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국 전쟁, 국제적 피해 확산에도
미·러는 무기판매로 천문학적 이익
경제적 탐욕이 전쟁 종식 지연시켜
▲ 한규만 울산대 명예교수·영어영문학
4개월에 걸친 미국과 이란간 전쟁으로 한국을 포함한 세계는 지금 국제 에너지가격 급등과 물가상승의 고통을 겪고 있으며, 4년 넘게 계속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막대한 인명 피해 뿐만 아니라 국제적 에너지난과 식량난을 겪고 있다. 소위 강대국이 주도하는 이 두 전쟁으로 지구상에 엄청난 물적 피해와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미국 전략국제한제연구소(CSIS) 추산에 따르면 7월 현재, 러-우 전쟁 사상자 수가 러시아 140만명, 우크라이나 60만명 도합 200만명을 넘고 있다. 아주 끔찍한 일이다. 자신 또는 자국의 욕망과 야욕을 채우기 위해 타국 영토를 침공하거나 전쟁을 일으킨 자에게 엄중한 처벌이 필요한 시점이다.
두 전쟁을 지켜보면서 몇 가지 공통점이 발견된다. 전쟁을 일으키는 나라가 핵폭탄을 포함하여 화력이 막강한 강대국들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전쟁을 일으킬 만한 대의명분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또한 침공당하는 피침국들의 방어가 만만치 않다는 점 등이다. 미국이 그렇게 많은 폭탄과 미사일을 퍼부으며 이란 주요 시설을 파괴하지만 속시원한 승리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러시아 또한 우크라이나보다 인구와 영토, 군사력에 있어서 몇 배 크고 강하지만 상대를 쉽게 굴복시키지 못하고 있다. 두 강대국에 우호적인 나라가 없다.
미-러 두 강대국이 전쟁을 수행하는 표면상 애국심과 안보불안이라는 두려움에서 출발하지만 사실은 최고통치자와 군대와 산업계의 경제적 이익창출이라는 비즈니스적 탐욕이 공통점으로 나타난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침공하면서 이란의 핵 위협을 선제공격의 이유로 내세웠으나, 미 의회 청문회에서 조 켄트 국가대테러센터 국장은 “이란이 즉각적인 위협이 되지 않았다”고 발언하였다. 그는 사직한 다음 날 발언에서 이스라엘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로비를 벌이며 이란 공격을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의 경우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표면적인 이유는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시도 저지’와 ‘러시아계 주민 보호’이다. 그러나 주변 국가들은 러시아가 주변 국가들에게 다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팽창주의로 해석하며, 어떤 이들은 푸틴의 마초적인 해로운 남성성이 문제라고 본다.
트럼프가 말로는 이란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구현하기 위해 독재적 신정체제의 교체를 내걸었지만, 이는 다분히 내정간섭 의혹이 있었고, 전쟁후 분명한 계획도 없이 석유자원 통제 등 자국 이익만 내세운 것이 비판받았다. 동맹국 협조와 동의없이 전쟁에 뛰어들어 스스로 국제적 고립을 자초했다. 최근 휴전협정 양해각서가 깨지고 전쟁이 재개되는 상황속에서, 미국 대통령이 글로벌 경제 타격의 주범으로 비난받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트럼프의 잦은 판단오류를 미국 군부-산업복합체(military-industry complex)의 영향으로 해석하는 흐름이 있다. 대표적인 책이 W. 하텅과 B. 프리먼 공저 <미국은 왜 전쟁을 멈추지 못하는가; The Trillion Dollar War Machine>이다. 저자들에 따르면 미국 연예산 약 9400조원 중에 군비 지출은 약 2100조원이다. 미국은 전세계 국방비 지출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전세계 무기시장 점유율은 43% 이상으로 러시아의 3배, 중국의 6배나 된다. 전 세계를 압도하는 미국 군산복합체는 ‘1조달러 전쟁기계’로 불리는데 곧 2조 달러로 폭증될 예정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전 세계에서 끊임없이 분쟁과 무력 개입을 해왔는데, 이 끝없는 전쟁 배후에 ‘군산복합체’가 있다. 이 카르텔은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행정부, 의회, 군부에 이어 언론, 싱크탱크, 대학, 각종 산업에 이르기까지 미국사회 전체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군산복합체와 러시아의 군사산업단지는 전쟁의 장기화에도 관여한다. 무기 판매를 통하여 천문학적인 이익을 얻기 때문이다. 무기 판매를 통해 경제적 이득을 보는 이들이 전쟁 종식을 지연시키는 핵심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트럼프는 세계의 피스메이커일까? 이 거대한 군산복합체의 대리인일까?
한규만 울산대 명예교수·영어영문학
경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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