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푸에르토리코, FDA 규제 적용… 미국 진출하려는 K-제약바이오에 기회...

이미 암젠, 일라이 릴리 등 글로벌 대기업이 진출해 있고 최근에는 바이오테크 분야 스타트업들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대기업은 대규모 제조 기반을 구축해 미국과 글로벌 시장을 동시에 겨냥할 수 있고 스타트업은...

"푸에르토리코, FDA 규제 적용… 미국 진출하려는 K-제약바이오에 기회...

카리브해의 인구 300만명 규모 푸에르토리코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게 낯선 이름에 가깝지만, 실제로는 글로벌 제약 생산망에서 중요한 축을 담당하는 나라다.

100개 이상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제조시설이 구축돼 있으며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들이 생산 거점으로 삼고 있다. 이 나라 전체 수출의 약 77%가 의약품일 정도로 산업 구조 자체가 바이오 중심으로 형성돼 있고 제조업 비중도 높은 수준이다.

이 같은 생산 기반에 더해 미국 연방법과 FDA 규제를 그대로 적용받는 제도적 구조는 푸에르토리코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Made in USA'로 유통 가능한 생산 환경과 함께 법인세 4% 수준과 연방 법인세 면제, 연구개발(R&D) 세제 혜택 등이 결합되며 생산·연구개발·수출을 아우르는 전략적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푸에르토리코는 이 기반을 바탕으로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에도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비용과 규제 대응을 동시에 고려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푸에르토리코의 산업 경쟁력을 알리기 위해 현지 투자유치기관 관계자들이 최근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회장 이정석)를 찾아 한국 기업과 협력 확대 및 미국 시장 진출 전략을 논의했다.

히트뉴스는 로베르토 레프랑 푸에르토리코 산업개발청(PRIDCO) 전무이사와 엘라 워거 '인베스트 푸에르토리코(Invest Puerto Rico)' CEO와 만나 한국 기업 유치 전략과 산업 경쟁력, 향후 협력 방향을 들었다.

로베르토 레프랑 PRIDCO 전무이사(왼쪽)와 엘라 워거 '인베스트 푸에르토리코' CEO. / 사진= 김동우 기자

PRIDCO와 Invest Puerto Rico를 소개해달라.

"

로베르토 레프랑

= PRIDCO는 푸에르토리코 산업개발청 성격의 정부기관으로 산업단지, 입지, 제조시설 구축 등 기업이 실제로 운영 기반을 마련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를 지원한다. Invest Puerto Rico가 투자 유치와 진출 전 단계의 파트너라면 PRIDCO는 현지 정착과 산업 기반 조성에 가까운 역할을 한다.

엘라 워거

= Invest Puerto Rico는 해외 기업을 푸에르토리코에 유치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기관이다. 2017년에 설립된 비영리 단체로 PRIDCO 등 정부기관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푸에르토리코 경제개발상무부 장관이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어 정부와 연결된 구조로 운영된다. 기업 진출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정부 및 민간 파트너를 연결하는 실무 창구 역할을 한다."

푸에르토리코를 미국 시장 진입 거점으로 삼을 때 장점, 무엇인가.

"

엘라 워거

= 가장 큰 장점은 두 가지다. 첫째는 푸에르토리코가 미국 관할권에 속한 지역이라는 점이다. 미국 연방법과 FDA 규제를 따르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미국 시장으로 접근할 수 있는 안정적인 플랫폼이 된다. 푸에르토리코에서 생산된 제품은 'Made in USA'로 표시될 수 있다는 점도 기업들에게 중요한 장점이다.

둘째는 고급 인력 기반이다. 푸에르토리코에는 STEM 관련 교육기관이 80개 이상 있고 바이오·제조 분야 전문 인력이 밀집해 있다. 미국 대비 낮은 임금 구조로 비용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들이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려는 상황에서 미국 제도권 내 생산거점이라는 점은 더 큰 의미를 가진다."

한국 기업이 미국 대신 푸에르토리코를 선택할 기준은 무엇인가.

엘라 워거.

"

엘라 워거

=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미국 시장 진입의 안정성과 비용 절감 효과를 함께 고려할 수 있다. 푸에르토리코는 미국 규제 체계 안에 있으면서도 세제 혜택을 제공한다. 법인세는 4% 수준이고 연방 법인세는 0%다. 미국 본토의 연방 법인세 21%와 비교하면 상당히 경쟁력 있는 구조다.

R&D 투자 시 최대 50% 수준의 세제 혜택도 가능하며 일부 혜택은 매도 형태로 활용할 수 있다. 기업 운영비를 낮추면서 미국 시장을 공략하려는 한국 바이오기업에는 중요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FDA 규제를 동일하게 적용받는 점은 한국 기업에 어떤 이점인가.

"

엘라 워거

= 푸에르토리코에서 제조되는 의약품과 의료기기는 미국 FDA 규제 체계에 따라 관리된다. 따라서 미국 시장을 목표로 하는 기업은 초기부터 미국 기준에 맞춘 생산과 품질관리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푸에르토리코는 이미 60~70년에 걸쳐 제약·의료기기 제조 경험을 축적했고 다수의 글로벌 기업이 현지에서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FDA 허가 자체가 미국 본토보다 더 쉽거나 절차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허가 기준과 비용은 동일하다. 차이는 이를 수행하는 환경에 있다. 푸에르토리코에는 FDA 경험을 가진 전문 인력과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어 실행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한국 기업이 푸에르토리코에 진출하면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나.

