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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항만公 '통합'·공항公 '유지'…인천 관문, 엇갈린 운명

인천의 두 국가관문을 담당하는 공공기관의 운명이 엇갈렸다.

공공기관 개편안 후폭풍

한성숙 총리 “109개 공공기관 감축”

인천 9곳·경기 8곳 기능 개혁 대상

인천항만공사, 3개 지역과 통합

본사 둔 곳에 정책 집중 우려나와

예산·인사권 등 배분에 성패 달려

인천공항공사, 당분간 독립 유지

지방 활성화 방안 마련뒤 재검토

공공·행정 기관 이전은 별도 추진

파급 효과 큰 곳부터 차례로 세종行

한성숙 국무총리가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행정·공공기관 이전 및 공공기관 기능 개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의 두 국가관문을 담당하는 공공기관의 운명이 엇갈렸다.

인천항만공사는 부산·울산·여수광양항만공사와 통합되고,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당분간 독립 체제를 유지한다.

정부가 공공기관 기능개혁과 수도권 공공기관 2차 이전을 동시에 추진하면서 인천·경기 공공기관의 조직과 기능에도 본격적인 재편이 시작됐다.

특히 이번 개혁은 단순히 공공기관의 숫자를 줄이는 방식에 그치지 않는다. 기관 자체를 통합하는 방식부터 다른 기관으로 기능을 넘기는 방식, 자회사를 흡수하는 방식, 공공기관 지정요건을 해소하는 방식까지 개편 형태가 다양하다.

이에 따라 인천·경기에서도 '어느 기관이 사라지느냐'보다 기존 기관이 수행하던 국가 기능이 어디로 이동하고, 지역에 어떤 조직과 권한이 남느냐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부는 3일 제11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을 확정했다. 전략적 구조개혁 15개, 유사·중복 기능 일원화 11개, 자회사·소규모 기관 통합 83개 등 모두 109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기능을 조정하거나 통합한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구조개혁, 유사·중복 기능의 일원화, 소규모 기관 통합 등을 통해 역대 최대 규모인 109개 공공기관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수도권 잔류를 최소화한다는 원칙 아래 올 4분기까지 구체적인 이전계획을 마련하고 2027년부터 이전에 착수할 계획이다.

▲인천·경기 대상 공공기관 17곳

정부의 공공기관 기능개혁 기관으로 인천은 인천국제공항보안, 인천공항시설관리, 인천공항운영서비스, 인천항만공사, 인천항보안공사, 항공안전기술원, 건설기술교육원,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국립인천해양박물관 등 9곳이 포함됐다.

경기는 한국잡월드, 한국잡월드파트너스, 공간정보산업진흥원, 한국노인인력개발원,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한국원산지정보원, 한국학중앙연구원, 국방전직교육원 등 8곳이 직접적인 기능개혁 대상에 올랐다.

정부는 공간정보산업진흥원과 공간정보품질관리원을 통합한 공간정보진흥원 신설에 “개별 기관이 구현하기 어려운 경제 창출과 공간정보 산업 육성을 위한 종합 지원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기능개혁과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은 별개의 정책축인 만큼 향후 지역의 관심은 기관의 존치 여부뿐 아니라 어떤 기능과 권한이 지역에 남느냐로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는 “기관 간 유사·중복 기능 수행과 부처·기관별 자회사 및 소규모 기관 신설은 비효율성을 야기한다”며 “유사 공공기관의 개별 운영으로 정책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한계 및 대외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밝혔다.

대표적 사례로 남동·중부·서부·남동·동서발전이 꼽혔고, 항만공사는 과다경쟁 억제와 해외거점 공동 조성 등 대외경쟁력 강화가 제기됐다.

▲부산·울산·여수광양도 반발…'효율성'과 '지역 경쟁력' 충돌

항만공사 통합을 둘러싼 논란은 인천만의 문제가 아니다. 부산·울산·전남에서도 지역 항만의 특성과 자율성이 통합 조직 안에서 충분히 반영될 수 있을지를 두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부산은 환적 경쟁력과 대규모 항만 개발이, 울산은 에너지·석유화학 물류가, 여수광양은 철강·석유화학 등 국가 기간산업과의 연계가 핵심이다. 인천 역시 수도권 물류와 대중국 교역이라는 고유한 기능을 갖고 있다. 항만마다 산업구조와 투자 수요가 다른 만큼 하나의 기준으로 투자 우선순위를 정할 경우 지역별 특성이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정부가 기대하는 것은 중복 기능을 줄이고 공동 투자와 해외 물류거점 확보 등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만드는 것이다. 반면 지역이 요구하는 것은 항만별 특성에 맞는 투자와 개발사업의 자율성이다.

