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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필동정담] 머스크의 바벨탑 실험

인공지능(AI)이 언어 장벽을 없앨 수 있음을 X는 가장 먼저 증명했다. 바벨탑 쌓기에 비견할 혁명적인 변화다. 나는 "뉴욕 부동산 폭등이 미국 미술의 몰락을 불렀다"는 글을 썼다가, 일본 예술가에게 "일본의 현대미술...

[필동정담] 머스크의 바벨탑 실험

기성 언론엔 안타깝지만 일론 머스크의 소셜미디어 X는 이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독보적 언론이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인 트루스소셜을 제외하면 한국 대통령을 비롯해 전 세계 모든 지도자와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X로 소통한다. 전쟁과 휴전 소식도 X의 속보를 기존 매체들이 몇 분, 몇 시간 뒤에 받아쓰는 지경이 됐다.

머스크가 지난 7일 전례 없는 실험에 나섰다. X의 모든 게시물에 실시간 번역을 도입해 버린 것이다. 인공지능(AI)이 언어 장벽을 없앨 수 있음을 X는 가장 먼저 증명했다. 바벨탑 쌓기에 비견할 혁명적인 변화다. 나는 "뉴욕 부동산 폭등이 미국 미술의 몰락을 불렀다"는 글을 썼다가, 일본 예술가에게 "일본의 현대미술 시장은 볼펜 시장보다 작다"고 댓글을 받는 상상도 못 한 경험을 했다.

이 실험의 목적이 지구 반대편 친구와 수다를 떨거나, 이탈리아인을 기괴한 파스타 요리로 놀리기 위해서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괴짜처럼 보이지만 INTJ로 용의주도한 전략가인 머스크는 다 계획이 있다. xAI는 우주산업과 전기차에서 선도기업을 만든 그의 아픈 손가락이다. 콜로서스라는 세계 최대 규모 데이터센터를 건립하고 있지만, 천문학적 투자에도 불구하고 앞선 AI 기업의 뒤를 쫓는 신세다. 그런데 요즘 '폼이 미쳤다'는 클로드의 강점은 탁월한 언어 능력이고, 6억명 X 사용자가 언어장벽 없이 더 높은 밀도로 소통할수록 AI의 언어는 고도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제 X는 더 이상 자신이 구독한 계정을 보여주는 관계 중심 소셜미디어가 아니게 됐다. 전 세계인의 글을 알고리즘 추천에 따라 만나는 뉴스미디어의 성격이 한층 진화됐으니, 그의 정치적 입김은 더욱 세질 게 분명하다. 게다가 머스크는 xAI의 거대언어모델(LLM) 그록을 테슬라에 탑재했다. 다음은 옵티머스 로봇 차례다. 온갖 밈의 발상지이자, 창의적인 언어가 쏟아지는 X의 언어는 학습돼 '반려 로봇'의 언어가 될 것이다. 머스크는 다 계획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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