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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해외에선 기금 인출 기준 ‘깐깐’…정부 예산으로 옮겨 사업 집행

한국의 미래대응기금(미래기금)이 재정 ‘저수지’ 역할과 사업 투자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과 달리 해외 주요국은 재정 여유분을 기금에 쌓아뒀다가 필요할 때 정부 예산으로 넘기는 방식으로 기금을 운용한다.

해외에선 기금 인출 기준 ‘깐깐’…정부 예산으로 옮겨 사업 집행

한국의 미래대응기금(미래기금)이 재정 ‘저수지’ 역할과 사업 투자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과 달리 해외 주요국은 재정 여유분을 기금에 쌓아뒀다가 필요할 때 정부 예산으로 넘기는 방식으로 기금을 운용한다. 해외 주요국은 기금의 사용 목적과 인출 조건에 명확한 원칙을 둬 현재 미래기금의 기준과 달랐다.

대표적으로 아일랜드는 다국적기업의 실적 호조로 법인세수가 급증하자 2024년 미래아일랜드기금(FIF)을 신설했다. 2035년까지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0.8%를 적립하고, 원칙적으로 2041년 이전에는 돈을 꺼내 쓸 수 없도록 했다. 당장 쓰기보다 고령화 등에 대비해 쌓아두는 방식이다.

노르웨이 국부펀드(GPFG)도 석유 수입과 투자수익을 쌓아두고, 장기적으로 기금 가치의 약 3%에 해당하는 기대 실질수익률 범위에서 정부 예산에 활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3%는 매년 반드시 지켜야 하는 상한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맞춰가는 기준이다. 석유 수입의 단기 변동이 정부 지출에 그대로 반영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장치다.

경기 대응에 무게를 둔 국가도 있다. 칠레는 구리 수출 등에 따른 세수 변동에 대비해 경제·사회안정화기금(FEES)을 운영한다. 재정흑자가 발생하면 연금준비기금 출연과 국가채무 상환 등에 우선 활용하고 남은 재원을 기금에 쌓아 세수가 부족할 때 적자를 메우거나 국가채무를 갚는 데 사용할 수 있다.

특정 사업 지원을 추진하는 사례도 있다. 아일랜드는 2024년 FIF와 함께 인프라·기후·자연기금(ICNF)을 신설했다. 이 기금은 경기 악화에 대비한 안정화 기능과 환경사업 지원 기능을 겸하되 사용 목적을 경제·재정 여건이 중대하게 악화됐을 때의 지출 지원과 2026~2030년 지정 환경사업 지원으로 한정했다. 환경사업을 위한 인출 규모도 매년 기금 가치의 22.5% 이내로 제한했다.

이들 기금은 운용 방식에 차이가 있지만 금융자산처럼 관리하다가 필요한 재원을 정부 예산으로 이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반면 한국의 미래기금은 재정안정화용 여유자금을 쌓는 동시에 인공지능(AI) 컴퓨팅 자원과 연구·개발(R&D) 같은 성장 투자뿐 아니라 청년 자산 형성, 아동기본수당, 주거 지원, 지방재정 보전까지 사업 범위에 포함됐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미래기금은 해외 주요 기금과 달리 인출 요건과 지출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데다 일반 재정사업까지 포함하고 있어 기금 정체성이 모호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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