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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하나원큐 흥행 이어 슈퍼쏠 개편 예고…은행권 슈퍼앱 경쟁 본격화

토스와 카카오뱅크는 각각 1800만~1900만명대 MAU를 기록하며 은행권을 크게 앞서고 있다. 사용자 경험과 서비스 완성도 측면에서의 경쟁력 확보 없이는 슈퍼앱 전략이 단순한 '이름만의 통합'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하나원큐 흥행 이어 슈퍼쏠 개편 예고…은행권 슈퍼앱 경쟁 본격화

증권·보험·결제까지 통합…은행 앱 ‘생활 플랫폼’으로 진화

하나원큐 흥행 이어 신한 슈퍼쏠도 앱 개편 예고…슈퍼앱 전환 경쟁 본격화

슈퍼앱 경쟁 본질 '디지털자산'…코인지갑·예금토큰 주도권 싸움

사진=AI 생성 이미지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시중은행들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전면 개편하며 ‘슈퍼앱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단순 송금과 조회 중심의 기존 뱅킹 기능에서 벗어나 증권·보험·연금은 물론 생활 서비스까지 하나의 플랫폼에 통합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면서, 은행 앱의 성격 자체가 빠르게 바뀌는 모습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를 단순한 디지털 전환을 넘어 향후 디지털자산 시대의 주도권을 둘러싼 전초전으로 보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올해 들어 모바일 앱 개편과 통합 작업에 속도를 내며 ‘슈퍼앱’ 구축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과거에는 은행·카드·증권 등 계열사별로 분리된 앱을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이를 하나로 묶어 고객 접점을 단일화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고객이 금융 활동을 위해 여러 앱을 오가는 구조에서 벗어나 하나의 플랫폼 안에 머무르게 하려는 ‘락인(Lock-in)’ 전략이 본격화된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하나은행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하나은행 모바일 앱 ‘하나원큐’는 지난 2월 전면 개편 이후 단 한 달 만에 사용자 수가 1500% 이상 급증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신규 설치 건수만 180만건에 달했고, 사용자 증가 수 역시 170만명을 넘어서는 등 단기간에 폭발적인 성과를 기록했다. 금융권에서는 단순한 이벤트 효과를 넘어 사용자 경험(UI·UX) 전면 개편과 맞춤형 서비스, 공격적인 마케팅이 결합된 결과로 보고 있다.

하나은행은 특히 ‘AI연금투자 솔루션’을 통해 자산관리 기능을 강화하며 앱의 성격을 단순 거래 도구에서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데 집중했다. 고객의 투자 성향과 자산 상황을 분석해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연금 적립부터 인출까지 전 과정을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점이 특징이다. 여기에 참여형 이벤트와 지속적인 보상 구조를 결합해 이용자 체류 시간을 늘리는 전략도 병행했다.

사진=하나은행 홈페이지 캡쳐

다만 이러한 급격한 성장세가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시각도 존재한다. 프로모션 기반 유입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실제 활성 이용자로의 전환과 장기적인 이용 유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제는 얼마나 많은 고객을 확보하느냐보다 얼마나 오래 머물게 하느냐가 경쟁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하나은행은 고객을 앱에 머물게 하기 위한 전략으로 최근 웹툰·도서 플랫폼 리디와 금융·콘텐츠 협력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리디는 ‘하나원큐’ 앱에서 만화·웹툰·웹소설 콘텐츠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금융 앱 내에서 콘텐츠 소비가 가능한 구조를 구축하고, 이용자에게 포인트 지급과 인기 지식재산권(IP) 굿즈 제공 등 다양한 혜택을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리디 이용자는 하나은행의 디지털 금융 서비스와 연계된 혜택을 누릴 수 있고, 하나은행 고객은 앱 내에서 콘텐츠를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된다.

현재까지 시장 선두는 KB국민은행이다. ‘KB스타뱅킹’은 지난해 말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MAU) 1416만명을 기록하며 시중은행 가운데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신한은행 ‘SOL뱅크’ 역시 같은 시점 기준 1030만명을 기록하며 뒤를 잇고 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구체적인 MAU 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021년부터 앱 통합 전략을 본격화하며 은행 거래뿐 아니라 카드, 보험, 증권, 공공서비스까지 하나의 앱에 담아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확장해왔다. 특히 분산돼 있던 앱을 과감히 통폐합하며 사용자 경험을 단순화한 점이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우리은행 역시 2024년 말 ‘뉴 우리WON뱅킹’을 선보였다. 카드, 캐피탈, 종합금융, 저축은행 등 계열사 서비스를 하나로 묶고 타 금융사 계좌까지 통합 조회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개인의 자산과 소비 패턴을 분석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도 추가되며 점차 ‘개인화 금융’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흐름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오는 6월 ‘뉴 슈퍼SOL’을 출시하며 본격적인 반격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단순 통합을 넘어 디지털자산 플랫폼으로의 확장이다. 신한금융은 슈퍼앱에 ‘코인지갑’ 기능을 탑재해 향후 가상자산 거래와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지원하는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한국은행의 ‘프로젝트 한강 2단계’에 참여해 예금토큰을 실제 결제에 활용하는 실증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사진=신한 슈퍼SOL 고객안내문

이처럼 은행들이 슈퍼앱 경쟁에 뛰어드는 배경에는 디지털자산 시장 선점이라는 보다 근본적인 목적이 자리하고 있다. 향후 원화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자산이 제도권에 편입될 경우, 고객이 가장 자주 사용하는 금융 앱이 곧 자산 관리와 결제의 핵심 채널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를 두고 “슈퍼앱 경쟁의 본질은 디지털자산 플랫폼 주도권 확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주요 은행들은 디지털자산 관련 조직을 잇따라 신설하며 제도화 이후를 대비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디지털자산 전담팀을 꾸리고 커스터디 기업 투자에 나섰고, 신한은행은 ‘미래혁신그룹’을 통해 관련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하나금융 역시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 참여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으며, NH농협은행도 블록체인 조직을 확대 개편해 대응에 나섰다.

다만 슈퍼앱 전략이 순항하는 것만은 아니다. 기능을 한데 모으는 과정에서 앱 용량이 커지고 구동 속도가 느려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일부 은행에서는 로딩 지연이 민원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또한 계열사 간 고객정보 공유를 제한하는 규제 역시 완전한 통합을 어렵게 만드는 구조적 한계로 지적된다.

빅테크 및 인터넷전문은행과의 격차도 여전히 과제다. 토스와 카카오뱅크는 각각 1800만~1900만명대 MAU를 기록하며 은행권을 크게 앞서고 있다. 사용자 경험과 서비스 완성도 측면에서의 경쟁력 확보 없이는 슈퍼앱 전략이 단순한 ‘이름만의 통합’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은 슈퍼앱 경쟁을 멈추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제, 투자, 자산관리, 디지털화폐까지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연결되는 구조가 자리잡을 경우, 선점 효과가 매우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은행권 슈퍼앱 경쟁은 단기적인 이용자 확보를 넘어 장기적인 금융 패러다임 전환과 맞물려 있다. 디지털자산 제도화와 결제 인프라 변화가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어떤 은행이 플랫폼 주도권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향후 금융시장의 판도 역시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앞으로의 경쟁은 고객을 얼마나 자주, 오래 앱에 머물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슈퍼앱은 단순한 앱이 아니라 금융 생태계의 중심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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