특히 통합 본사에 정책·기획 기능이 집중될 경우 지역지사가 현장 집행 기능에 머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대로 지역별 권한을 지나치게 보장하면 통합을 추진한 이유인 중복 기능 제거와 공동 투자 효과가 약해질 수 있다.

결국 4개 항만공사를 하나로 묶는다고 해서 항만의 기능과 투자 수요까지 하나로 통일되는 것은 아니다. 통합 법인은 공동 기능과 글로벌 사업을 맡되 지역지사가 항만별 특화사업에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권한과 책임을 어떻게 나눌지가 후속 제도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인천공항은 '보류'…항만과 다른 개편 경로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의 통합은 보류됐다. 정부는 지방공항 활성화 방안을 먼저 마련한 뒤 통합 여부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인천항만공사가 즉각적인 통합 수순에 들어간 것과 달리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당분간 현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인천공항 허브화 전략 성과를 희석 시키지 않고, 지방공항 적자 해소 방안이 뚜렷하지 않은 상태에서 당장 인천-지방공항 통합은 불가능 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가칭)공항전략협의회를 구성해 지방공항 활성화 대책을 세우고, 항공보안 업무는 분리·통합해 기능을 강화시킬 방침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정부가 올해 말까지 세부 로드맵을 마련하고 내년부터 통합 절차에 들어갈 예정인 만큼, 향후 항만공사 통합의 핵심은 기관을 하나로 만드는 데 있지 않다”라며 “통합 이후 예산·사업·인사 권한을 어떤 기준과 절차로 배분하느냐, 그리고 그 결과가 각 지역 항만의 투자와 경쟁력에 어떻게 반영되느냐가 이번 개편의 실질적인 성패를 가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 2차 이전까지 맞물려…4분기 '기관의 미래' 윤곽

공공기관 기능개혁과 함께 수도권 공공기관의 2차 이전도 본격화한다.

정부는 올 4분기까지 구체적인 이전계획을 확정하고 2027년부터 이전을 시작한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과거 기능 세분화와 전문성 강화 중심의 운영에서 급격한 정책 환경 변화에 맞춰 공공기관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행정기관·공공기관의 구체적 이전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그만큼 내년 상반기 발표될 2차 공공기관 이전이 사실상 이번 정부 발표의 핵심이다.

김 장관은 “2차 공공기관 이전은 1차 이전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지역발전을 선도하는 실질적 계기가 돼야 한다”며 수도권 잔류 최소화, 기존 혁신도시 중심 집적 배치, 지역 대학·산학 연계, 자족적 정주기반 확충, 속도감 있는 이전 등 2차 공공기관 이전 5대 원칙을 세웠다.

수도권에 있는 중앙행정기관은 2027년 상반기부터 이전 규모 파급 효과가 큰 기관부터 우선적으로 세종특별자치시로 이전한다.

이에 법무부, 성평등가족부 등을 비롯해 검철청(공소청·중수청), 경찰청 등 별도 청사가 필요한 기관도 청사 신축 이후 이전 추진된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4분기에 걸쳐 이전 대상 기관을 최종 확정해 고시하겠다”며 “외교부와 통일부는 2030년 대통령실 이전, 2033년 입법부 분원 개원 등 시기에 맞춰 이전이 검토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장 재정경제부 2차관은 이날 공공기관 기능 개혁에 “에너지·항만 등 국가 인프라와 관련된 공공기관의 기능을 전략적으로 재배치해 급격한 정책 환경 변화와 미래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며 유사·중복기관 통합, 자회사·소규모 기관 중복업무 통합 등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이번 정책들이 이미 발표한 메가프로젝트와 5극3특 성장엔진 추진 등과 연계해 수도권 과밀 완화와 지역 성장동력 마련을 위한 “상징적, 실질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영·라다솜 기자 radasom@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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