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은 생전에 이런 말을 남겼다. “중국에 반도체가 잡히면 다시는 회복할 수 없다.” 20여 년 전의 경고였지만, 지금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은 그 말 앞에 다시 서 있다. 문제는 외환(外患)만이 아니다. 지금 삼성전자 앞에는 중국의 추격이라는 외부 위협과 함께 내부 균열이라는 또 하나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중국은 이미 “솥단지를 팔아서라도 반도체를 키운다”는 ‘잡과매철(砸鍋賣鐵)’ 정신으로 국가 총동원 체제를 구축했다. 낸드 제조사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는 한국 기업 턱밑까지 따라왔고, 중국 최대 파운드리 기업(SMIC)와 중국 D램 제조사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미국의 제재 속에서도 오히려 몸집을 키우고 있다. 제재는 중국을 멈추게 하지 못했다. 오히려 중국을 절박하게 만들었고, 절박함은 기술 자립을 가속화시켰다. 반면 한국은 어떤가? 세계 1위 메모리 기업 삼성전자는 지금 성과급 갈등과 총파업 위기 속에서 흔들리고 있다. 물론 노동자의 권리는 존중받아야 한다. 정당한 보상 요구도 필요하다. 그러나 글로벌 반도체 전쟁 한복판에서 생산 차질과 공급 불안을 세계 고객들에게 각인시키는 순간, 그 피해는 단순한 며칠의 손실로 끝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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