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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팩트체크] ‘서울대 의사가 매일 먹는 음식’…SNS 건강정보 40장, 확인해보니~

SNS에는 ‘서울대 의사’가 등장한다. 그런데 이름은 없다. 어느 의사인지도 적혀 있지 않다.

[팩트체크] ‘서울대 의사가 매일 먹는 음식’…SNS 건강정보 40장, 확인해보니~

박철성 기자 〈리서치센터 국장·칼럼니스트〉

[팩트체크] ‘서울대 의사가 매일 먹는 음식’…SNS 건강정보 40장, 확인해보니

■ 건강 음식·비타민·혈관·뇌졸중·수면까지…한 계정에 건강정보 카드 40장

■ ‘의사·서울대·하버드·연구’ 내세우지만 연구자·논문·학술지 확인 어려워

■ “뇌세포 60% 축소” 원 논문은 ‘생쥐 뇌 세포간 공간 60% 증가’

■ 비타민D 4000IU도 권장량 아닌 상한섭취량…18일 서울대병원에 공식 확인 예정

▲한 SNS 계정 화면에 건강정보 카드가 빼곡하게 게시돼 있다. 건강 음식과 비타민, 혈관, 뇌졸중, 수면, 복통, 림프 등 주제도 다양하다. 본지는 이 계정에서 확보한 건강정보 카드 40장의 주요 주장과 출처를 확인했다. 일부 게시물에는 ‘의사’, ‘서울대’, ‘하버드’, ‘연구’ 등이 등장하지만 구체적인 연구자와 논문, 학술지가 빠져 있었다. 사진=SNS 캡처

SNS에는 ‘서울대 의사’가 등장한다. 그런데 이름은 없다. 어느 의사인지도 적혀 있지 않다.

“서울대 의사가 매일 먹으라는 건강 음식 10가지.” “뇌졸중 예방, 하루 1분이면 충분합니다.” “저녁 한 끼 안 먹으면 몸이 완전히 바뀝니다.”

한 SNS 계정에는 이런 건강정보 카드가 40장가량 모여 있었다. 건강 음식부터 영양제, 혈관, 수면, 복통, 림프까지 사실상 작은 ‘건강백과’다.

본지는 이 가운데 확보한 카드 40장을 살펴봤다. 주요 주장과 출처도 확인했다.

모든 내용이 거짓인 것은 아니었다. 실제 연구나 일반적인 건강상식과 맞닿은 내용도 있었다.

그러나 원자료의 의미가 달라진 사례가 있었다. 기관명만 있고 어떤 연구인지 확인하기 어려운 게시물도 있었다. 진짜 숫자가 전혀 다른 의미로 전달되기도 했다.

■ “뇌세포 60% 축소”…원 논문에는 없었다

수면 관련 카드에는 이런 문구가 등장한다. “뇌세포 60% 축소로 뇌척수액 순환 증가.” 60%라는 구체적인 숫자도 적혀 있다.

관련 연구는 실제 존재했다.

2013년 국제학술지 ‘Science’에 발표된 논문이다. 제목은 ‘Sleep drives metabolite clearance from the adult brain’이다. 우리말로 옮기면 ‘수면은 성인 뇌에서 대사산물 제거를 촉진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원 논문의 내용은 달랐다.  연구 대상은 사람이 아니라 살아 있는 생쥐였다. 자연 수면 또는 마취 상태에서 뇌의 ‘세포간 공간(interstitial space)’이 60% 증가했다는 결과였다. 뇌세포가 60% 축소됐다는 내용은 없다.

▲미국 국립의학도서관 PubMed에 공개된 2013년 ‘Science’ 논문 ‘Sleep drives metabolite clearance from the adult brain’ 초록. 연구진은 살아 있는 생쥐를 대상으로 실험했다. 자연 수면 또는 마취 상태에서 뇌의 세포간 공간이 60%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SNS 카드의 ‘뇌세포 60% 축소’라는 표현과는 다르다. 사진=PubMed 캡처

SNS에 등장한 60%라는 숫자는 실제 논문에 있었다. 그러나 무엇이 60% 변했느냐가 달라졌다.  ‘세포간 공간 60% 증가’가 ‘뇌세포 60% 축소’로 바뀌었다. 숫자는 남고 대상은 달라졌다.

■ “서울대 의사가 매일 먹으랍니다”…그 의사는 누구인가?

다른 게시물 제목은 이렇다. “서울대 의사가 매일 먹으라는 건강 음식 10가지.” 계란과 황태국, 검정콩, 두부, 닭가슴살 등이 등장한다. 돼지 수육과 소고기 사태, 표고버섯, 우유, 등푸른 생선도 포함돼 있다. 문제는 음식보다 제목이다.

어느 서울대 의사가 권했다는 것인지 확인하기 어렵다. 이름도 없다. 진료과도 없다. 서울대병원 의료진인지도 적혀 있지 않다. 관련 논문이나 공식 자료도 없다. 음식의 영양학적 가치와 ‘서울대 의사가 매일 먹으라고 했다’는 주장은 별개다. 전문가의 이름을 붙이면 평범한 식품 목록도 의료적 권고처럼 보인다. 하지만 정작 그 전문가는 확인하기 어렵다.

■ ‘서울대 의사’는 누구인가…병원 측에 확인 요청 예정

본지는 게시물에 등장하는 ‘서울대 의사’가 누구를 가리키는지 확인하기 위해 서울대학교병원 측에 공식 확인을 요청할 예정이다. 해당 게시물의 제작·감수 여부, 소속 의료진의 관련 발언이나 공식 자료 존재 여부, 이런 유통 방식에 대한 병원 측 입장을 확인할 예정이다.

