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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한국 디스플레이 양강, SID 2026서 OLED 패권 경쟁…차세대 기술 총집결

LG디스플레이는 이 기술을 연내 양산에 투입하고, 이후 IT 기기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피지컬 AI 분야로의 확장도 이번 전시의 핵심 메시지다. LG디스플레이는 휴머노이드 로봇용 P(플라스틱)...

한국 디스플레이 양강, SID 2026서 OLED 패권 경쟁…차세대 기술 총집결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미국 LA서 미래 디스플레이 청사진 공개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행사인 'SID 디스플레이 위크 2026'이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컨벤션센터에서 막을 올렸다. 올해 행사의 주인공은 단연 한국의 두 강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다.

두 회사는 나란히 부스를 꾸리고 OLED 기술의 한계를 다시 한번 갈아치우는 신기술들을 쏟아냈다. AI 시대로 접어들면서 디스플레이에 요구되는 성능 기준 자체가 달라지고 있는 가운데, 양사가 내놓은 기술들은 단순한 스펙 경쟁을 넘어 사용 환경 전반을 바꾸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LA에서 열리는 세계정보디스플레이학회 '디스플레이 위크 2026'에 참가한 삼성디스플레이 전시 부스 전경(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전시의 테마를 'AI로 확장되는 디스플레이 혁신'으로 내걸고, 세계 1위 OLED 기업의 위상을 입증할 신기술 네 가지를 공개했다.

가장 이목을 끈 제품은 스마트폰용 OLED 기술 'Flex Chroma Pixel'이다. 고휘도 모드(HBM) 기준 최대 화면 밝기 3000니트를 구현하면서도 BT.2020 색 공간 기준 96%의 광색역을 동시에 달성한 세계 첫 패널이다.

BT.2020은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UHD 및 HDR 방송을 위해 제정한 표준 색 공간으로, 현재 업계에서 가장 넓은 색역을 정의하는 기준이다. DCI-P3와 비교해도 1.7배나 넓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의 색역이 BT.2020 기준 70% 내외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기술이 얼마나 큰 도약인지 가늠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색역을 넓히면 발광 소재의 부담이 커져 휘도가 떨어지거나 수명이 단축되는 트레이드오프가 발생한다. 업계 일부에서 BT.2020 기준 충족을 위해 색 순도를 높이면서 의도적으로 밝기를 낮추는 방식을 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인광감광형 형광(PSF)과 편광판 내재화 기반의 저전력·고휘도 기술 LEAD를 결합해 난제를 극복한 결과, 수명 저하 없이 장수명, 고휘도, 광색역이라는 세 가지 핵심 과제를 동시에 해결했다

두 번째 주목받는 기술은 '센서 OLED 디스플레이'다. 6.8인치에 500PPI(인치당 픽셀 수)의 해상도를 구현한 이 제품은 지난해 SID에서 공개한 374PPI 대비 약 33% 향상된 수치로, 현재 시판 중인 하이엔드 스마트폰과 동등한 수준이다.

핵심은 OLED 소자와 유기 포토다이오드(OPD)를 같은 패널에 집적한 구조에 있다. 화면에서 방출되는 빛으로 혈류량을 측정해 심박수와 혈압 같은 건강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향후 헬스케어 기능이 강화된 스마트 디바이스에 폭넓게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제품에는 사생활 보호 기술 FMP(Flex Magic Pixel)도 결합됐다. 기존 사생활 보호 디스플레이는 측면에서 보면 화면 전체가 검게 보이는 방식이었지만, 이 제품은 픽셀 구동 방식 자체를 바꿔 측면에서는 민감한 정보만 가려지고 배경 화면은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구현했다. 사용자 경험을 해치지 않으면서 개인 정보를 보호하는 보다 정교한 접근이다.

전계발광 퀀텀닷 기술 'EL-QD'도 한 단계 진화했다. OLED 없이 전기 신호만으로 퀀텀닷 픽셀을 직접 발광시키는 방식의 이 차세대 기술은 높은 색 정확도와 전력 효율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올해 공개한 18인치 제품은 500니트, 6.5인치 제품은 400니트 휘도를 달성해 각각 전년 대비 25%, 33% 향상됐다. 이 연구 성과는 SID '올해의 우수 논문(Distinguished Paper)'에 선정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선보인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2.0은 자동차 계기판 형태로 제작됐으며, 200PPI의 해상도를 구현해 지난해 대비 67% 향상됐다. 현재 양산 중인 차량용 디스플레이의 해상도 수준과 동일해, 상용화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제품이다.

