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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한국 상장 리츠,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장으로 [이지스의 공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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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상장 리츠,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장으로 [이지스의 공간생각]

한국 상장 리츠,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장으로 [이지스의 공간생각]

2026.07.08 16:17

2026.07.0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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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CFO Insight]

강희선 이지스자산운용 대체증권투자파트장(상무)

강희선 이지스자산운용 대체증권투자파트장(상무)

한국 상장 리츠(REITs) 시장은 지난 몇 년간 고금리 환경 속에서도 지속해서 성장해왔다. 국내 기준금리가 21년 0.5%에서 23년 초 3.5%까지 급격히 상승하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국토교통부의 제도 개선과 운용사들의 노력에 힘입어 상장 리츠는 20여 개, 시총 규모는 약 8~9조원으로 확대됐고 개인투자자의 저변도 꾸준히 넓어졌다.

최근 일부 리츠에서 해외 자산의 리파이낸싱 부담과 높은 레버리지에 따른 배당 및 주가 변동성이 나타나면서 시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특정 리츠의 문제가 아니라 성장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성장통'에 가깝다. 오히려 지금은 시장의 외형 확대를 넘어 투자자 신뢰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는 질적 성장의 기반을 다져야 할 시점이다.

글로벌 주요 리츠 시장을 살펴보면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은 자산 규모보다 신뢰에서 비롯됐다. 신뢰를 만드는 핵심 요소는 크게 세 가지다. 건전한 재무구조, 투자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표준화된 공시, 그리고 운용사와 주주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보수체계다.

첫 번째 과제는 건전한 재무구조

국내 상장 리츠는 상당수가 법령과 정관이 허용하는 부채 한도에 근접한 수준까지 레버리지를 활용하고 있다. 반면 싱가포르(S-REIT)는 통화청(MAS)이 총차입한도(45~50% 수준)와 최소 이자보상배율을 함께 규제하며, 실제 리츠들은 이보다 보수적인 LTV 35~40% 수준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J-REIT)은 법적 상한이 없음에도 자율적으로 LTV 40% 안팎을 유지하고, 미국 리츠 역시 신용등급과 시장 규율에 따라 순차입금 대비 이익 지표를 꼼꼼히 관리한다. 이들에게 낮은 레버리지는 성장의 제약이 아니다. 금리 상승기와 자산가치 하락기에 배당을 지키고 리파이낸싱 위험을 흡수하는 핵심 완충장치다.

표준화된 공시와 투명한 투자지표

현재 국내 상장 리츠는 NAV(순자산가치), FFO(운영현금흐름), LTV 등 핵심 지표를 산정하고 공시하는 방식이 운용사마다 다소 상이해 투자자가 종목 간 우열을 비교하기 어렵다. 같은 자산이라도 감정평가 시점이나 평가 방식에 따라 NAV가 달라질 수 있고, 일회성 손익 반영 여부에 따라 배당의 지속 가능성을 투자자가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도 존재한다.

미국 리츠협회(NAREIT)나 유럽 부동산협회(EPRA)와 같은 리츠협회에서는 시장 전체가 공통으로 활용하는 표준 지표와 공시 체계를 통해 투자자가 리츠를 쉽게 비교하고 분석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 왔다. 국내 시장 역시 반복적인 임대수익에서 발생한 배당과 자산 매각차익 등 일회성 요인을 보다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공시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표준화된 공시는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 동시에 투자자와 시장이 소통하는 공통의 언어가 된다.

운용사와 주주의 이해관계 일치시키는 보수체계

국내 리츠의 보수체계는 여전히 매입매각 및 자산규모와 연동되는 구조로, 이는 부동산 사모펀드와 유사하다. 자산의 규모와 매매를 늘릴수록 운용사 보수가 커지는 구조는 영속형 회사로서 주당 가치를 높여야 하는 리츠의 본질과는 다소 어긋날 수 있다. 싱가포르 리츠는 기본보수와 성과보수를 분리해 성과보수를 주당배당금(DPU) 성장이나 순영업이익에 연동하고, 보수 일부를 주식(fee-in-units)으로 지급해 운용사와 주주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킨다. 일본 역시 영업이익이나 순이익에 연동한 성과보수를 적극 활용한다.

리츠 운용사가 장기적으로 주주와 동일한 방향을 바라볼 수 있도록 보수체계를 설계하는 것은 단순한 제도 개선이 아니라 시장의 신뢰를 높이는 중요한 장치다. 국내 시장도 자산 규모 중심의 보수체계에서 점차 주당 가치와 배당 성장 중심의 구조로 발전해 나갈 필요가 있다.

국내 상장 리츠 시장은 이제 성장의 다음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양적 성장이 지금의 시장을 만들었다면 앞으로의 경쟁력은 질적 성장에서 결정될 것이다. 건전한 재무구조, 투명한 공시, 주주와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보수체계는 단기적으로는 시장 참여자들에게 다소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투자자의 신뢰를 높이고 자본시장의 평가를 끌어올리는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된다.

성장통은 성장이 멈췄다는 의미가 아니라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이다. 지금의 과제를 제도와 시장 관행의 성숙으로 연결할 수 있다면, 한국 상장 리츠는 개인과 기관투자자 모두에게 더욱 신뢰받는 투자자산으로 자리매김하며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을 함께 이루는 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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