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영자신문 글로벌타임스는 지난달 5일자에 시짱(티베트)자치구 얄룽창포강(중국명 야루짱부강) 중류에 있는 짱무 수력발전소의 ‘물고기 생태 통로’를 소개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기사는 지속적인 물고기 방류와 통로 덕에 발전소 건설 이후에도 강 중·상류의 어종 다양성이 감소하지 않았으며, 발전소는 탈탄소 전환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기사는 얄룽창포강에 새로 짓고 있는 메독 수력발전소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는 가운데 나왔다.
메독 수력발전소 건설 계획은 협곡에 5개의 계단식 댐을 지어 2000m의 낙차를 활용해 전력을 생산한다는 구상을 담고 있다. 발전량은 연간 총 3000억kWh로 후베이성 싼샤댐(882억kWh)의 3배 이상이다. 강 하류의 인도, 부탄, 방글라데시는 자연재해와 중국의 수자원 무기화 가능성을 들어 강력하게 반발했다. 중국 지질학자들도 댐 건설 지역에 활성단층이 존재한다며 보강을 주문했다. 중국 국가에너지국도 지난달 11일 메독 수력발전소 프로젝트의 ‘전 과정 안전관리’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보름 만에 대형 재난이 발생했다.
지난달 26일 발생한 네팔·티베트 대홍수의 원인이 티베트 지역의 건설 프로젝트와 관련됐다는 증거는 없다. 하지만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다. 발전소 건설에 수반되는 도로·터널 건설과 폭파가 빙하 붕괴와 산사태로 이어지고, 댐에 가둬진 물이 피해를 더욱 키울 수 있다. 지난 7월 태풍 ‘마이삭’이 중국 남부 지역에서 159명의 사망자를 냈다. 피해가 커진 것은 관개농업과 수력발전을 위해 지어진 크고 작은 저수지들이 물그릇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티베트는 중국 에너지 전략의 핵심 지역이다. 2020년 전후로 크롬, 구리 등의 광산도 발견돼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티베트의 정치적 안정과 통합은 현지 경제발전에 달려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나아가 ‘탈탄소 전환’과 ‘인공지능(AI) 혁명’에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 인프라 건설은 국경분쟁에서도 유리하다. 개발이 주민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2024년 2월 쓰촨성 티베트인 거주 지역에서 강퉈댐 건설 반대 시위가 일어나 수백명이 구금됐다고 전해진다. 유엔 특별보고관에 따르면 이 댐 건설로 최소 4287명이 이주해야 하고 사찰 6개가 수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는 중국의 초거대 댐 건설을 비판하지만 개발에 개발로 맞서고 있다. 인도 정부도 브라마푸트라강의 여러 지역에 댐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국경지대 이주도 진행 중이다. 바스카르 조티 데카 인도 코튼대 교수는 지난 3월 ‘더 디플로맷’ 기고에서 “중국이 수자원을 완전히 개발하기 전 인도가 먼저 확보해 법적, 전략적 권리를 주장하려는 것”이라며 “현지 주민들은 고려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개발은 변강 지역을 국민국가로 통합하는 전형적인 방식이다. 그러나 기후위기와 맞물리면서 개발이 참사로 돌아오고 정치적 불안의 씨앗이 될 가능성마저 품게 됐다. 전 세계의 지혜를 모아야 하는 한편, 당사국들의 결단 역시 중요하다. 중국에 대안적 사례도 있다. 중국·북한은 압록강에 경계를 짓지 않고 공유수면으로 활용하고 있다. 미증유의 위기 시대에 국경을 초월하는 재난 공동체의 상상력이 필요하다. 이를 해내는 국가가 책임 있는 강대국으로 인정받을 것이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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