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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포도값 폭락에…농민은 세상 등진다

충남에서 샤인머스캣 농사를 짓는 한 귀농인이 경영난에 최근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포도 가격이 폭락한 상황에서 영농 정착 자금 상환이 시작되자 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포도값 폭락에…농민은 세상 등진다

샤인머스캣 2㎏ 도매가 7690원

5년 전에 비해 3분의 1 토막으로

충남 귀농인, 경영난에 목숨 끊어

충남에서 샤인머스캣 농사를 짓는 한 귀농인이 경영난에 최근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포도 가격이 폭락한 상황에서 영농 정착 자금 상환이 시작되자 생활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농업단체와 농민들은 중동전쟁으로 농업 비용은 늘어났는데 농산물 가격이 폭락하면서 농가들이 생계 위기에 내몰렸다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18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충남 천안의 한 포도농가 귀농인 A씨(48)가 지난 8일 자신의 농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2021년 가족과 귀농해 5년간 샤인머스캣을 재배했지만, 올해를 포함해 최근 몇년간 가격이 폭락하면서 경영난에 시달렸다고 한다.

A씨 사정을 잘 아는 천안 포도농가 농민은 “포도 가격이 최소한 생활비는 나와줘야 하지만 먹고살 돈도 안 되는데 원리금을 어떻게 갚겠나”라며 “농촌에서 48세는 ‘애들’이라 하는데 오죽하면 그런 선택을 했나 싶다”고 한탄했다.

이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통계를 보면, 이달 샤인머스캣 2㎏(중품 기준) 도매가 평균은 7690원에 그쳤다. 2021년만 해도 2㎏당 2만3811원이었지만 해마다 가격이 떨어졌다. 최근 가락시장 경매에서 일부 샤인머스캣이 2㎏당 3000원대에 거래되기까지 했다.

이마저도 경매 수수료, 운송비, 하역비, 인건비를 떼면 남는 것이 없다는 게 포도농민들의 설명이다.

공급 과잉에 생산비용 증가 겹쳐 속수무책

포도값 폭락, 세상 등진 농민

귀농인들이 영농을 위해 받는 영농 정책대출은 통상 ‘5년 거치 후 20년간 원리금 상환’ 조건인데, A씨는 올해 상환 부담이 겹쳤다. 포도의 경우 묘목을 심고 열매를 맺기까지 3년이 걸린다. 4년차엔 수확량이 적다. 올해부터 수익을 내 그간 들어간 비용을 갚아야 하는데 가격 폭락에 직면한 것이다.

포도 수출액은 지난해 8570만달러로 과일 중 1위를 기록했지만 포도농가의 현실은 달랐던 것이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샤인머스캣을 신소득작물로 육성하면서 농가 재배 지원에 나섰지만 이후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폭락하자, 정부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도 나온다. 홈플러스 운영 중단도 악재였다. 박용하 한국포도회장은 “중간에 문을 닫으면서 전국 홈플러스에 들어가던 농산물이 가락동으로 몰리며 가격이 더 싸졌다”고 말했다.

이러한 타격이 귀농인에게는 더 크게 다가온다. 엄청나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기존 농민들도 똑같이 어렵지만 대비책도 세우고 품목도 다원화하는 등 ‘단련’이 돼 있는데, 청년농과 귀농인은 작물 이해도가 낮고 경험치를 쌓아야 하는 만큼 타격이 더 크다”고 전했다.

‘농업총수입’에서 ‘농업경영비’를 빼 농가가 농사지어 버는 소득을 집계한 ‘농업소득’은 지난해 기준 1171만원에 그쳤다. 농업총수입이 크게 늘지 못하는 상황에서 농업경영비는 매년 꾸준히 늘어나면서 농업소득은 정체되고 있다. 농업경영비는 지난해 2820만원으로 5년 새 16.4% 증가했다.

올해는 중동전쟁으로 유가 등 비용까지 더 크게 오르면서 부담이 가중됐다.전농은 지난 15일 성명을 내 올해 충북·강원 지역 농민도 생활고에 생을 마감했다며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치솟는 생산비와 폭락하는 농산물 가격에 버틸 재간이 없다”고 지원을 호소했다.

박 회장은 “최저임금으로 노동만 해도 연봉 3000만원이 넘는데, 내 땅에서 죽도록 일해도 최저임금도 안 되는 연간 1100만원을 받는 게 농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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