마이크로 LED 기반으로 제작된 이 제품은 주행 상황에 따라 속도계 화면이 실시간으로 늘어나거나 변형되며, 텍스트와 그래픽을 선명하게 유지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와 결합 시 운전자의 상황에 맞춰 화면을 동적으로 조정해 시인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창희 삼성디스플레이 CTO는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디스플레이 혁신을 주도하며 고객과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적 나침반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 연구원이 신규 소자가 적용된 3세대 탠덤 OLED 패널의 휘도와 색 정확도를 테스트하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AI 시대를 위한 OLED의 진화'를 주제로, 자사의 독자 기술인 탠덤 OLED 라인업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번 전시장은 탠덤 WOLED, 탠덤 OLED, 혁신 기술 등 세 개 테마 존으로 구성됐으며, 대형·중소형·차량용을 아우르는 OLED 전 제품군을 공개했다.

가장 주목할 발표는 3세대 탠덤 OLED의 세계 첫 공개다. 탠덤 OLED는 OLED 소자를 두 층으로 쌓아 장수명·고휘도·저전력 성능을 동시에 끌어올린 구조로, LG디스플레이가 2019년 세계 처음으로 상용화한 이후 기술 주도권을 유지하고 있는 분야다. 2023년 2세대를 양산에 적용한 지 3년 만에 차세대 기술을 공개했다.

이번에 선보인 3세대 탠덤 OLED는 차량용으로 설계됐다. 최대 1200니트의 고휘도에서 상온 기준 1만5000시간 이상 구동해도 화질 저하가 없는 내구성이 특징이다.

연구진은 정공과 전자의 이동 경로를 최적화해 열화 현상을 최소화하는 새로운 소자 구조를 개발했으며, 딥 블루 도판트(Deep Blue Dopant) 적용을 통해 색 순도·색 재현율·휘도·수명 등 핵심 성능 지표를 고루 향상시켰다.

소비 전력은 기존 대비 18% 감소했고, 수명은 두 배 이상 늘었다. LG디스플레이는 이 기술을 연내 양산에 투입하고, 이후 IT 기기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피지컬 AI 분야로의 확장도 이번 전시의 핵심 메시지다. LG디스플레이는 휴머노이드 로봇용 P(플라스틱)-OLED를 일반 관람객 대상으로 처음 공개했다.

이 제품에는 차량용 탠덤 OLED 기술이 적용됐다. 플라스틱 기판 기반의 P-OLED는 높은 설계 자유도 덕분에 업체마다 다른 로봇 디자인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으며, 다양한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하는 휴머노이드의 요구 조건을 충족한다.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디스플레이에서 축적된 내구성·고휘도·장수명 기술 역량을 로봇 분야로 이식하는 전략을 명확히 했다.

게이밍 모니터 분야의 성과도 눈길을 끈다. 이번 전시에서는 SID '올해의 디스플레이'에 선정된 720Hz 주사율의 27인치 OLED 패널, 세계 첫 39인치 5K2K 초고해상도 커브드 OLED 패널이 공개됐다.

5K 220PPI의 고해상도를 달성한 27인치 OLED 패널은 RGB 스트라이프 구조와 새로운 패널 설계를 통해 색 선명도를 높이고 색 번짐 같은 왜곡 현상을 최소화했다.

AI 노트북 시대를 겨냥한 16인치 탠덤 OLED도 공개됐다. 기존 OLED 대비 두께와 무게를 줄이면서 배터리 사용 시간을 최대 2.3시간 연장할 수 있는 저전력 설계가 핵심이다.

차량용 분야에서는 운전석부터 조수석까지 이어지는 57인치 P2P(필러 투 필러) 패널, 천장에 수납됐다가 필요 시 내려오는 32인치 슬라이더블 OLED 등을 콘셉트카 형태로 전시해 SDV(소프트웨어중심차량) 시대의 실내 공간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OLED TV 분야에서는 자사 독자 기술 '프라이머리 RGB 탠덤 2.0'을 적용한 패널이 소개됐다. 최대 휘도 4500니트와 업계 최저 수준의 초저반사율 0.3%를 동시에 구현해, 밝은 환경에서도 선명한 화질을 제공하는 것이 강점이다.

최영석 LG디스플레이 CTO는 "독보적인 R&D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최고의 OLED 혁신을 이끌어 왔다"며 "기술 중심 회사로서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 리더십을 확고히 구축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SID 2026에서 드러난 공통적인 흐름이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모두 단순한 스펙 향상에 머물지 않고, AI·로보틱스·SDV 등 새롭게 열리는 시장을 겨냥한 기술 포트폴리오를 구체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헬스케어 센서 내재화와 고색역을 스마트폰 화면에서 구현하는 데 집중한다면, LG디스플레이는 탠덤 OLED라는 플랫폼 기술을 차량과 로봇 영역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택했다. 두 방향 모두 디스플레이가 단순한 출력 장치를 넘어 기기의 기능과 정체성을 결정하는 핵심 부품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두 회사가 이번 SID에서 공개한 기술들은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이 여전히 기술 최전선을 지키고 있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앞으로 이 기술들이 실제 제품에 얼마나 빠르게 녹아들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굿모닝경제 노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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