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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피스피스스튜디오 IPO] '1조' 몸값 3분의 1로…추락한 패션 유니콘

무신사 플랫폼을 떠난 직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크림(KREAM), W컨셉 등 다른 플랫폼에 잇따라 입점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이들 플랫폼은 모두 패션 시장에서 무신사의 경쟁사로 손꼽히는 곳들이다. 업계...

[피스피스스튜디오 IPO] '1조' 몸값 3분의 1로…추락한 패션 유니콘

D2C 전환 후 고정비 증가 결과…모순적 유통전략도 패착 원인 지목

여성 패션 브랜드 ‘마르디 메크르디(MARDI MERCREDI)’를 운영하고 있는 피스피스스튜디오는 롤러코스터와 같은 몸값(밸류)이 화두다. 프리IPO 당시만해도 조 단위 몸값이 기대되는 패션 유니콘이었는데, 막상 뚜껑(증권신고서)을 열어보니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2020년 이후 합리적인 가격과 ‘꽃무늬’ 로고 플레이를 앞세워 빠르게 고속 성장했으나, 이 과정에서 갑작스러운 유통(DT) 전략 변경과 급격한 브랜드 이미지 소모로 피로감이 쌓이며 성장성이 크게 둔화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마르디 메크르디 패션브랜드(사진:홈페이지)

13일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피스피스스튜디오는 2025년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이 약 1179억원으로 전년 대비 3.61% 증가하는 데에 그쳤다. 2022년에 연 매출 373억원을 기록한 이후 △2023년 722억원(93%↑) △2024년 1138억원(58% ↑)  등으로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나던 매출 성장이 멈췄다는 평가다. 실제로 별도재무제표 기준으로 보면 연 매출이 2024년 1087억원에서 2025년 1025억원으로 5.6% 줄어드는 '역성장 쇼크'가 나타났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도 반토막났다. 연결 기준 2024년 282억 원에서 2025년 167억 원으로 약 41% 감소했다. 별도 기준으로는 326억 원에서 153억 원으로 무려 53% 줄었다.

패션 업계에선 마르디 메크르디 성장성이 꺾인 결정적 원인 중 하나로 ‘유통 전략’을 지목한다. 마르디 메크르디는 본래 2020~2022년에 온라인 플랫폼인 무신사와 29CM를 통해 급성장한 브랜드다. 그러다 “플랫폼 의존도를 낮추고 자생력을 키우겠다”면서 D2C(자사몰 중심 직접 판매) 전환을 선언했고, 2023년말 급작스럽게 무신사 플랫폼에서 퇴점했다.

이러한 D2C 전략은 2023년 약 56억 원 수준이던 자사몰 매출을 2025년 약 537억 원으로 10배 가까이 끌어올린 효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자체적인 마케팅과 운영비 등의 고정비 부담이 그 만큼 늘어나며 수익성 악화를 직접적 유발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대비 2025년에 광고선전비는 약 22억원에서 98억원으로 4.5배 급증했다. 같은 기간 인건비도 2배 이상 늘어났다.

마르디 메크르디는 중국, 일본, 홍콩 등 아시아 전역에서 해외 D2C 사업을 빠른 속도로 확장해나갔지만 시행착오도 겪었다. 중국에서는 라이센스 비즈니스를 통한 전개를 추진했다가 사업을 모두 철수하고 직진출로 전환하면서 혼란을 야기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1% 가량 줄어들었다.

일각에서는 마르디 메크르디가 내세운 ‘D2C’ 강화 철학이 모순적이라는 평가도 제기한다. 무신사 플랫폼을 떠난 직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크림(KREAM), W컨셉 등 다른 플랫폼에 잇따라 입점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이들 플랫폼은 모두 패션 시장에서 무신사의 경쟁사로 손꼽히는 곳들이다.

업계 관계자는 “D2C를 선언했던 마르디 메크르디가 자신들 디자인을 카피한 모조품(짝퉁)이 수없이 유통되는 오픈마켓에 버젓이 입점하는 모습을 보면서 브랜드 철학과 진실성이 퇴색되는 모습이었다”면서 “입점 당시에는 회원 1000만 명 이상 트래픽을 보유한 대형 플랫폼과의 협업과 마케팅 파급력을 깨닫지 못했다가 뒤늦게 절실히 느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르디 메크르디는 2023년 500억원 규모로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할 때만 하더라도 최대 1조원 이상 몸값을 기대하며 ‘패션 유니콘’으로 화려한 코스닥 상장이 기대됐다. 그런데 2년만인 2025년 성적표가 기대치를 크게 밑돌면서 지난달 예비심사 청구 과정에서 눈높이를 대거 낮춰야만 했다. 공모가 희망 밴드는 1만9000~2만1500원, 총 공모액은 432억~489억원이다. 예상 시가총액은 2693억~3048억원에 그친다.

최초 투자 당시 기대했던 몸값보다 3분의 1로 밸류가 급감했지만 자본시장에서는 시가총액 3000억원 이상도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외 패션 시장 트렌드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피스피스스튜디오는 여전히 ‘꽃무늬’를 앞세운 마르디 메크르디 로고 플레이로 매출 80% 이상을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안정성이 열위하다는 의미다.

실제로 한때 마르디 메크르디와 국내 패션 시장에서 ‘3마’라고 불렸던 경쟁 브랜드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마뗑킴은 각각 지난해 연 매출을 2000억 원 이상까지 확대하며 마르디 메크르디와 격차를 벌렸다.

이러한 시장 판도 변화는 패션 시장에서 유통사와 브랜드의 관계를 잘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해석된다. 패션 업계에서는 수수료를 지급하면서 플랫폼에 입점하는 것을 꺼려서 사업 초기부터 자사몰 중심의 D2C 영업을 전개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해외에서는 대표적 사례가 나이키(Nike)이고, 국내는 뷰티 대장주인 에이피알이 있다. 플랫폼에 입점하는 순간부터 자신들의 성장 가능성을 제한할 수도 있고, 종속 관계로 속박한다며 근거없이 부정적인 시선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해당된다.

그런데 플랫폼이 제공하는 판매 노하우와 경험, 인적자원 등의 가치를 일방적으로 저평가할 경우 문제가 될 수도 있다. 피스피스스튜디오가 이에 해당된다는 지적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준비 과정 없이 D2C에 나설 경우 역성장 할 수 있다는 사례를 남겼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수많은 브랜드들이 각자의 개성과 사업 성장 속도 등에 따라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할 수 있으나 철저한 준비와 밑바탕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는 성급한 판단이 더 큰 문제를 부를 수 있다”면서 “브랜드가 성공 가도를 타고 잘 나갈때는 D2C 전략이 효과적일 수 있지만 이로 인해 높아진 고정비 규모가 브랜드의 경쟁력이 꺾였을 때에 독이 돼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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