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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팹도 AI가 돌린다"...SK하이닉스, 블랙웰 GPU 2000장 도입

SK하이닉스가 자체 인공지능(AI) 인프라를 구축한다. 자사 사업장에 단독 AI 인프라를 직접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SK텔레콤 클라우드 인프라를 빌려 디지털 트윈 작업을 해왔다. 업계는 AI가 반도체...

"팹도 AI가 돌린다"...SK하이닉스, 블랙웰 GPU 2000장 도입

SK하이닉스가 자체 인공지능(AI) 인프라를 구축한다. 자사 사업장에 단독 AI 인프라를 직접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SK텔레콤 클라우드 인프라를 빌려 디지털 트윈 작업을 해왔다.

업계는 AI가 반도체 공장을 직접 돌리는 단계로 진화하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AI 서버 구매 입찰을 마무리했다. 서버 대수로는 250대, 그래픽처리장치(GPU)는 엔비디아 블랙웰 제품군 2000장이 탑재된다. AI 서버 인프라가 구축될 곳은 청주사업장이다. 6월부터 서버가 반입돼 설치가 이뤄질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AI 인프라 구축에 소요될 투자액은 수천만달러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AI 인프라를 구축한 뒤 공장 디지털 트윈과 사내 AI 에이전트를 구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디지털 트윈은 실제 공장을 가상 공간에서 유사하게 재현한다는 뜻이다. 반도체 공장 안에는 수십만 개의 센서가 장비 온도, 진동, 가스 유량 등을 끊임없이 측정한다. 이 데이터가 가상 공장에 실시간으로 연동돼 가상 공장이 실제 공장처럼 움직인다.

디지털 트윈 환경 하에서는 장비 배치나 공정 조건, 물류 흐름을 가상에서 미리 돌려본 뒤 최적 조건만 실제 라인에 반영할 수 있다. 반도체 공장은 한 번 가동을 멈추면 손실이 막대해 실제 라인에서 실험을 하기가 어렵다. 디지털 트윈 기법을 적용하면 가상 공간에서 변수를 바꿔가며 반복적으로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산 수율과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핵심 도구로 부상하고 있다.

사내 AI 에이전트는 임직원 업무를 자동화하는 AI 비서다. 일반 공개 챗봇과 달리 사내 데이터를 학습시키면 회사 고유의 용어와 맥락을 이해할 수 있다. 반도체 양산 데이터, 공정 매뉴얼, 사내 문서를 학습시키면 엔지니어의 공정 분석부터 사무직의 보고서 작성, 신입 교육까지 다방면으로 활용 가능하다. 사내 AI 인프라를 활용하면 회사 데이터가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는다.

이처럼 AI를 활용하면 양산 라인 운영의 자동화 수준이 올라간다. 장기적으로 오퍼레이터나 공정 모니터링 인력 구조에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거론된다. AI 에이전트도 사무직 단순 반복 업무를 상당 부분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1월 엔비디아와 SK그룹은 산업용 AI 클라우드 협력을 공식화한 바 있다. SK텔레콤이 GPUaaS(GPU as a Service) 형태로 인프라를 구축하고 SK하이닉스를 비롯한 SK 계열사가 빌려 쓰는 구조였다. 청주에 독자 AI 인프라 도입 건은 별개 프로젝트다. 디지털 트윈은 팹 운영 데이터 민감도가 높아 외부 클라우드보다 자체적으로 보유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청주가 도입처로 결정된 배경은 전력 여유다. 업계 관계자는 "AI 인프라를 돌릴 만한 전력 여유나 공간이 이천에는 없어서 청주에 도입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청주 M15X 신규 팹이 본격 양산에 진입한 단계다. 최근에는 청주에 19조원 규모 첨단 패키징 팹 P&T7도 착공했다. 낸드 중심 거점에서 D램·고대역폭메모리(HBM)와 첨단 패키징을 아우르는 AI 메모리 핵심 거점으로 재편되고 있다.

한편 이번 입찰 사양에서 메모리 항목은 분리되지 않았다. 메모리까지 포함된 완제품 사양으로 제안요청서(RFP)를 내고 가장 낮은 견적을 낸 업체를 채택했다. 과거 삼성전자 등 메모리 제조사들은 자체 서버 발주 시 D램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저장장치 항목을 빼고 자사 제품을 끼워 넣는 방식을 써왔다. 업계에서는 D램과 낸드 가격이 1년 새 두 배 가까이 뛴 환경에서는 자사 메모리를 사내 내부 거래로 이전하는 비용 우위가 약해졌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한주엽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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