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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한전KPS, 정규직 전환 지침 외면한 채 ‘쪼개기 계약’ 반복… 단기노무직 3배 급증 [26국정감사]

발전설비 정비 공기업인 한전KPS가 상시·지속 업무에 단기노무직 노동자를 반복 채용하는 방식으로 이른바 ‘쪼개기 계약’을 지속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KPS, 정규직 전환 지침 외면한 채 ‘쪼개기 계약’ 반복… 단기노무직 3배 급증 [26국정감사]

하청노동자 21% 감소하는 동안 단기노무직은 260명에서 789명으로 증가

반복 채용으로 270일 초과 근무자 68명… 최장 502일 근무 사례도 확인

노동부 실태점검 대상에서 제외… 서왕진 의원, “반복계약 전수조사하고 편법 고용 근절해야”

[스포츠서울 | 이상배 전문기자] 발전설비 정비 공기업인 한전KPS가 상시·지속 업무에 단기노무직 노동자를 반복 채용하는 방식으로 이른바 ‘쪼개기 계약’을 지속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지침과 한전KPS 자체 매뉴얼에 상시·지속 업무의 정규직 고용 원칙이 명시돼 있음에도, 단기 계약을 반복해 근무기간을 분절하는 고용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서왕진 의원이 한전KPS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2년부터 2026년 9월까지 반복 채용을 통해 합산 근무일수가 270일을 초과한 노동자는 총 68명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일부는 최장 502일 동안 단기 계약을 반복하며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계약 종료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시 신규 채용하는 방식으로 근무기간을 분절한 사례도 확인됐다. 하청업체에서 8년간 정비 업무를 수행하다 단기노무직으로 전환된 노동자 A씨는 계약이 끝날 때마다 다른 업체에서 약 한 달간 근무한 뒤 한전KPS에 재채용되는 과정을 세 차례 반복했다. A씨는 3년 3개월 동안 한전KPS에서 총 1012일을 근무했지만, 매번 신규 채용으로 처리돼 기존 근속기간을 인정받지 못했다.

△ 하청노동자는 줄고 단기노무직은 급증… 고용 형태만 바뀐 것인가

한전KPS의 고용 인력 구성에서도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같은 기간 발전정비 하청노동자는 728명에서 574명으로 21% 감소한 반면, 단기노무직 채용 인원은 260명에서 2026년 9월 기준 789명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하청노동자 감소와 동시에 단기노무직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기존 정비 업무의 수행 인력이 보다 불안정한 고용 형태로 대체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 의원은 불법파견 문제가 제기된 이후 하청노동자를 줄이면서 단기노무직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정규직 전환을 회피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 정부 지침과 자체 매뉴얼에 명시된 원칙… 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은 연중 270일 이상 지속되는 업무를 상시·지속 업무로 규정하고 있다. 한전KPS 자체 매뉴얼 역시 계약 간 공백이 90일 미만인 경우 연속 근무로 간주하고, 270일 이상 이어지는 업무에는 정규직을 투입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자료에서는 반복 채용으로 합산 근무일수가 270일을 넘긴 노동자와 장기간 단기 계약을 이어 간 사례들이 확인됐다. 계약 형식상 채용을 반복하더라도 실질적으로 동일한 업무가 계속 수행됐다면, 해당 업무의 지속성과 고용 형태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 쪼개기 계약 실태점검에서 제외된 한전KPS… 노동부 관리·감독 도마 위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9일 국무회의에서 공공부문의 쪼개기 계약 근절을 지시했다. 이후 고용노동부는 공공기관 200곳을 대상으로 실태점검에 나섰지만, 한전KPS는 중대재해 사고와 관련해 별도의 근로감독을 받았다는 이유로 점검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별도 근로감독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반복 계약과 상시·지속 업무의 고용 실태까지 충분히 점검됐다고 볼 수 있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특히 이번에 장기간 반복 근무와 대규모 단기노무직 증가 사례가 드러난 만큼, 노동부가 해당 사안을 별도로 조사하고 기존 감독의 범위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된다.

서왕진 의원은 16일 열린 고용노동부 소관기관 국정감사에서 “발전설비 정비는 발전소의 안전과 운영을 책임지는 상시·지속 업무인데,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할 노동자들을 단기노무직으로 돌려막은 것은 명백한 정규직 전환 회피 행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불법파견 문제가 제기되자 하청노동자를 줄이고 더 불안정한 단기노무직을 늘린 것은 공기업이 앞장서서 나쁜 일자리를 확대한 것”이라며 “정부 지침은 물론 자체 매뉴얼조차 지키지 않은 한전KPS가 쪼개기 계약 실태점검에서 제외된 것은 노동부의 관리·감독 부실을 보여준다”라고 비판했다.

서 의원은 고용노동부에 한전KPS의 반복 계약 실태를 즉각 전수조사하고, 상시·지속 업무의 실질적인 수행 형태와 계약 반복 경위, 근속기간 산정 및 정규직 전환 기준 준수 여부를 확인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편법적인 고용 관행이 확인될 경우 그에 상응하는 시정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국정감사에서 “이번 국감 과정에서 해당 사안을 인지했으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대응을) 적극 검토하겠다”라고 답변했다.

서 의원은 반복적인 단기 계약이 상시·지속 업무의 고용 안정성을 훼손하고 정규직 전환 원칙을 무력화하지 않도록, 한전KPS에 대한 실효성 있는 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angbae030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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