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거부 후 사우디 미군 기지 도입
저가 드론에 고가 자산 소진 영향
우크라이나군 병사가 지난 15일(현지시간)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의 한 차량 안에서 러시아 드론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 차량에는 요격 드론 ‘스팅(Sting)’이 탑재돼 있다. AFP연합뉴스
미군이 이란의 자폭 드론(무인기)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방공 기술을 중동 기지에 도입했다. 미국은 지난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드론 대응 기술 전수 제안을 공개 거부했으나, 값싼 이란 드론에 자국의 고가 군사자산을 소진하자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은 22일(현지시간) 미군이 자국 핵심 군사자산이 배치된 사우디아라비아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에 우크라이나산 지휘통제 플랫폼 ‘스카이맵’을 최근 실전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지는 이란에서 640㎞ 떨어진 곳으로, 개전 이후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 공격에 노출돼 왔다. 지난달에는 이곳에서 수천만원대 드론 공격으로 수천억원이 넘는 미군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 E-3센트리와 공중급유기 등이 피해를 입었다.
로이터는 “우크라이나군 관계자들이 최근 이 기지를 방문해 미군에 스카이맵 운용법을 교육했다”며 이 같은 기술은 이란제 자폭 드론을 앞세운 러시아 공습을 4년 넘게 막아낸 우크라이나의 실전 경험이 응축된 산물이라고 평가했다.
스카이맵은 레이더와 카메라, 음향센서 정보를 통해 드론의 경로와 예상 타격 지점을 실시간 분석하는 시스템이다. 우크라이나는 전국에 1만여개의 음향감지기를 설치해 이란제 자폭 드론 특유 소음을 인공지능(AI)으로 식별해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요격에 나서고 있다.
미군의 우크라 방공망 도입은 요격 비용 측면에서 전쟁 경제학의 게임체인저가 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란과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미국은 드론 공습에 패트리엇과 같은 고가 요격체계를 사용해왔는데, 우크라 방공망 도입으로 이란 드론 격추에 드는 비용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이란 자폭 드론 샤헤드 가격을 약 3만5000달러(약 5190만원), 패트리엇 미사일 가격을 약 400만 달러(약 59억원)로 추산했다. CSIS는 “우크라군은 샤헤드 대응에 대당 2000~4000달러의 값싼 요격 드론을 점점 더 많이 활용하고 있는데, 이는 비용이 낮고 확장성이 뛰어나 넓은 지역에서 운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대규모 드론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방어 측 역시 대량의 자산을 투입할 수밖에 없으며, 미군도 1차 방어선으로 저가 요격 드론을 대량 배치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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