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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팩트확인〉 코스피 8000, 세계는 박수 대신 ‘버블’을 봤다

So they just dumped it. It has nothing to do with fundamentals.” 레버리지 거래가 시장에 너무 많이 개입하고 있다는 뜻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마진콜이 엄청났고, 그래서 그냥 다 던졌으며...

〈팩트확인〉 코스피 8000, 세계는 박수 대신 ‘버블’을 봤다

박철성 기자 〈리서치센터 국장·칼럼니스트〉

■ 〈팩트확인〉 코스피 8000, 세계는 박수 대신 ‘버블’을 봤다

■ 블룸버그는 투기 광풍, 신화사는 거품화… 증권가는 1만 고지를 외쳤다

■ 외국인은 팔고, 개미는 빚으로 받았다… 세계가 본 한국 증시의 민낯

■ 환호보다 경고가 컸다… 미·영·프·일·중 언론이 본 코스피 8000

■ 월가도 중국 관영매체도 물었다… 코스피 8000은 실력인가, 버블인가

▲블룸버그는 “세계 최대 주식 랠리가 한국에 투기 광풍을 점화했다”고 보도했다. 기사와 함께 공개된 그래프에는 한국 주식 마진 융자 잔액이 2026년 들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는 흐름이 담겼다. 사진=BusinessMirror 캡처/Bloomberg 재인용

박수는 없었다.

세계 주요 언론이 코스피 8000에 붙인 단어들을 먼저 확인한다.

『투기 광풍. 버블 위험. 극도로 과열. 위험한 종속. 거품화. 투기화』

“Speculative Mania. Bubble Risk. Extremely Extended. Dangerously Dependent.”

“泡沫化(거품화). 投机化(투기화).”

泡沫化는 거품화, 投机化는 투기화라는 뜻이다.

박수는 없었다. 경고만 있었다.

그 경고가 울리던 시기. 증권가는 코스피 목표치를 올리고 있었다. 대통령도 국민성장펀드 참여를 당부했다.

세계는 경고문을 읽고 있었다. 한국은 축사를 쓰고 있었다.

■ 국내 증권사 — 세계의 경고와 정반대 방향으로 달렸다

5월 14일. KB증권 이은택 연구원은 보고서를 냈다. 제목부터 강했다. ‘코스피 1만500, 천장은 열려있다.’

이 연구원은 2026년 코스피 목표 지수를 기존 7500포인트에서 1만500포인트로 40% 상향 조정했다. “2026년 현재 코스피 시장은 역사상 가장 강했던 ‘3저 호황’보다 더 빠르고 강하다”고 분석했다.

5월 11일.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올해 하반기 코스피 예상 밴드를 7600~1만 포인트로 제시했다. 최선 시나리오에서는 1만1600포인트까지 추가 도약이 가능하다고 했다.

현대차증권도 연말 코스피 목표치를 9750으로 높이고 강세장에서는 1만2000까지 단기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JP모건도 한국 증시를 아시아 최선호 시장으로 유지하며 코스피 기본 시나리오 목표치를 9000으로 제시했다.

세계 주요 매체들이 과열과 버블 위험을 말할 때. 국내에서는 목표치 경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같은 시장을 보고 있는 게 맞는지 묻고 싶다.

세계는 브레이크를 말했다. 증권가는 가속페달을 말했다.

■ 대통령도 시장 신호를 보냈다 — 부동산 매각과 국민성장펀드 당부

이재명 대통령은 2월 27일 김혜경 여사와 공동명의로 보유한 분당구 아파트를 시세보다 저렴하게 매물로 내놨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집을 매도하고 대신 ETF 등 금융 투자를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은 부동산보다 금융투자가 낫다는 메시지를 냈다. 시장 참여를 독려하는 신호로 읽힐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이 대통령은 5월 7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국민의 손으로 첨단전략산업을 키우고 그에 따른 성장의 과실과 기회를 모두 국민과 함께 나누기 위한 국민참여형 국민성장펀드가 오는 22일부터 판매된다”며 많은 관심과 동참을 당부했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향해 질주하고 있을 때. 대통령은 국민성장펀드 참여를 당부했다. 같은 시기 해외 주요 매체들은 한국 증시의 과열과 레버리지 확대를 경고하고 있었다.

