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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풀무원의 승부수, 왜 가전을 만들까?

풀무원은 올해 2월 이우봉 총괄 CEO 직속의 미래사업부문을 공식 출범시키고 가전(리빙케어), 펫푸드, 푸드테크 등을 핵심 미래 사업으로 묶었다. 기존 각 사업부에 분산돼 있던 조직을 하나로 묶어 미래 사업에 대한...

풀무원의 승부수, 왜 가전을 만들까?

[스포츠Q(큐) 임유진 기자] 풀무원이 주방가전 시장을 새로운 성장 무대로 삼고 있다. 두부와 만두로 대표되는 식품 전문기업이 에어프라이어, 김치냉장고, 음식물처리기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갖추고 본격적인 확장에 나선 것이다.

풀무원은 최고경영자(CEO) 직속 조직 신설, 신규 브랜드 론칭, 오프라인 유통망 확대까지 전방위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주방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셈이다.

국내 주방가전 시장은 대형 가전사들이 장악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틈새를 노리는 플레이어들이 늘고 있다. 에어프라이어가 1~2인 가구 필수 가전으로 자리잡으면서 소비자 관심이 단순 조리기기를 넘어 건강한 조리를 돕는 스마트 주방가전으로 확장되고 있다. 홈쿡 트렌드 확산이 소형가전 수요를 끌어올리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스팀쿡 프라임 에어프라이어 15L. [사진=풀무원 제공]

풀무원은 이 지점에서 기회를 포착했다. 수십 년간 쌓아온 식품 제조 노하우와 영양·조리 데이터를 가전 제품에 녹인다면 단순 가전업체와는 다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어떤 온도에서, 어떤 방식으로 조리해야 식재료 본연의 맛과 영양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지에 대한 데이터는 식품 기업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 자산이다.

실제로 풀무원의 대표 가전 제품인 '스팀쿡 에어프라이어'에는 풀무원 간편식 제품을 최적의 상태로 조리하는 자동조리 모드가 탑재돼 있다. 식품과 가전이 하나의 생태계로 묶이는 구조다. 소비자 입장에선 풀무원 식품을 사면 풀무원 가전으로 가장 맛있게 조리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전달된다.

풀무원의 가전 전략은 단품 출시가 아닌 '토털 주방 솔루션' 구축을 목표로 한다. 조리-보관-처리라는 주방 생활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시작은 2021년 6월 출시한 오븐형 에어프라이어 '스팀쿡'이었다. 출시 6개월 만에 판매량 1만 대를 돌파하며 가전 사업의 가능성을 확인했고, 이후 기본형부터 대용량·듀얼스팀 모델까지 라인업을 확장했다.

보관 영역에는 2024년 김치냉장고를 처음 투입했다. 이후 라인업을 고도화해 지난해 12월에는 소형 스탠드형 시장 최초로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을 달성한 '풀무원 김치냉장고 168ℓ'를 선보이며 기술력도 입증했다. 김치를 가장 잘 아는 식품 기업이 만든 냉장고라는 스토리는 소비자에게 직관적으로 통하는 메시지였다. 처리 영역은 지난해 5월 출시한 '풀무원 그린더 자동 AI 음식물처리기'가 완성했다.

김치냉장고 168L. [사진=풀무원 제공]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올해 스팀쿡 라인업의 추가 고도화와 함께 음식물처리기·김치냉장고 2세대 제품 출시를 예고했다. 더불어 풀무원의 지속가능한 가치를 담은 신규 가전 브랜드 론칭도 준비 중이다. 가전 사업의 외연을 한층 넓히겠다는 의지다.

유통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초기에는 온라인 중심으로 판매했지만 가전 제품 특성상 소비자가 직접 보고 체험해야 구매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오프라인 확장이 불가피했다. 풀무원은 2024년부터 롯데하이마트, 전자랜드 등 주요 가전 양판점 입점을 본격화했다. 지난해에는 전국 전자랜드 82개 매장에 숍인숍 형태로 가전 판매 공간을 운영하며 오프라인 존재감을 키웠다. 대형 가전사 제품과 나란히 진열되는 것 자체가 브랜드 신뢰도를 끌어올리는 효과로 이어진다.

그린더 에어드라이 음식물 처리기. [사진=풀무원 제공]

가전 사업에 대한 풀무원의 의지는 조직 구조 변화에서 가장 명확하게 드러난다. 풀무원은 올해 2월 이우봉 총괄 CEO 직속의 미래사업부문을 공식 출범시키고 가전(리빙케어), 펫푸드, 푸드테크 등을 핵심 미래 사업으로 묶었다. 기존 각 사업부에 분산돼 있던 조직을 하나로 묶어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와 의사결정을 일원화한 것이다. 조직 개편은 단순한 내부 정비가 아니다. 가전 사업을 일시적인 다각화 시도가 아닌 풀무원의 미래를 이끌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경영진의 공식 선언이다. 통상 CEO 직속 부문으로 올라간다는 것은 인력·예산·의사결정 속도 모든 면에서 자원 배분 우선순위가 높아진다는 걸 의미한다.

풀무원의 행보에서 단순히 가전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식품·가전·라이프스타일을 아우르는 통합 브랜드로의 진화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영역을 식품에서 냉장고 그 자체로 확장하고 있는 풀무원. 소비자의 주방 전체를 장악하겠다는 승부수를 띄웠는데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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