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가 행정 시스템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우를 배제하고 리눅스 기반 워크스테이션으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디지털 주권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프랑스 디지털총국(DINUM)은 8일(현지시간) “윈도우에서 벗어나 리눅스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워크스테이션으로 전환한다”라고 발표했다.
DINUM은 총리실 산하 범정부 디지털 정책을 총괄하는 핵심 조직으로, 이번 결정은 단순한 기술 교체를 넘어 국가 차원의 전략적 전환으로 평가된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기업총국(DGE), 국가사이버보안청(ANSSI), 국가조달청(DAE) 등 주요 기관도 참여한다.
리눅스 전환은 프랑스가 추진하는 유럽 외 기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추진하는 전략의 3대 핵심 조치 중 하나다. 정부는 오는 가을까지 부처별 실행 계획을 수립하고, 워크스테이션뿐 아니라 협업 도구, 백신, AI, 데이터베이스, 가상화, 네트워크 장비 등 전반적인 IT 인프라 재편에 나설 예정이다.
이미 일부 분야에서는 변화가 시작됐다. 프랑스는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소속 약 8만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기존의 MS 팀즈(Teams), 줌(Zoom), 드롭박스(Dropbox) 대신 자체 오픈소스 기반 협업 도구로 전환을 완료했다. 이들은 ‘라 쉬트(La Suite)’로 불리는 생산성 플랫폼 내에서 챠프(Tchap), 비지오(Visio), 프랑스트랜스퍼트(FranceTransfert) 등의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또 프랑스 정부는 2026년 말까지 국가 보건 데이터 플랫폼 역시 ‘신뢰 가능한 주권형 솔루션’으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데이터 주권 확보와 보안 강화를 동시에 겨냥한 조치로 해석된다.
정치권도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데이비드 아미엘 공공행동 및 회계 담당 장관은 “이제 국가는 의존을 인식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되며, 반드시 벗어나야 한다”라며 “데이터와 인프라, 전략적 결정이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솔루션에 좌우되는 상황은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미국 기술에 대한 의존 탈피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앤 르 헤난프 AI 및 디지털 담당 장관도 “디지털 주권은 선택이 아니라 전략적 필수”라고 강조하며 정책 방향에 힘을 실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단순한 기술 선택을 넘어, 유럽과 미국 간 기술·정치적 긴장에서 나온 전략적 대응으로도 해석된다. 특히 프랑스는 유럽연합(EU)의 핵심 국가로서, 이번 정책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다른 회원국은 물론 공공기관 및 민간 기업까지 연쇄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한편, 오픈소스 기술의 성숙도 역시 이러한 변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리브레 오피스(LibreOffice)나 오픈수세(openSUSE)와 같은 유럽 기반 오픈소스 솔루션이 상용 소프트웨어에 근접한 기능을 제공하면서, 비용과 통제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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