시장의 열기는 이미 뜨거웠다. 그 위에 정책 메시지가 얹혔다.

■ 금융당국 — 뒤늦은 경고, 그러나 브레이크는 없었다

금융감독원 이찬진 원장은 5월 18일 열린 ‘제2차 소비자위험대응협의회’에서 레버리지·인버스 ETF 관련 소비자 보호 대응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AI·반도체 등 특정 주도 테마로 자금 쏠림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고위험 상품 투자 수요까지 확대될 경우 개인투자자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은 코스피 급등 당시 이렇게 경고했다. “추가 상승 가능성이 제기되고 유동성도 풍부하다. 단기매매와 ‘빚투’는 주가 하락 시 손실 위험이 있다.”

경고는 했다. 그러나 브레이크는 없었다. 레버리지 ETF 출시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빚투 잔액은 36조 원을 넘어섰다. 경고와 현실 사이의 간격이 너무 컸다.

당국은 위험을 봤다. 그러나 시장은 이미 그 위험 위를 달리고 있었다.

■ 블룸버그(Bloomberg) — 5월 14일·4월 28일·5월 10일 세 차례 직격

블룸버그는 5월 14일 작성, 5월 17일 배포된 기사 제목부터 날을 세웠다. 기자는 Charlotte Yang·Sangmi Cha.

“World’s Biggest Stock Rally Ignites Speculative Mania in South Korea”

세계 최대 주식 랠리가 한국에 투기 광풍을 점화했다.

블룸버그는 본문에서 이렇게 썼다.

“지구상의 그 어떤 시장도 능가하는 1년간 200% 급등에 매료된 한국인들이 베팅을 키우기 위해 기록적인 금액을 빌리고 있다.”

“Enthralled by a 200% surge over the past year that has far outpaced every other market on earth, locals are borrowing record sums to amplify their bets on stocks. Trading volumes have soared to all-time highs, while daily price swings of 5% or more have become more common — making the benchmark Kospi index the most volatile major stock gauge worldwide.”

지구상의 그 어떤 시장도 능가하는 1년간 200% 급등에 매료된 한국인들이 베팅을 키우기 위해 기록적인 금액을 빌리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거래량은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고, 일일 변동폭 5% 이상인 날이 더 흔해지면서 코스피는 전 세계 주요 지수 중 가장 변동성이 큰 지수가 됐다고도 했다.

블룸버그는 서울의 한 투자 유튜버를 직접 인용했다. “The mood in the retail community is very hot, nearly maniacal.” 개인 투자자 커뮤니티의 분위기가 거의 광적인 수준이라고 했다.

블룸버그는 4월 28일에도 별도 경고 분석을 냈다.

“South Korean Stocks’ World-Beating Surge Creates Bubble Risk”

세계를 이기는 한국 주식의 급등이 버블 위험을 만들어냈다는 제목이었다.

블룸버그는 5월 10일 또 다른 경고를 날렸다.

“Samsung’s Surge Hides the South Korean Stock Market’s Weakness.”

삼성의 급등이 한국 증시의 취약성을 감추고 있다는 뜻이다. 집중된 랠리 구조가 한국 국민들이 미래를 위해 투자하기에 아직 적합하지 않은 시장임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한 번이 아니었다.

블룸버그 차트도 보여줬다. 한국 마진 융자 잔액이 2026년 들어 사상 최고인 35조 원을 향해 수직 상승하는 그래프였다. 제목은 이랬다.

“Leveraged Bets on Korea Stocks Soar to Record.”

한국 주식 레버리지 베팅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는 뜻이다.

