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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하나금융 '청라 시대' 본격화…디지털·글로벌 전략 전환 가속

이미 구축된 통합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IT 인프라를 집적하고, 이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 디지털 자산... 디지털 집적→글로벌 확장…청라의 역할 확대 특히 최근 금융권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AI 기반 자산관리...

하나금융 '청라 시대' 본격화…디지털·글로벌 전략 전환 가속

9월 본사 이전 앞두고 계열사 재배치·운영 체계 재정비 착수

데이터센터 집적 기반 디지털 전환 가속…미래금융 HQ 구축

글로벌 전진기지 구상 속 조직·지역 변화 기대…변수도 상존

인천 청라국제도시 하나금융그룹 헤드쿼터(HQ) 조감도. 사진제공=하나금융그룹

[오피니언뉴스=김솔아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청라 시대’를 선언하며 본격적인 전략 전환에 나섰다. 오는 9월 인천 청라국제도시로 본점을 이전하는 이번 결정은 단순한 사옥 이동을 넘어 그룹의 운영 방식과 성장 전략 전반을 재설계하는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2012년부터 추진해온 하나드림타운 프로젝트가 약 14년 만에 완성 단계에 접어들면서, 그간 구축해온 인프라를 기반으로 실제 전략 실행 국면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오는 9월 본점의 인천 청라국제도시 이전을 앞두고 계열사 재배치와 조직 운영 방식 개편을 포함한 전반적인 전략 재정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기존 여의도·을지로·강남 등에 분산돼 있던 주요 기능을 청라 중심으로 재편하는 한편, 통합데이터센터와 연계한 디지털 기반 협업 체계를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본사 이전을 계기로 계열사 간 협업과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는 방향의 운영 체계 재편이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앞서 하나금융이 추진해온 청라 헤드쿼터 건립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청라국제도시에 조성 중인 하나드림타운 3단계 사업의 공정률은 약 92%로, 오는 6월 준공이 예정돼 있다. 해당 건물은 1만 1000㎡ 부지에 지하 7층~지상 15층, 연면적 약 12만 8000㎡ 규모로 조성됐으며 현재 막바지 인테리어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곳에는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을 포함한 6~8개 계열사 직원 약 2800명이 근무할 예정으로, 데이터센터와 글로벌캠퍼스를 포함할 경우 전체 집적 인력은 5000~6000명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하나드림타운 사업이 마무리되면 인천 금융산업의 도약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역시 올해 주주총회 서한에서 “청라 신사옥으로의 이전은 공간의 변화를 넘어 하나금융그룹의 역량을 재정비하고 낡은 관행을 탈피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업무 환경과 혁신된 기업 문화가 결합된 새로운 터전에서 한 단계 더 높은 도약을 이뤄내겠다”고 다짐했다.

하나금융그룹의 헤드쿼터가 될 건물. 사진제공=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전략 전환 본격화…계열사 시너지 강화

이번 이전의 핵심은 공간의 이동을 넘어 기능의 재배치에 있다. 기존에는 여의도·을지로·강남 등으로 분산돼 있던 계열사와 조직이 청라를 중심으로 재편되며, 그룹 차원의 협업 구조가 한층 밀도 있게 재구성될 전망이다. 특히 하나금융은 본사와 통합데이터센터, 인재개발원 등을 한 곳에 집적해 계열사 간 협업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물리적 거리를 줄이는 차원을 넘어 의사결정 구조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같은 변화는 기존 금융지주 운영 방식과 대비된다. 그동안 금융지주들은 계열사 간 독립성을 유지하는 구조 속에서 필요 시 협업하는 ‘연합체’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하나금융은 청라 집적을 통해 하나의 조직처럼 움직이는 구조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비용 효율성뿐 아니라, 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 속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특히 디지털 금융 환경에서는 서비스 기획, IT 개발, 리스크 관리 등이 동시에 작동해야 하는 만큼 물리적·조직적 통합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전환 전략과의 연계성도 이번 이전의 핵심 축이다. 하나금융은 청라를 단순한 업무 공간이 아닌 데이터와 기술이 결합된 미래금융 전진기지로 설정하고 있다. 이미 구축된 통합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IT 인프라를 집적하고, 이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 디지털 자산, 플랫폼 금융 등 신사업 대응력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데이터와 조직, 의사결정 체계를 하나의 공간에 결합함으로써 디지털 경쟁력을 구조적으로 강화하는 모델을 지향하는 셈이다.

