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과 전남의 서남해가 우리나라 어업 생산량의 81%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도 해양수산 연구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면 납득하기 어렵다. 그동안 정부의 해양수산 연구 정책이 지역 차별로 균형을 잃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정부는 속히 불균형적인 연구 인프라를 바로잡는 대책 마련에 앞장서야 한다.
국립수산과학원 자료에 의하면 2025년 서남해안 어업 생산량은 337만 2000톤으로 동해안의 약 18.7배에 달했다. 생산 금액도 8조 1300억 원으로 동해안의 9.1배였다. 서남해안이 대한민국 수산업의 핵심 생산기지라는 것을 수치로 증명한다.
그러나 연구 인프라 규모는 생산 현장에서 동떨어져 있는 등 현실과 다르다. 국립수산과학원 본원과 소속 연구기관 17개 중 영남권에 8개가 배치된 반면 호남에는 4개에 불과하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등 공공연구기관 7개 중 호남에는 한 곳도 없다. 24개에 달하는 국가급 연구기관 중 호남에는 4개 밖에 없다. 생산 규모와 현장 수요를 고려하면 연구기관 배치의 불균형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
전북은 군산을 중심으로 서해어장 등 수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으며 새만금과 연계한 해양-수산업의 성장 잠재력도 크다. 군산에 있는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연구소는 기후변화에 따른 어장 변화나 수산자원 관리, 수산물 가공과 유통 혁신 등 늘어나는 현장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다. 규모와 연구 역량 강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정부는 우선 전국 해양수산 연구기관의 분포와 기능, 지역별 수요를 전면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호남권 거점 연구기관 신설과 이전, 기존 기관의 기능 확대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보완 실행계획을 조속히 제시해야 한다. 서해안 수산업의 특성과 연구 수요를 반영한 실질적인 대책 말이다.
전북자치도와 지역 정치권도 전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전북의 현실까지 고려해 서해안권 공동 연구 인프라 확충을 국가 정책으로 반영하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국회 차원의 예산 확보와 정부 부처 협의 등 지역 간 공조에도 나서야 한다.
생산이 이뤄지는 곳에 연구가 따라가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생산 현장을 외면한 연구 정책이 수십 년째 이어졌다는 것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정부의 신속한 대책과 정치권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한다.
전라일보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