블룸버그가 본 것은 상승장이 아니었다. 빚으로 밀어 올린 투기 광풍이었다.

■ CNBC — “극도로 과도하게 상승했다”

CNBC는 3월 5일 블루칩 데일리 트렌드 리포트(Blue Chip Daily Trend Report)의 래리 텐타렐리(Larry Tentarelli)를 직접 인용했다.

“극도로 과도하게 상승했다. 분명히 단기 버블 수치이며 급격한 조정으로 이어졌다.”

“Those numbers are definitely short term bubble numbers, which led to the sharp correction. SK Hynix and Samsung Electronics both were extremely extended.”

그 수치들은 분명히 단기 버블 수치이며 급격한 조정으로 이어졌다는 뜻이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모두 극도로 과도하게 상승해 있었다고도 했다.

CNBC는 5월 18일 추가 보도에서 코스피 8000 돌파 후 단 한 주 만에 외국인이 132억 달러를 순매도했다고 전했다. 코스피 변동성지수는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이를 “Trump-Xi 정상회담과 강한 외국인 자금 유출이 주간 수익을 지워버렸다”고 표현했다.

CNBC는 5월 12일에도 경고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5월 코스피의 42% 이상을 차지하며 “랠리가 극소수 AI 수혜주에 위험하게 종속되고 있다”고 했다. “dangerously dependent on a handful of artificial intelligence winners”라고 표현했다.

CNBC가 본 것은 속도였다. 그리고 그 속도는 이미 정상 범위를 넘어섰다고 봤다.

■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 “교과서적인 버블 환경”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3월 보고서에서 한국 주식시장의 움직임을 이렇게 규정했다.

“교과서적인 버블 사례다.”

“textbook examples of a bubble.”

BofA는 코스피가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1999년 닷컴 버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유사한 극단적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개인 투자자들이 “classic bubble environment”, 즉 전형적인 버블 환경을 만들어냈다고 했다.

BofA가 꺼낸 비교 대상은 축제의 역사도, 성장의 역사도 아니었다. 금융위기와 버블 붕괴의 역사였다.

■ 로이터(Reuters) — 3월 4일 오전 3시 23분, 판교 화장실 현장

▲로이터는 3월 4일 ‘South Korean retail investors panic as world-beating stock gains vanish’라는 제목으로 한국 개인투자자의 패닉과 급등장 소멸을 보도했다. 기사에는 서울 명동 거리 사진이 함께 배치됐다. 사진=Investing.com 캡처/Reuters 재인용

로이터는 3월 4일 오전 3시 23분(한국시간) 발송됐다. 기자는 Cynthia Kim·Jihoon Lee.

로이터는 판교 현장 르포를 이렇게 담았다.

“화장실에 가서 조용히 거래할 곳을 찾았는데,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I went to the bathroom to find a quiet corner to trade and, guess what, people were queuing outside.”

조용히 거래할 곳을 찾아 화장실에 갔는데,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는 말이었다.

로이터는 싱가포르 메이뱅크증권(Maybank Securities) 프라임 브로커리지 부문장 타렉 호르샤니(Tareck Horchani)를 인용했다. “Korea had been one of the strongest markets globally. So positioning was crowded.” 한국이 세계 최강 시장 중 하나였기에 포지션이 너무 붐볐다고 했다.

로이터가 본 것은 지수판이 아니었다. 화장실 앞까지 밀려든 거래 열기였다.

■ AFP(Agence France-Presse) — 2월 2일·3월 4일 두 차례 경고

AFP통신은 2월 2일 이미 경고를 쳤다. “La Bourse de Séoul chute lourdement lundi, accentué par le retour de craintes d’une bulle de l’intelligence artificielle.” 서울 증시가 월요일 급락했고, AI 버블 우려의 재현이 낙폭을 키웠다는 뜻이다.

