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희 전 강동대 교수
여전히 끝나지 않을 듯한 더위와 열대야는 태풍 영향으로 처서 지나 조금씩 꺾여 저녁이면 풀벌레 소리와 함께 선선한 초가을이다. 계절의 변화무상은 24절기의 오묘한 과학적 기상변화로, 어느 누구도 붙잡을 수 없는 자전과 공전현상에 의한 자연의 힘을 보여주며 신비로움마저 느끼게 한다.
한 여름 무덥던 시절 언제쯤 이 폭염이 물러가나 했으나 금세 물러가고 있다. 그래도 한낮의 무더위는 여전하다. 왜 이리 뜨거운가? 어르신들께 여쭤보면 곡식이 빨리 익어 가을 추수 끝내고 겨울 준비 해야 해서 덥다고 하였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야 추석도 오고 풍년의 수확을 할 수 있지 않나 싶다. 한여름 무덥던 시절 시원한 냉면과 냉콩국, 아이스아메리카노가 제철이었다. 요즘은 김치냉장고 덕분에 시대를 가리지 않고 맛난 김장김치를 먹을 수 있다. 맛난 김치는 김치냉장고에서 덜어 일반냉장고에 넣고 2~3일이 지나도 맛있으나 처음의 맛은 아니다. 그리고 5~6일 지나면 뭔가 이상한 느낌이 난다. 맛도 맛이나 희끄무리한 이상한 색깔의 액체가 김치 표면에 띠무늬를 형성한다. 이게 뭐야 먹어야 하나? 버려야 하나? 의구심이 든다. 예전 시골에서는 땅속 김장독에서 꺼내 김치를 찬장에 두어 먹곤 하였다. 김장독에서 처음 꺼낸 김치는 찬장에서 부패과정을 거쳐 하얀 띠무늬를 형성하곤 하였다. 아주 옛날은 쉽게 상하는 환경이었으나 요즘은 김치냉장고 덕분에 위생적인 맛난 음식을 먹는다. 허나 예전엔 찬장에 흰무늬의 곰팡이균이 있었으나 관심이 없었고, 이를 경험하지 못한 기성시대는 없을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나 예전 농촌의 찬장에서는 쉽게 접할 수 있었다. 도대체 이것이 무엇인가? 궁금했는데 바로 골마지라는 것이다. 따라서, 오늘은 골마지에 대해 논해 보자!
골마지(발미醱黴, 발만醱䤍)는 무엇인가? 골마지는 간장 술 김치 따위의 물기 있는 식품 표면에 생기는 곰팡이 같은 흰색 물질로, 옛말인 골아지로 16세기부터 문헌에 나오는데, 이의 변화과정은 제 2음절 첫소리가 ㅁ으로 변해 골마지로 됐다. 이는 곰팡이가 아닌 효모가 만들어내는 흰물질로, 대부분의 발효식품에 생기며, 오래된 김치가 공기와 접촉했을 때 발생된다. 김치 발효는 유산균이 유기산을 만들고 공기와 접촉하면 효모가 증식하는데, 효모가 유기산을 분해해 하얀 골마지를 생성한 것이다. 골마지는 고추장 간장 술 김치 등과 같은 물기가 있는 발효식품이 표면에 생기나, 겉 부분은 걷어내고 깨끗이 씻은 후 가열해 먹으면 된다.
예방법은 김치 표면을 비닐로 덮거나 국물에 푹 잠기게 해 4도 이하를 유지하면 된다. 하지만 골마지에 파란색이나 검은색이 보이면 독성의 곰팡이균이라 먹으면 안된다.
골마지가 생성된 각종 김치를 수집해 연구한 결과 효모 5종(한세니아스포라 우바럼, 피치아 클루이베리, 야로위아 리포리티카, 카자흐스타니아 세르바찌, 칸디다 사케 등)을 발견했으며 독성 유전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골마지는 간장 된장 절임류 등에 나타나며, 시간이 지나면 물러지고 군내가 난다. 효모는 알코올·향기 성분을 생성 발효식품의 풍미에 활용해 빵 막걸리 등에 사용한다. 김치는 유산균 발효가 주를 이루며, 오래되면 효모에 의한 골마지가 생긴다.
벌초를 하는 추석 즈음이 되면 부모님이 더 뵙고 싶고 어린 시절 부모님과 함께한 추억의 음식들이 많이 생각난다. 시골 농촌의 비위생적 환경에서 유년시절을 보내고, 예전 시골집의 찬장과 광에서 다양한 곰팡이와 효모균의 먹거리 음식을 접하곤 했다. 그 시절 비위생적이라는 생각은 있었으나 우리 식품과 음식의 신비로움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세계인이 격찬하는 김치의 맛과 신비로움을 감탄하며 살아간다. 이러한 음식문화에 골마지는 삶에 추억과 활력을 주는 유년시절을 소환한다. 감사하고 지혜로운 조상들의 음식과 사랑이 그저 고마울 뿐이다. 이런 마음을 전달한 부모님은 안 계시나 마음속으로 감사함을 표하며 지금부터라도 살아있을 때 고마운 이에게 감사함과 사랑을 전하며 남은 인생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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