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샤오미 매장. 사진 제공=샤오미코리아
가성비를 앞세워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전자를 추격해온 중국 브랜드들이 올해 출하 목표를 대폭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인공지능(AI) 서버 수요가 폭발하면서 메모리 가격이 뛰고 스마트폰용 부품 수급까지 흔들린 영향이다.
9일 닛케이아시아 등 외신에 따르면 샤오미 등 중국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최근 부품 협력사들에 올해 스마트폰 출하 목표를 기존보다 크게 줄이겠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일부 업체의 목표 하향 폭은 최대 3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샤오미다. 샤오미의 올해 스마트폰 출하 목표는 9500만대 수준으로 낮아졌다. 지난해 출하량 1억7000만대와 비교하면 약 44% 줄어든 규모다. 메모리 등 핵심 부품 가격이 오른 데다 공급 부족까지 겹치면서 기존 계획을 유지하기 어려워진 것으로 풀이된다.
오포와 비보 역시 올해 예상 출하량을 각각 9000만대 미만으로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7100만대를 출하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아너도 올해는 성장세를 이어가기 쉽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제품 출시에도 제동이 걸렸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 메이주는 당초 지난해 1월 공개할 예정이던 슬림형 스마트폰 ‘메이주 22 에어’ 출시를 취소했다. 부품 가격 부담과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제품 전략을 수정한 사례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강점이었던 ‘저렴한 가격’이 오히려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부품 공급망 임원은 매체에 “현재 중국 스마트폰 고객사의 평균 출하량 감소율은 기준선이 15% 정도로 후퇴”했다며 “가성비 제품 비중이 높은 중국 브랜드는 부품 단가 상승분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목표를 낮춘 핵심 배경은 메모리 가격 급등이다. AI 반도체 시장이 커지면서 D램 업체들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생산에 집중하자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D램과 낸드플래시 공급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모바일 기기에 주로 쓰이던 저전력 D램(LPDDR) 수요까지 AI 분야로 옮겨지고 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베라(Vera)’ 중앙처리장치(CPU)에도 다수의 LPDDR이 함께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업계 입장에서는 서버·AI 산업과 같은 메모리 물량을 두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된 셈이다.
메모리 가격 상승은 가성비 제품을 주력으로 삼는 중국 업체들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고가 프리미엄 제품 비중이 높은 애플이나 삼성전자와 달리 중국 브랜드는 소비자 가격을 크게 올리기 어렵다.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면 수익성이 악화되고 가격을 올리면 기존 경쟁력이 약해지는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시장 전망도 밝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총 14%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AI발 메모리 수요 급증이 스마트폰 시장의 회복세를 누르면서 중국 업체들의 출하량 조정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뒤흔드는 메모리 산업, CXMT가 치고 올라오면 한국은 위기? 기회?
중국이 뒤흔드는 메모리 산업, CXMT가 치고 올라오면 한국은 위기? 기회?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