AFP는 3월 4일 다시 보도했다. “provoquant la panique parmi les investisseurs particuliers.”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 공황을 불러일으켰다는 뜻이다. AFP는 3월 4일 보도에서 개인투자자들의 패닉과 코스피 시가총액 급감 상황을 전했다.

프랑스어권 세계에도 경보가 울렸다.

AFP가 주목한 것은 신기록이 아니었다. 급락과 패닉이었다.

■ ZeroHedge — 5월 20일, 타일러 더든(Tyler Durden)

▲ZeroHedge는 5월 20일 ‘Korean Bubble Mania’라는 제목으로 한국 개인투자자들의 마진 융자 확대와 ‘완전한 붕괴를 감수하겠다’는 위험 심리를 다뤘다. 주류 외신보다 표현은 거칠었지만, 핵심은 빚으로 떠받친 한국 증시였다. 사진=ZeroHedge 캡처

주류 외신 보도와 별도로, 시장 논평 매체 ZeroHedge는 더 거친 표현을 썼다. 5월 20일 오후 7시 15분 타일러 더든(Tyler Durden) 명의로 낸 기사에서 이렇게 직격했다.

“돈도 바닥난 개미들이 이제 은행 돈으로 사고 있다.”

“the same retail investors who are now levered to the gills and are out of funds, so they are buying with the bank’s money.”

한계까지 레버리지를 끼고 돈도 바닥난 그 개인 투자자들이 이제 은행 돈으로 사고 있다는 뜻이다.

ZeroHedge는 충격적인 사례도 소개했다. 5월 8일 한국 공무원이 블라인드에 게시글을 올렸다. SK하이닉스에 23억 원을 투자했는데 그중 17억 원이 마진 융자였다고 했다. 나흘 뒤 2억 6,700만 원 수익을 냈다는 후기를 올렸다. ZeroHedge는 이를 “absolute batshit insanity”라는 거친 표현으로 묘사했다. 직역하면 ‘완전히 미친 수준’이라는 뜻이다.

ZeroHedge의 표현은 거칠었다. 그러나 그 거친 표현이 겨냥한 것은 하나였다. 빚으로 버틴 상승장이었다.

■ FT(Financial Times) — 2월 26일, “FOMO가 한국을 삼켰다”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는 2월 26일 코스피 6000 돌파 시점에 이미 경고를 울렸다. “The feverish mood is palpable, with a widespread sense of FOMO gripping Korean retail investors.” 열병 같은 분위기 속에서 FOMO, 즉 뒤처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Fear Of Missing Out)이 한국 개인 투자자들을 사로잡고 있다고 했다.

FT가 본 것은 투자 판단이 아니었다. 뒤처질지 모른다는 공포였다.

■ 유안타증권 글로벌 전략가 — “펀더멘털과 무관하다”

CNBC가 인용한 유안타증권 글로벌 전략가 다니엘 유(Daniel Yoo)의 발언이 가장 직격이었다.

“펀더멘털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This is just too much of the leverage trading that’s affecting the market. We had a huge amount of margin calls for retail investors. So they just dumped it. It has nothing to do with fundamentals.”

레버리지 거래가 시장에 너무 많이 개입하고 있다는 뜻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마진콜이 엄청났고, 그래서 그냥 다 던졌으며, 펀더멘털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했다.

이 문장은 가장 차갑다. 상승의 이유가 기업 가치가 아니라 레버리지였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 닛케이(日本經濟新聞) — 4월 27일·5월 13일 두 차례 연속 경고

▲닛케이는 4월 27일 한국 주식시장의 ‘빚투’ 과열을 보도했다. 신용거래 융자 잔액이 3조 엔을 넘고 1년 전보다 두 배로 불었다며, 이를 한국 경제의 아킬레스건으로 지목했다. 사진=니혼게이자이신문 캡처

닛케이(日本經濟新聞)는 4월 27일자에서 제목부터 날카롭게 달았다.

“韓国、株の「借金投資」が過熱 信用取引の融資倍増、経済のアキレス腱に”

한국 주식시장에서 ‘빚투’가 과열되고 있으며, 신용거래 융자 잔액이 두 배로 불어 경제의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다는 취지다.

