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양자 생태계 조성을 위한 국제협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대표단은 3월 30일부터 4월 1일까지 영국 런던에서 열린 양자 개발그룹(QDG) 제5차 회의에 참석해 양자 기술의 책임 있는 개발과 상용화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호주, 덴마크, 핀란드, 캐나다, 스웨덴, 네덜란드, 스위스 등 13개국이 참석했다. 우리 측에서는 박종한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을 수석대표로 외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구성된 정부대표단이 회의에 참여했다.
양자 개발그룹은 양자 정보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한 국제 생태계 조성과 기술 보호를 목표로 지난해 7월 출범한 협의체다. 참여국들은 양자 기술이 향후 안보와 산업, 공급망, 투자 환경 전반에 미칠 영향이 큰 만큼 국가 간 공조를 바탕으로 책임 있는 개발 방향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해 왔다.
이 협의체에서는 투자, 공급망, 산업전망, 기술 보호 등 4개 분야를 중심으로 실질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 가운데 투자 분야 공동 선도국을 맡아 민간 투자 촉진과 양자 분야 투자 여건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산업화와 시장 형성, 글로벌 자본 유입 환경까지 함께 고려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이번 제5차 회의는 영국 과학혁신기술부 차관인 패트릭 밸런스 경의 개회로 시작됐다. 참석국들은 양자 기술이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발전해야 하며, 동시에 세계 경제의 번영에도 기여해야 한다는 점에 뜻을 같이했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안보, 투자, 표준 등 3대 분야를 중심으로 보다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회원국들은 연구와 투자 과정에서의 보안 강화를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양자 기술은 미래 전략기술로 분류되는 만큼 핵심 연구성과와 인력, 투자 흐름에 대한 보호가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함께 정부와 투자자 간 협력을 확대해 우호적인 투자 환경을 조성하고, 표준화 협력을 강화해 산업화 기반을 마련하는 방안도 함께 다뤄졌다.
박종한 조정관은 회의에서 양자 생태계 조성을 위해 회원국 간 긴밀한 협력을 지속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양자 기술이 단일 국가의 연구개발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분야라는 점, 그리고 공급망과 투자, 표준이 국제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점을 반영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번 회의에서는 우리 정부의 국내 양자 산업 육성 정책도 소개됐다. 정부는 국내 기업의 양자 분야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등 주요 기업이 참여하는 ‘양자 기술 협의체’ 출범을 추진하고 있다. 이 협의체는 양자 분야 공동 연구개발과 산학연 협력 확대를 논의하는 플랫폼 역할을 맡게 된다.
아울러 정부는 양자 산학 협력 지구, 이른바 퀀텀 클러스터 조성과 양자컴 제조 경진대회인 제조 챌린지 추진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이는 양자 기술을 연구실 수준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산업 현장과 제조 기반으로 연결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특히 대기업과 학계, 연구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를 통해 기술 상용화 속도를 높이고 국내 생태계의 자생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회의 참석은 양자 기술을 둘러싼 국제 질서가 본격적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단순 참여국을 넘어 실질 협력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양자 기술은 향후 국가 안보와 산업 경쟁력, 경제안보와 직결될 가능성이 큰 분야다. 이에 따라 국제협력과 기술 보호, 산업화 기반 마련을 동시에 추진하는 정부의 전략적 대응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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