디지털 집적→글로벌 확장…청라의 역할 확대

특히 최근 금융권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AI 기반 자산관리, 스테이블코인,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등 신사업은 고도화된 데이터 처리 역량과 빠른 의사결정 체계를 요구한다. 이러한 영역에서는 기존처럼 조직이 분산된 상태보다, 데이터와 인력이 한 곳에 모여 있는 구조가 훨씬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금융이 청라를 ‘데이터 기반 금융회사’로의 전환 거점으로 설정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글로벌 전략 측면에서도 청라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인천국제공항과 인접한 입지를 활용해 해외 네트워크와의 연결성을 강화하고,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는 거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하나금융은 이미 20여개국에 걸쳐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허브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청라 HQ가 이러한 역할을 수행할 경우, 단순한 국내 본사를 넘어 글로벌 전진기지로 기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글로벌 금융사들은 본사 기능을 단순 행정 중심에서 벗어나 전략·투자·데이터 허브로 재편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스페인의 산탄데르은행이 금융타운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을 확장한 사례처럼, 하나금융 역시 청라를 기반으로 유사한 모델을 구축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단순히 해외 지점을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본사 차원에서 글로벌 전략을 총괄하고 실행하는 구조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다.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위치한 하나금융 통합데이터센터. 사진제공=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이 제시한 ‘다핵 거점 전략’ 역시 이러한 변화의 연장선에 있다. 청라를 미래금융 HQ로 설정하는 동시에, 여의도는 자본시장, 을지로는 은행 중심, 강남은 혁신금융 거점으로 기능을 분화하는 방식이다. 이는 특정 지역에 모든 기능을 집중하기보다 역할에 따라 거점을 나누는 구조로, 효율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특히 청라를 전략·기술 중심지로 설정함으로써 기존 조직 구조를 기능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의도가 반영돼 있다.

또한 젊은 인력 유입과 조직문화 변화 측면에서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존 도심 중심의 근무 환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업무 공간에서 근무하게 되면서, 업무 방식과 조직 문화 전반에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를 계기로 보다 유연한 근무 방식과 협업 문화를 도입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 대규모 인력 이동은 주거·상업 수요 증가로 이어지며, 청라 일대의 도시 구조 변화와 맞물리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인근 지역에서는 오피스텔과 임대 수요가 증가하고, 일부 단지에서는 거래량과 가격이 소폭 상승하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이는 단순 기대감이 아닌 실제 수요 유입이 반영되기 시작한 초기 단계로 해석된다.

여기에 교통·상업·의료 인프라 확충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청라에는 대형 복합시설과 교통망 확장, 의료 인프라 구축이 예정돼 있어 금융지주 이전과 맞물리며 자족형 도시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 하나금융 이전이 단순 기업 이전을 넘어 지역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기대와 변수 공존…서울 중심 구조는 여전히 유효

다만 이번 이전이 모든 기능의 완전한 이동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신중한 시각도 존재한다. 금융업 특성상 금융당국, 시장 참여자, 주요 기관과의 네트워크가 여전히 서울에 집중돼 있는 만큼, 청라 이전은 핵심 전략 기능 중심의 재편에 가까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하나금융 역시 여의도와 을지로 등 기존 거점을 유지하며 기능별 역할을 병행하는 구조를 택하고 있다.

또한 인력 이동에 따른 조직 적응 문제, 생활 인프라 정착 여부 등도 단기적으로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일부 직원들의 경우 출퇴근 거리 증가나 생활 환경 변화에 대한 부담이 있을 수 있어, 조직 내부 관리 역시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금융의 ‘청라 시대’는 단순한 본사 이전을 넘어 금융지주 운영 방식의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물리적 공간 재편을 통해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 전략을 동시에 추진하는 실험이라는 점에서, 향후 성과에 따라 금융권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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