닛케이는 한국 증권사 신용 융자 잔액이 3조 엔을 넘어 1년 전 대비 두 배로 불었다고 보도했다. 한 전기메이커 40대 직원의 말을 이렇게 전했다.

“妻にも内緒で借りた。株高の波に乗り遅れたくなかった。”

아내에게도 비밀로 빌렸다. 주가 상승의 파도에 뒤처지고 싶지 않았다는 말이었다.

닛케이는 5월 13일자에서 다시 경고했다.

“韓国株、個人投資家が「超攻撃的」買い 高リスクETF解禁が焦点”

한국 주식에 개인 투자자들이 ‘초공격적’ 매수에 나서고 있으며, 고위험 ETF 해금이 초점이라는 취지다.

5월 들어 12일까지 6거래일 만에 개인이 17조 9,000억 원을 순매수했다고 보도했다. 곧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가 출시된다며 추가 과열 우려를 제기했다.

일본 제1생명경제연구소도 3월 4일 보고서를 냈다.

“韓国では、家計債務がGDP比で9割に達する。”

한국 가계부채는 GDP 대비 90%에 달한다는 뜻이다. 자산 가격 동향이 가계뿐 아니라 금융·거시경제 전반의 리스크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닛케이도 두 번 쳤다. 일본 연구소도 가세했다.

닛케이가 본 것은 강세장이 아니었다. 경제의 아킬레스건이 된 빚투였다.

■ 중국 관영 신화사·인민망(新華社·人民網) — 5월 19일 직접 경고

▲중국 관영 신화사는 5월 19일 인민망을 통해 한국 증시의 ‘광풍’ 뒤 위험을 다뤘다. 기사에는 AI 주가 과고평가, 반도체 과도 의존, ‘泡沫化(거품화)·投机化(투기화)’ 경고가 담겼다. 사진=인민망 캡처/신화사 보도

신화사(新華社)는 5월 19일 오전 10시 54분 인민망(人民網)을 통해 이렇게 보도했다. 기자는 위롱(于荣).

“거품화·투기화까지, 갈수록 많은 국제 금융 언론과 분석가들이 경고를 발하고 있다.”

“越来越多的国际金融媒体和分析师发出警告,从‘人工智能(AI)股指过高’到‘过度依赖半导体’,再到‘泡沫化、投机化’……”

갈수록 많은 국제 금융 언론과 분석가들이 경고를 발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AI 주가 과고평가, 반도체 과도 의존, 그리고 ‘泡沫化(거품화)·投机化(투기화)’까지 거론했다.

신화사는 한국 증시의 구조적 실체도 이렇게 짚었다. 코스피 성분주 800여 개 중 삼성전자·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지수 비중의 43% 이상을 차지한다. 600여 개 종목이 지수 상승을 따라가지 못했다. 신화사는 이를 “基本面畸形(기본면기형)”, 즉 펀더멘털 기형이라고 표현했다.

중국 경제 전문 매체 후슈(虎嗅)는 3월 23일 이 구조를 한 문장으로 압축했다.

“전형적인 개미가 받고 외국인이 떠나는 구조다.”

“经典的‘散户接盘、外资撤离’。”

전형적인 개미가 받고 외국인이 떠나는 구조라는 뜻이다.

중국신문망(中新網)은 3월 4일 이렇게 분석했다. 중국 연구원 부이부(付一夫)는 에너지 수입에 극도로 의존하는 한국 구조가 자본시장의 공황적 투매를 직접 촉발했다고 했다.

“直接触发了资本市场的恐慌性抛售。”

자본시장의 공황적 투매를 직접 촉발했다는 뜻이다.

중국 관영 매체가 한국 증시를 경고 사례로 다뤘다. 자본주의 진영이 아닌 사회주의 체제의 국가 언론이 한국 시장을 향해 “泡沫化(거품화)·投机化(투기화)”라고 했다.

