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내린 ‘팀쿡 체제’
공급망 강화·안정적 수익구조 마련
엔비디아에 혁신가 자리 내줬지만
내실 키워 새 리더십 기반 마련도
팀 쿡 애플 CEO. 로이터연합뉴스
올해 9월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는 팀 쿡 CEO는 2011년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 후 15년간 회사를 이끌면서 애플을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성장시킨 경영자로 평가받는다. 반면 애플이 과거와 같은 혁신성을 잃었다는 지적도 있어 그의 퇴임은 애플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쿡 CEO는 취임 당시 운영 전문가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제품 혁신보다는 공급망 관리와 비용 효율화에 집중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실제 그는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하고 생산과 물류 효율성을 높여 애플의 수익 구조를 안정적으로 끌어올렸다. 쿡 CEO는 애플을 이끌면서 시가총액을 3500만 달러(약 514억 원)에서 4조 달러(약 5879조 원)로 10배가량 키우고 매출액은 1080억 달러(약 158조 원)에서 4160억 달러(약 611조 원)로 4배가량 늘렸다. 특히 아이폰을 중심으로 한 하드웨어 사업에 더해 앱스토어·아이클라우드·애플뮤직 등 서비스 부문 비중을 확대한 점은 그의 대표적인 성과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에도 시장에서는 애플의 ‘혁신 DNA’가 약해졌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애플 창업자인 잡스가 회사를 이끌던 시절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대표되는 변혁이 최근에는 눈에 띄지 않았다는 것이다. 제품의 품질은 좋아졌지만 시장의 판을 바꾸는 수준의 신제품은 부족하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애플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분야에서 급부상한 엔비디아와 자주 비교되고는 했다. 엔비디아는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술을 기반으로 AI 산업의 핵심 기업으로 자리 잡으며 ‘혁신 기업’의 상징이 됐다. 반면 애플은 자체 칩 설계와 생태계 확장에서는 일정 부분 성과를 냈지만 AI 경쟁에서는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팀 쿡 체제의 필연적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공급망과 운영 효율을 중시하는 경영 스타일이 기업의 안정성과 수익성은 극대화했지만 모험적인 혁신을 추진하는 데는 보수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쿡 CEO의 공로를 폄하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그는 잡스의 갑작스러운 퇴장으로 리더를 상실한 애플의 내실을 다졌다. 존 터너스 신임 CEO가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기술 기반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연결 고리 역할을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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