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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트럼프 '한 마디'에 휘청이는 코스피…방향성 대신 '버티기' 돌입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증시가 방향성을 잃고 크게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1분기 초반까지 이어졌던 상승 흐름은 단기간에 꺾였고, 유가 급등과 금리 상승 우려가 맞물리며 투자심리는 급격히 냉각된 상태다.

트럼프 '한 마디'에 휘청이는 코스피…방향성 대신 '버티기' 돌입

지난 3일 신한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의 종가가 표출되고 있다. (사진제공=신한은행)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증시가 방향성을 잃고 크게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1분기 초반까지 이어졌던 상승 흐름은 단기간에 꺾였고, 유가 급등과 금리 상승 우려가 맞물리며 투자심리는 급격히 냉각된 상태다.

특히 이번 조정은 단순한 이벤트성 충격을 넘어 '할인율 상승'이라는 구조적 요인이 반영됐다는 점에서 이전과 결이 다르다. 글로벌 증시 하락의 상당 부분이 실적이 아닌 밸류에이션 축소에서 발생하면서, 시장은 전형적인 '리스크 오프(Risk-off)'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미국과 이란 간 충돌 이후 국제유가와 글로벌 금리가 동시에 상승하면서 주식의 할인율이 높아졌고, 이는 곧바로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시장은 전쟁을 단순한 지정학 이벤트가 아닌 '원유 공급망과 금리 문제'로 받아들이며 보수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현재 증시가 상당 부분 악재를 선반영했다는 점에서 과도한 비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스피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8배 초반까지 하락하며 금융위기 및 팬데믹 당시 수준에 근접한 '딥 밸류'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3일 신한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코스닥 종가와 원·달러 환율이 표출되고 있다. (사진제공=신한은행)

◆전쟁發 충격 확대…코스피, 3개월 만에 '사이드카 12번'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 지수는 전주(5438.87) 대비 61.57포인트(-1.13%) 하락한 5377.30에 장을 닫았다. 코스닥은 77.76포인트(-6.81%) 미끄러진 1063.75에 거래를 끝냈다.

올해 1분기 주식시장은 완전한 롤러코스터를 탔다. 1~2월까지만 하더라도 지난해에 이어 '불장'의 흐름을 이어갔지만, 예상치 못한 중동 리스크에 심하게 출렁이며 투자자들의 멀미를 유발했다. 지난 2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을 석기시대로 되돌려 놓겠다"는 발언에 장중 급락 전환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 코스피에는 직전 거래일인 지난 3일까지 총 12차례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8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으로, 단 1분기 만에 기록됐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변동성을 보여준다. 같은 기간 코스닥 역시 7차례의 매도 및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며 시장 전반의 불안정성이 확대된 모습이다.

이 같은 변동성 확대는 중동 리스크와 유가 급등이 촉발한 복합적 충격에서 비롯됐다. 특히 한국과 같이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시장은 글로벌 증시 대비 더 큰 하방 압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여의도 증권가의 봄. (사진=박성민 기자)

◆4월 코스피 '5000~5700' 박스권…"방향성 부재"

증권가에서는 4월 증시를 '방향성 없는 박스권 장세'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4월 코스피는 5000~5700포인트 밴드 내 기간조정격 주가 흐름 전개를 예상한다"며 "중동 전황 변화에 따라 뚜렷한 방향성 없는 주가 등락을 반복할 소지가 다분하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경험칙에 기댄 순진한 낙관론과 합리적 기대 모두 설자리를 상실했다"고 덧붙였다. 시장의 방향성이 제한된 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주가지수 하락의 80%가 PER 압축에서 발생했고 주당순이익(EPS) 기여는 미미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동 전쟁은 원유 공급망 충격이자 할인율 타격 변수"라며 "실적 전이 시차는 6~8주로 4월 중순에서 5월 초가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3일 신한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출되고 있다. (사진제공=신한은행)

◆반도체·방산·바이오株 주목…'옥석 가리기' 본격화

이처럼 방향성보다 변동성이 강조되는 장세에서는 업종 선택이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전쟁은 단기적으로 시장에 극심한 고통을 유발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저가매수 기회로 작용했다"며 "4월 투자전략의 중추는 전쟁 고통을 인내로 버티고 주식 비중을 늘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반도체, 중공업·자본재, 자동차, 바이오 등이 관련 맥락에 부합하는 업종 대안"이라고 제시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 대비 저평가 업종 매수와 기존 주도주 및 소외주 매집 전략이 유효하다"고 밝혔다. 또한 "단기 변동성은 주도주와 소외주 비중 확대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재만 하나증권 글로벌투자분석실장은 "전쟁 이후 시장 방향은 달러와 이익이 결정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기대 인플레이션과 달러인덱스 변화에 따라 업종별 대응 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종합하면 이달 증시는 '버티기' 장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방향성을 예단하기보다 변동성을 활용한 분할 매수와 포트폴리오 재정비가 중요한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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