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갭 마이너스 상태… 재정지출 늘어도 물가 압력 제한적”
반도체 중심 성장에 내수 부진 지속… IT·비IT 경기 격차 지적
과거 추경 성장률 0.1%p 효과… “중동 사태 장기화 여부 변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연합뉴스
중동 사태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국내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한국은행 평가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15일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추경 편성이 수요 측 압력을 통해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밝혔다.
한은은 일반적으로 추경이 재정 지출 확대를 통해 수요를 늘려 물가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규모와 사업 구성, 집행 시기 등에 따라 실제 영향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는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 상승 등 비용 측 요인이 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한은은 추경의 물가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는 이유로 경기 상황을 들었다.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잠재 GDP를 밑도는 ‘마이너스 GDP 갭’ 상태여서 재정 지출이 늘더라도 소비나 투자가 급격히 확대되며 물가를 끌어올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경제 성장의 불균형도 요인으로 언급됐다.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비IT 부문은 상대적으로 부진해 경기 회복이 전반적으로 확산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1월 올해 성장률을 1.8%로 전망하면서 IT 부문을 제외하면 성장률이 1.4% 수준에 그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한은은 반도체 수출 회복 등을 반영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0%로 상향 조정했다.
추경이 경제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은은 "추경의 성장 효과는 세부 사업 분야와 규모, 집행 시기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과거 사례를 보면 일정 수준의 성장률 제고 효과는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지난해 13조8000억원 규모의 1차 추경과 16조2000억원 규모의 2차 추경이 각각 경제성장률을 약 0.1%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추경 편성 필요성에 대해서는 다소 신중한 평가를 내놨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이 전년보다 크게 오르는 점을 감안하면 경기 대응을 위한 추경 필요성은 지난해보다 다소 줄었다"면서도 "최근 중동 상황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국내 성장과 물가에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충격의 경제적 여파는 결국 현 상황의 장기화 여부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며 "추경 편성 여부는 정부와 국회가 중동 정세 전개와 경제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차규근 의원은 "추경은 섣부른 미봉책이 아니라 중동 사태로 피해를 입은 수출 기업과 운송업자, 소상공인 등을 위한 지원책"이라며 "정부가 구체적인 지원 대상과 방식, 규모를 신속히 국민에게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이승원기자
다른기사 보기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