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

[프리즘] 해외직접투자법 제정해야 할 때

최근 조선·반도체 등 전략산업 3500억 달러 대미투자협약 이행을 위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는 관세 협상과 연계된 정부 주도 해외 투자를 규정한 예외적 입법이다. 해외직접투자법 제정이 필요한 이유는 다음과...

[프리즘] 해외직접투자법 제정해야 할 때

김영환 광운대 경영대학원 특임교수

경영 참여를 위해 10% 이상 지분을 취득하는 직접투자는 국내 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와 우리의 해외 투자로 나눌 수 있다. 지난 30년간(1996~2025년) 해외 투자는 9115억 달러로 외국인 투자의 약 3배에 이른다. 최근 조선·반도체 등 전략산업 3500억 달러 대미투자협약 이행을 위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는 관세 협상과 연계된 정부 주도 해외 투자를 규정한 예외적 입법이다. 해외직접투자법 제정이 필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입법 공백으로 시장경제 전환국 등 여건이 좋지 않은 곳에서 한국의 투자 기업은 국내법과 단절된 채 고군분투하고 있다. 외국환거래법엔 투자 신고와 제재 조치는 있으나, 기술·생산·수출입 등 해외 경영활동 전반을 포괄하는 내용은 없다. 현행 외국인투자촉진법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차관·규제 위주에서 적극적 유치로 정책을 전환해 제한 업종 외 투자 자유화·경제적 효과분석·외국인투자위원회 등을 규정한 것이다. 해외 투자도 상응하는 법이 필요하다.

둘째, 전쟁 빈발, 자원·기술의 무기화 등에 따른 공급망 단절 대응 수단으로 중요해진 해외 투자를 체계적으로 뒷받침할 제도 정비다. 기업들은 상이한 법·제도, 정치적 급변 같은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현지 경쟁우위 확보, 천연자원과 낮은 인건비 활용, 관세 회피 등을 위해 해외에 투자한다. 공급망 안정에도 해외 생산 후 국내 공급이 단순 수입보다 유리하다. 리스크가 더 낮은 수출은 앞으로도 중요하지만 상대국은 이를 시장 잠식, 산업 약화, 대외 의존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해외 투자는 상대국 산업 발전, 일자리 창출 등에 기여해 우호적 관계를 형성하는 중요 수단이나 국가 차원의 조정 시스템은 부재하다.

셋째, 한정된 자원을 기술집약, 고부가 활동에 투입하고, 그 외 영역은 해외 투자로 대응하는 것이 지속 성장의 요체다. 외환위기 이전 한국과 일본에서 보듯, 외국인 투자 유치는 선택적 수단이나 산업화·선진화에 따른 해외 투자 증가는 필연이며 각국 공통의 현상이다. 해외 투자가 성공하려면 정보 제공, 정치 리스크 방어와 투자 보호, 현지 경영애로 해소 등 경제적 효과와 대외 관계를 고려한 적절한 조정과 법적 토대가 필요하다.

해외 투자가 산업 공동화를 초래한다는 인식은 장기간 관련 법 제정의 걸림돌이었다. 그러나 이는 기업 환경 개선으로 해결할 문제다. 해외 투자는 산업구조 고도화, 중간재와 장비 수출 증가, 고임금 고용 확대 등 긍정적 효과가 크다. 글로벌 경영과 공급망 리스크 관리를 국가가 지원하는 해외직접투자법 제정이 시급하다.

김영환 광운대 경영대학원 특임교수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