신화사가 본 것은 한국 증시의 성공담이 아니었다. 거품화, 투기화, 그리고 반도체 쏠림이었다.

■ 코리아헤럴드(Korea Herald)·코리아타임스(Korea Times) — “붕괴를 감수하겠다”

코리아헤럴드는 5월 20일 보도했다. 20대 투자자 신용 융자 잔액이 1년 만에 124.5% 급증했다. 금융감독원 분석 결과 신용 융자 활용 투자자들의 평균 손실은 19%. 그렇지 않은 투자자의 손실 8.2%의 두 배가 넘는다.

코리아타임스는 5월 17일 서울메트로 20대 직원의 블라인드 게시글을 인용했다. “Rather than missing out on the rally, she would ‘risk complete collapse’.” 랠리에서 뒤처지느니 완전한 붕괴를 감수하겠다고 했다. 150% 마진 융자로 풀레버리지를 걸었다고 했다.

한국 영자지들이 기록한 것은 세대의 투자 열기가 아니었다. 붕괴를 감수하겠다는 위험 감각의 붕괴였다.

■ 트레이딩키(TradingKey) — 5월 15일 보조 사례

▲트레이딩키는 5월 15일 코스피가 장중 8000을 돌파한 뒤 7% 넘게 급락했다고 분석했다. 또 블랙록 한국 ETF 순유출, 트리플 레버리지 상품 자금 이탈, 외국인 순매도 등을 근거로 자금 흐름이 더 이상 일방적인 상승이 아니라고 짚었다. 사진=TradingKey 캡처

주류 외신 보도와 별도로, 트레이딩키(TradingKey)는 5월 15일 오후 4시 12분 앨런 롱(Alan Long) 기자 명의로 이렇게 분석했다.

“The current market sentiment in South Korea is highly reminiscent of the atmosphere in China’s A-share market just before the 2015 crash.” 현재 한국의 시장 심리가 2015년 중국 A주(A株) 폭락 직전과 매우 닮아 있다고 했다. 활성 주식 계좌는 1억 522만 개로 집계돼 한국 인구의 두 배를 넘어섰다고 했다. 다만 이는 개인별 중복 계좌를 포함한 계좌 기준 수치다.

블랙록(BlackRock) iShares MSCI South Korea ETF에서 지난 한 주 만에 9억 7,000만 달러가 순유출됐다. 사상 최대 규모다. 트리플 레버리지 상품에서도 같은 기간 2억 4,000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외국인은 5월 이후 115억 달러를 순매도했다.

트레이딩키가 본 것은 계속 오를 시장이 아니었다. 너무 많은 사람이 계속 오른다고 믿는 시장이었다.

■ 독종 결론

미국 언론이 경고했다. 영국 언론도 경고했다. 프랑스 통신도 경고했다. 일본 경제지도 경고했다. 중국 관영 신화사까지 경고했다.

경고의 언어는 각각 달랐다. 내용은 하나였다.

투기 광풍. 거품화. 개미가 받고 외국인이 떠난다.

그 경고들이 쏟아지던 그 시기. KB증권 이은택 연구원은 5월 14일 “코스피 1만500, 천장은 열려있다”는 보고서를 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5월 11일 “1만1600까지 가능하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5월 7일 국민에게 “국민성장펀드에 동참하라”고 했다. 금융감독원은 5월 18일 뒤늦게 “빚투 경고”를 냈지만 레버리지 ETF 출시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세계는 경고했다. 한국은 달렸다.

코스피 8000은 숫자가 아니다. 세계가 한국을 채점하는 시험지다.

그 시험지 위에는 네 단어가 적혀 있다.

빚.

쏠림.

환호.

책임 회피.

그 채점은 이미 시작됐다. 답안지를 들고 있는 건 1,400만 개미다. 그러나 시험지를 나눠준 쪽은 아직 아무 책임도 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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