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원전,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안전 구축해야
박홍준 동국대 원자력에너지전기공학과 교수
2026년 10월 29일(목) 22:00
최근 정부는 광주와 전남을 중심으로 한 호남권의 반도체 산업 및 육성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전략의 핵심은 반도체 관련 소부장은 물론이고 전력반도체, 인공지능(AI) 및 첨단 패키징 등의 산업을 구축하는 것으로, 해당 사업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막대한 양의 전력 생산과 안정적인 공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앞으로 한빛원전의 전력공급원으로서의 역할은 더욱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한빛원전의 경우 현재 습식저장조에서 보관 중인 사용후핵연료 포화율이 우리나라 원전 부지 중 가장 높다. 현재의 가동률을 가정하더라도 2030년대 초를 넘기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부지 내 습식저장조가 찰 경우 원전은 가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는데, 사용후핵연료 저장공간을 확보하지 못해 원전 운영이 중단된 대만 진산원전의 사례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영구처분장이나 중간저장시설을 마련할 때까지 한빛원전을 가동하기 위해서는 한시적으로라도 부지 내 건식저장시설을 구축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건식 저장 방식은 일정 기간 습식 저장을 거쳐 열과 방사선이 줄어든 사용후핵연료를 두꺼운 금속 용기와 콘크리트 구조물 안에 넣어 보관하는 방식이다. 충분히 식힌 사용후핵연료를 여러 겹의 튼튼한 보호장치 안에 넣고 공기로 식히며 관리하는 방식으로, 미국 등 해외 원전 선진국은 물론 국내 월성원전에서 운영 중인 검증된 저장 방식이다.
필자는 지난 9월 초 한빛원전 건식저장시설 계획을 위한 고창과 영광 지역 주민 토론회에 참석한 적이 있다. 그 자리에서 부지 내 저장시설의 안전성과 관련한 지역 주민의 우려 사항을 청취하였는데 우려는 저장시설 및 저장 용기의 안전성, 자연재해·외부충격 및 방재 대책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전반적인 시설 안전성과 관련하여 해당 기술은 이미 입증된 기술로 미국, 캐나다, 독일, 스웨덴, 핀란드 등 여러 국가에서 이미 수십 년 동안 안전하게 널리 운영해 오고 있다. 저장시설과 용기는 각각 별도의 안전 해석과 각종 실험 등을 통해 설계수명 동안 용접부 균열, 헬륨 누출, 부식 등에 대해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철저한 인허가와 검증 과정을 거치게 된다. 따라서 지역 주민이 우려하는 방사성물질의 외부 유출 가능성, 용기 또는 시설의 냉각 성능 저하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확신하지만 사업자인 한수원은 주민들의 우려에 대해 철저한 설계 반영, 검증을 통해 지역주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자연순환에 의한 냉각방식은 정전이나 외부 전원이 끊기는 상황에서도 냉각 기능을 유지할 수 있으며 공기가 자연스럽게 흐르면서 열을 식히도록 설계된다. 게다가 두꺼운 금속과 콘크리트 용기가 방사선을 충분히 막아주고, 시설 경계 밖의 방사선량도 일반인의 연간 선량 한도보다 낮게 유지되도록 엄격히 관리된다.
그 외에도 지역 주민이 우려하는 기후변화로 인한 지진, 태풍, 해일 등 자연재해 위험에 대한 대책을 더욱더 철저히 설계에 반영해야 한다. 또한 드론 등 외부 충격에 대한 방호대책에도 특히 엄격히 대비하여 안전성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월성원전의 중수로형 건식저장시설은 1992년부터 현재까지 안전하게 운영 중이다. 한빛원전 건식저장시설은 우리나라 경수로 건식저장시설로는 최초이다. 따라서 본 시설의 성공적 구축은 한빛원전의 안정적인 운영뿐만 아니라 포화를 앞둔 타 부지 여건을 고려할 때도 매우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한빛원전을 안정적으로 운영하여 호남 지역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사용후핵연료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현실적 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한수원은 안전성에 기반한 시설계획 수립을, 원안위는 철저한 안전성 검증을, 그리고 지역 주민과 지자체는 합리적 수준의 의견 개진 등이 필요하다. 특히 고준위관리위원회의 고준위저장시설 확보(중간저장시설 2050년, 영구처분장 2060년)가 법적 절차에 따라 차질 없이 병행 추진된다면 한빛원전 건식저장시설 확보는 가능한 일이라 확신한다.
/박홍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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