■ 서울대·하버드·국립보건원…이름은 있는데 원자료는 없다

‘저녁 한 끼 안 먹으면 몸이 완전히 바뀝니다’라는 카드도 있다.

이 게시물에는 서울대 연구와 하버드 연구가 근거처럼 등장한다. 국립보건원 자료도 제시돼 있다.

그러나 논문명은 없다. 연구자 이름도 없다. 발표 연도와 학술지도 적혀 있지 않다. 기관 이름은 있다. 하지만 어떤 연구를 말하는지 게시물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렵다. 실제 연구기관의 이름을 적었다고 해서 게시물의 주장까지 곧바로 사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 비타민D 4000IU…권장량이 아니었다

영양제 카드에는 비타민D에 대해 “4000IU 넘지 않으면 상관없음”이라고 적혀 있다.

4000IU라는 숫자는 실제 근거가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 NIH 산하 건강보조식품국 ODS는 성인 19세 이상의 비타민D 하루 상한섭취량을 100㎍으로 제시한다. 4000IU에 해당한다. 하지만 상한섭취량과 권장섭취량은 다른 개념이다.

성인의 비타민D 권장섭취량은 연령에 따라 대체로 600~800IU 수준이다. 4000IU는 누구나 매일 먹어야 할 권장량이 아니다.

▲미국 국립보건원 NIH 산하 건강보조식품국 ODS의 비타민D 소비자용 공식 자료. 성인 19세 이상 비타민D의 하루 상한섭취량은 100㎍, 즉 4000IU로 제시돼 있다. 이는 일반적인 권장섭취량이 아니라 하루 섭취 상한선이다. 사진=NIH ODS 캡처

‘4000IU가 상한선’이라는 설명과 ‘4000IU까지 먹어도 상관없다’는 표현은 같지 않다.

여기서도 숫자는 맞았지만 의미가 달라졌다.

■ 뇌졸중·단식·림프…한 줄 처방으로 바뀐 건강정보

다른 카드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나타났다.

‘뇌졸중 예방, 하루 1분이면 충분합니다’라는 게시물은 목을 쓸어내리고 눈썹과 귀 뒤를 누르라고 한다. 뒤통수를 두드리는 동작도 소개한다. 하지만 이런 행동이 뇌졸중 발생 위험을 낮춘다는 임상적 근거는 게시물에 제시돼 있지 않다.

미국심장협회 산하 American Stroke Association의 뇌졸중 예방 자료는 혈압과 콜레스테롤, 혈당 관리 등을 주요 위험요인 관리 항목으로 제시한다.

금연과 신체활동, 처방약 복용 등도 예방 행동으로 안내한다.

▲미국심장협회 산하 American Stroke Association의 ‘Secondary Stroke Prevention Checklist’ 화면. 뇌졸중이나 일과성 허혈발작을 경험한 환자의 재발 예방을 위한 의료진용 자료다. 혈압과 당뇨병 등 주요 위험요인을 확인하고 관리하도록 안내한다. SNS 카드에 소개된 목 마사지나 지압 동작을 뇌졸중 예방법으로 제시하는 자료가 아니다. 사진=American Stroke Association 캡처

“저녁 한 끼 안 먹으면 몸이 완전히 바뀝니다”라는 카드도 있다.

시간제한 식사와 간헐적 단식에 관한 연구는 존재한다.

하지만 연구 조건과 대상은 다양하다.

이를 누구에게나 같은 효과가 나타나는 생활 처방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몸속 쓰레기통 림프 1분 청소법’도 등장한다.

겨드랑이를 두드리면 독소가 빠진다고 한다.

쇄골을 누르면 노폐물이 청소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무엇을 ‘독소’라고 부르는지 불분명하다.

어떤 물질이 얼마나 감소한다는 것인지도 제시돼 있지 않다.

찬물을 급하게 마시면 위장 기능이 정지된다는 게시물도 있었다.

다크초콜릿을 심장병 ‘예방약’처럼 표현한 카드도 확인됐다.

일부 식품과 건강 효과의 연관성을 다룬 연구는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질병의 예방약이나 확정적인 치료법처럼 표현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기억력이 떨어지면 호두를 먹고 무릎이 아프면 생강차를 마시라는 식의 카드도 있었다.

증상 하나.

음식 하나.

효과 하나.

복잡한 의학적 판단이 한 줄 처방으로 바뀐다.

■ 진짜 숫자가 진짜 설명을 보장하지 않는다

이번에 살펴본 카드 40장을 모두 ‘가짜’라고 할 수는 없다.

문제는 사실이 전달되는 방식이다.

일반적인 건강상식이 질병 예방법으로 바뀐다.

제한적인 연구 결과가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효과처럼 표현된다.

생쥐 실험은 사람에게 바로 적용된다.

상한섭취량은 일상적인 섭취 기준처럼 읽힌다.

‘세포간 공간 60% 증가’는 ‘뇌세포 60% 축소’가 됐다.

4000IU는 실제 숫자였지만 의미는 달랐다.

권위와 숫자도 반복됐다.

‘의사’.

‘서울대’.

‘하버드’.

‘국립보건원’.

‘60%’.

‘하루 1분’.

‘4000IU’.

반면 검증에 필요한 정보는 빠진 경우가 있었다.

누가 말했는지 알 수 없다.

어떤 논문인지 확인하기 어렵다.

연구 대상과 조건도 빠져 있다.

진짜 숫자가 반드시 진짜 설명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SNS 건강정보를 볼 때 질문은 네 가지면 된다.

누가 말했는가.

어떤 연구인가.

사람을 대상으로 했는가.

원문에도 정말 그렇게 쓰여 있는가.

서울대병원 측 회신은 확인을 거쳐 후속 보도로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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