"

엘라 워거

= Invest Puerto Rico가 한국 기업의 첫 실무 파트너 역할을 하게 된다. 진출 전 단계에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후 정부 부처와 산업 파트너를 연결한다.

진출이 구체화되면 전담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기업별 맞춤형 지원도 가능하다. 푸에르토리코는 해외 기업 유치를 주요 정책 우선순위로 보고 있기 때문에 기업별로 담당 부처와 담당자가 붙어 1대1 컨설팅에 가까운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 미국 본토 주정부가 개별 기업을 세밀하게 관리하기 어려운 것과 달리 푸에르토리코는 상대적으로 직접적이고 밀착된 지원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PRIDCO는 기업 진출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나.

로베르토 레프랑.

"

로베르토 레프랑

= PRIDCO는 기업이 푸에르토리코에서 실제 운영 기반을 마련하는 데 필요한 산업 인프라를 지원한다.

산업단지, 토지, 건물, 제조시설 설립과 관련한 지원이 주요 역할이다. 이미 대규모 산업단지와 제조 기반이 구축돼 있으며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시설 확장 과정에서도 부지와 운영 기반을 함께 지원하고 있다."

어떤 규모나 단계의 기업이 적합하다고 보나.

"

엘라 워거

= 푸에르토리코는 특정 규모의 기업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대기업을 비롯해 다국적기업, 중견기업, 스타트업까지 모두 지원 가능한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 이미 암젠, 일라이 릴리 등 글로벌 대기업이 진출해 있고 최근에는 바이오테크 분야 스타트업들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대기업은 대규모 제조 기반을 구축해 미국과 글로벌 시장을 동시에 겨냥할 수 있고 스타트업은 현지 연구기관, 랜딩패드, 전문 인력을 활용해 스케일업을 추진할 수 있다. 기업의 성장 단계와 사업 목적에 따라 맞춤형 진출 전략을 설계할 수 있는 구조다."

좀더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이 높은가.

"

엘라 워거

= 푸에르토리코는 특정 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바이오의약품, 합성의약품, 원료의약품, 의료기기, CDMO, 코스메틱 등 폭넓은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을 보고 있다. 현지에는 정제, 캡슐, API 같은 스몰몰레큘부터 바이오의약품 등 라지몰레큘까지 다양한 제조 기반이 이미 구축돼 있다. 의료기기 분야 역시 강점을 갖고 있으며 수술용 제품부터 복합 제품군까지 생산 경험이 축적돼 있다. 다양한 산업 기반을 바탕으로 기업 사업 영역에 맞춘 유연한 진출이 가능하다."

CDMO 방식으로 미국 시장 진출도 가능한가.

"

로베르토 레프랑

= 푸에르토리코에서는 CDMO 방식의 진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한국 기업이 원료나 기술을 기반으로 푸에르토리코에서 위탁생산을 진행한 뒤 미국 시장으로 진출하는 구조를 검토할 수 있다. 다만 제품 판매를 위해서는 미국 FDA 등 규제 요건을 동일하게 충족해야 한다. 현지 거점을 확보하면 미국 시장 접근과 함께 세제 인센티브와 산업 인프라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다."

(왼쪽부터)박정태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부회장, 엘라 워거 인베스트 푸에르토리코 CEO, 로베르토 레프랑 PRIDCO 전무이사. / 사진= 김동우 기자

관세나 자유무역지대 측면에서 장점은 무엇인가.

"

로베르토 레프랑

= 푸에르토리코는 미국 내 자유무역지대와 유사한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원자재가 푸에르토리코에 들어와 최종 제품으로 유통되기 전까지 관세나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구조가 제공된다. 특히 제약회사가 원자재를 들여와 현지에서 생산하거나 가공한 뒤 미국 또는 제3국 시장으로 수출하는 경우 비용 측면에서 장점을 기대할 수 있다. 또 한미 FTA 구조와 결합해 미국 시장 접근 전략의 대안으로 활용할 수 있는 거점이다."

푸에르토리코의 한계나 과제로 꼽을만한 점도 있을까.

"

엘라 워거

= 가장 큰 과제는 인지도라고 할 수 있다. 푸에르토리코는 제약·바이오 생산 기반이 오래됐고 글로벌 기업들이 다수 진출해 있지만 한국을 포함한 일부 해외 기업에는 아직 충분히 알려져 있지 않다. 특히 푸에르토리코가 미국 관할권에 있고 미국 법과 FDA 규제를 따른다는 점을 모르는 기업도 아직 많다. 이 때문에 해외 방문과 홍보 활동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번 방한 역시 한국 기업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차원이다."

한국 기업 투자 유치를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

"

엘라 워거

= 푸에르토리코는 더 이상 단순한 제조 기반 파워하우스에 머물지 않고 혁신 기반 거점으로 발전하는 것이 목표다. 최근 바이오의약품 산업에서는 R&D부터 상업화까지 제품 생애주기 전체를 한 지역에서 연결하려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푸에르토리코는 이런 흐름에 맞춰 연구개발, 제조, 품질관리, 물류, 글로벌 수출을 연결하는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한국 기업에 대해서도 특정 기업 한두 곳만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폭넓게 협력 가능성을 찾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비즈니스 확장을 검토할 때 푸에르토리코를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도록 장기적으로 관계를 확대해 나가고 싶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