 거부한 이유가 상세하게 묘사됐다.
당시 허사비스 CEO는 저커버그 CEO와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의도적으로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3D 프린팅 등 다양한 기술을 언급했다. 그리고 그가 모든 기술에 열광하는 모습을 보고, "이 사람은 AI가 인류 역사에서 차지할 독보적인 위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유행하는 기술 중 하나로 본다"라고 판단해 마음을 돌렸다는 것이다.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2013년 구글에 인수된 뒤 다시 독립을 시도했다는 점이다. 그는 딥마인드를 15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받는 공익 기업으로 전환해 구글의 압박에서 벗어나려 했다.
이는 구글이 2014년 인수 이후 매년 수천억원의 연구비를 쏟아부은 뒤 2017년 상업적 성과를 요구하기 시작한 데에 따른 것이다. 알파고로 전 세계를 놀라게 한 건 좋지만, 이제부터는 구글 검색 광고 최적화나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 안드로이드 전력 관리 등 구글의 핵심 비즈니스에 직접적인 기여를 하라는 압박이 강해졌다.
그는 이러한 요구가 딥마인드의 사명인 '인류를 위한 AGI 개발'을 훼손한다고 판단, 딥마인드를 구글의 부서가 아닌, 법적으로 사회적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공익 기업으로 바꾸려 했다. 이는 현재 오픈AI와 앤트로픽 등이 채택한 방식이다.
외부에서 150억달러를 조달해 구글에 인수 대금을 상환하고, 독자적인 연구소로 남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는 "AI가 특정 기업의 이익을 위해서만 쓰여서는 안 된다"라는 신념 때문이었다.
그러나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냉정했다. 그는 "AI는 구글의 미래 그 자체이며, 딥마인드는 그 심장"이고 못 박았다.
이처럼 독립 시도는 무산됐지만, 딥마인드는 이후 구글의 특수 조직'으로 남게 됐으며 윤리 위원회 설치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AI의 군사적 활용에 대해 강력히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머스크 CEO가 그의 환심을 사기 위해 2013년 6월 뉴욕 태리타운 성에서 열린 42세 생일 파티의 장면도 생생하게 묘사됐다. 이 자리에서 억만장자들이 사무라이 복장을 하고, 머스크 CEO가 159kg의 스모 선수를 던지려다 목 부상을 입었다는 에피소드가 소개됐다. 그만큼 그는 도전적이었다.
구글에 합류한 결정적인 사건으로는 래리 페이지 창립자와의 대화가 꼽혔다. 희귀 성대 질환으로 목소리가 거의 나오지 않던 페이지 창립자가 이 파티 중 산책을 권유하며 "독립적인 회사를 운영하며 돈을 빌리느라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고, 내 자원을 써서 AGI라는 본질에만 집중하라"라고 속삭인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그는 자금 조달을 위해 뛰어다니는 것에 "진절머리가 났다"라며 "구글의 컴퓨팅을 잘 활용하자"라고 결정했다는 것이다.
그는 노벨상은 100억달러를 줘도 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인생의 가장 중요한 업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남들보다 훨씬 이전부터 인생의 목표를 AGI 달성에 맞춘 것으로 소개됐다. 2009년, UCL에서 신경과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던 시기에 그는 이미 "나는 AI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선언했다. 이는 딥마인드의 설립 비전이기도 하다.
임대준 기자 ydj@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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